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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언스타임즈] 그래핀 나노구조체

FERRIMAN 2009. 12. 17. 09:46

실리콘 반도체 대체할 그래핀 나노구조체 [집중기획] 세계 100대 미래기술, 그래핀 2009년 12월 17일(목)

S&T FOCUS 그래핀(graphene)은 탄소원자들이 2차원 상에서 벌집 모양의 배열을 이루면서 원자 한 층의 두께를 가지는 전도성 물질이다. 3차원으로 쌓이면 흑연, 1차원적으로 말리면 탄소나노튜브, 공 모양이 되면 0차원 구조인 풀러린(fullerene)을 이루는 물질로, 다양한 저차원 나노 현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모델이 되어 왔다.

그래핀은 구조적·화학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일 뿐 아니라 뛰어난 전도체로서 실리콘보다 100배 빠르게 전자를 이동시키고, 구리보다도 100배 가량 더 많은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2004년 흑연으로부터 그래핀을 분리하는 방법이 발견되면서 그동안 예측되어 왔던 특성들이 실험적으로 확인됐고, 지난 수년간 전 세계의 과학자들을
열광시켰다.

그래핀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원소인 탄소만으로 이루어져 1차원 혹은 2차원 나노패턴을 가공하기가 매우 용이하며, 이를 활용하면 반도체-도체 성질을 조절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탄소가 가지는 화학결합의 다양성을 이용해 센서, 메모리 등 광범위한 기능성 소자도 제작할 수 있다.

2008년에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미래기술’로 최근에는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 및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10년 이내에 우리의 삶을 뒤바꿀 10대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그래핀 제조 방법

그래핀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흑연 결정으로부터의 박리(exfoliation)를 이용한 방법, 고온에서 탄소가스를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나뉜다.

박리법은 스카치테이프 등을 이용한 기계적 박리법과 용액 상에서 계면활성제 등을 이용해 분산시키는 화학적 박리법이 있으며, 산화과정을 거쳐 수용액 상에서 산화 그래핀 상태로 분산시킨 후에 다시 그래핀으로 환원시키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단위체의 중합 과정을 통해 유기화학적인 접근으로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첫째, 기계적 박리법. 이 방법은 흑연 결정에서 그래핀 층간의 약한 상호작용을 기계적인 힘으로 극복해 떼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연필심에서 얇은 막이 부드럽게 벗겨져 나오면서 글씨가 써지듯이 마찰을 이용해 흑연 결정으로부터 그래핀을 만드는 것이다. 기계적 박리법은 간단한 시료 준비로 그래핀 연구를 빠르게 확산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응용 측면에서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둘째, 화학적 박리법. 흑연 결정에서 박리된 그래핀 조각을 산화-환원 혹은 계면활성제를 이용한 화학적 방법을 통해 용액 상에 분산시키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이 경우에도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그래핀 조각 사이의 층간 저항(interlayer resistance)으로 실용적인 수준의 면 저항 특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셋째, 화학증기 증착법(Chemical Vapour Deposition, 이하 CVD). 고온에서 탄소와 카바이드 합금을 잘 형성하거나 탄소를 잘 흡착하는 전이금속을 촉매 층으로 이용해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법이다. 먼저 촉매 층으로 활용할 니켈·구리 등을 기판 위에 증착하고, 약 1000。C의 고온에서 메탄, 수소 혼합가스와 반응시켜 적절한 양의 탄소가 촉매 층에 녹아들어가거나 흡착되도록 한다.

이후 냉각을 하면 촉매 층에 포함되어 있던 탄소원자들이 표면에서 결정화되면서 그래핀 결정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합성된 그래핀은 촉매 층을 제거함으로써 기판으로부터 분리시킨 후 원하는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성장된 넓은 면적의 그래핀이 실질적으로 모두 공유결합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전기적 성질뿐 아니라 기계적 특성도 뛰어나 12% 정도의 변형에도 전기특성이 거의 변하지 않는 투명전극으로 응용할 수 있다.

넷째, 에피택시(epitaxy) 합성법. 이 방법은 CVD와 고온에서 결정에 흡착되어 있거나 포함되어 있던 탄소가 표면의 결을 따라 그래핀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실리콘 카바이드(SiC) 경우는 고온에서 결정 내에 포함되어 있던 탄소가 표면으로 분리되면서 그래핀으로 성장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결정성이 웨이퍼 크기 정도까지 균일한 그래핀 필름을 합성할 수 있지만 기계적 박리법이나 CVD 방법에 의해 성장한 그래핀보다 상대적으로 전기특성이 좋지 못할 뿐 아니라 기판이 매우 비싸고 소자를 제작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 화학증기증착법에 의한 대면적 그래핀 필름 합성 및 전사 과정 

그래핀의 미개척지

그래핀은 이처럼 용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합성이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 실리콘 반도체 기술 및 투명전극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합성뿐 아니라 소자화 기술, 화학적 기능화 및 도핑 기술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함께 발전해야 한다.

그래핀이 처음 발견된 후 지난 수년 동안 물리학적인 접근을 통해 경쟁적으로 연구가 이뤄졌고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응용 분야에서는 아직 미개척지가 많이 남아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그래핀 구조와 기능을 화학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다른 무기물 기반의 투명전극이나 실리콘 소재는 화학적 변형이 어려운 반면, 그래핀은
탄소로만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유기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다양한 화학적 기능기를 도입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와 마찬가지로 그래핀은 표면의 소수성(hydrophobic)으로 다양한 방향족 분자를 흡착시키는 것이 가능하며, 이에 따라 전도도의 세기나 형태의 변화를 측정해 감지할 수 있다. 1차원 그래핀 나노구조(나노리본)의 경우 가장자리(edge)의 결함(defect) 구조에 따라 소자의 특성이 결정되어 이를 분자 수준에서 제어할 수 있는 화학적 방법이 요구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민감한 그래핀 나노리본의 가장자리 구조를 이용해 매우 높은 감도를 가지는 센서를 제작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s)의 경우 거의 모든 탄소가 다른 탄소들과 안정적인 결합을 이루어 결함(defect)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따라서 이러한 결함을 화학적으로 수정하여 센서로 응용할 경우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에 반해 그래핀 나노리본에서는 80% 이상의 전자가 화학적으로 변형가능한 가장자리에 위치하므로 다양한 화학적 기능기를 도입함으로써 반도체 성질을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감도 센서로 응용할 수 있다.

차세대 전자산업에 큰 영향

최근 급격히 늘어난 평판 디스플레이의 수요로 세계 투명전극 시장은 향후 10년 안에 20조 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발전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해마다 국내 수요도 수천억원에 이르지만 원천기술의 부족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반해 그래핀은 뛰어난 신축성, 유연성 및 투명도를 동시에 가지면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법으로 합성 및 패터닝이 가능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유기발광소자(OLED)나 유기태양전지의 경우 기존 무기물 기반의 전극을 쓰게 되면 접촉 부위의 일함수(work function) 등의 차이로 인해 전극 특성이 저하되는데, 그래핀은 유기물질과의 일함수 차이
가 크지 않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그래핀 투명전극은 향후 대량 생산기술 확립을 통해 수입대체 효과뿐 아니라 차세대 플렉시블 전자산업 기술 전반에 혁신적인 파급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공 :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반과 |

글 : 홍병희(성균관대학교 화학과 및 나노과학기술원 조교수)

저작권자 2009.1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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