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RRIMAN
2010. 2. 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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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과학봉사활동’의 시대 실험 풍성한 경기 매현중 ‘과활마당’ 현장 2010년 02월 12일(금)
80년대가 ‘농활’의 전성기라면 21세기는 ‘과활’의 시대다. 80년대 개도국의 문턱에서 도시로 빠져나간 농촌의 일손을 돕는 ‘농활’은 대표적인 대학생 농촌봉사활동으로 조국 근대화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대학생 봉사활동의 개념은 바뀌고 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책임질 분야는 농업이 아니라 과학기술. 이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탄생한 대학생 봉사활동이 바로 ‘과활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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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목) 경기 4팀(TOUCH)의 과활마당이 벌어진 수원시 매현중학교 과학실 | 지난해 초부터 출발한 ‘과활마당’은 대학생들이 농·산·어촌과 도서벽지 등 소외지역 초·중등학생들을 찾아가 과학과목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나눔의 의미를 전파하는 봉사활동이다.
현재 제3기 과활마당 1차 발대식이 지난 1월 21일 열려 대학생 850명(7~8인 1팀/120개 팀)이 전국 142개 초등학교 및 지역 아동센터에서 지난8일(월)부터 12일(금)까지 4박 5일간 과학체험 프로그램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빼미 펠릿을 보면 생태계 보여
지난 11일 경기4팀(팀명 ‘TOUCH’)이 과활마당을 벌이고 있는 수원시 팔달구에 소재한 매현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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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빼미 펠릿 실험을 하고 있는 과활마당 학생들 | 교 과학실에서는 수업이 없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24명의 학생이 평소에 해보기 어려운 과학실험을 하느라 떠들썩한 분위기이었다.
이 학교의 1학년 24명은 이날 ‘올빼미 펠릿’과 ‘모노폴라 모터’란 실험주제를 놓고 과학실험을 진행했다. ‘올빼미 펠릿’은 먹이사슬구조에 대해서, 또 ‘모노폴라 모터’는 자기장과 로렌츠의 힘 그리고 모터의 원리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 각 조당 지도교사 1명과 진행교사 1명이 학생들의 과학실험을 돕고 있었다.
‘왜 뼈와 털만 남을까?’란 의문과 함께 ‘올빼미 펠릿’에 대한 탐구가 시작됐다.
“올빼미 펠릿에 대해 들어보았나요?”
예, 아니오 학생들의 다양한 대답이 들린 가운데 대학생 지도교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올빼미는 쥐와 새 등 작은 동물을 잡아먹고 살지요. ‘올빼미 펠릿’은 올빼미가 먹이를 먹은 뒤 토해 낸 것이고요. 올빼미 펠릿에서 쥐의 털과 뼈만 볼 수 있는 이유는 털과 뼈가 소화 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한 아이의 질문이 이어진다.
“선생님! 왜 올빼미 펠릿을 배워야 하나요?”
“그 이유는 올빼미가 먹이사슬의 3차 소비자이기 때문이에요. 먹이사슬의 들쥐는 2차 소비자이고, 올빼미는 들쥐, 다람쥐와 같은 2차 소비자를 먹이로 삼는 3차 소비자입니다. 환경이나 동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동물의 배설물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연구하기도 합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 우리는 실제로 존재하는 자연계의 생태계를 배울 수 있는 거예요.”
학생들은 핀셋으로 열심히 올빼미의 배설물울 뒤지며, 과연 올빼미가 무엇을 먹고 사는지 매우 신기한 눈으로 관찰했다.
과활마당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 늘어
오후 3시에는 모노폴라 모터에 대해 탐구하는 실험이 진행됐고, 이어 금붕어 해부 실습을 통해서 어류의 내부 구조를 알아보는 실습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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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붕어 해부를 통해서 어류의 속 구조를 알아보는 시간 | 이번에 처음 과활마당에 참여한 매현중 1학년 최윤선(14)양은 “평소에 과학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과활마당을 하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며, “이번 실험에서는 올빼미 펠릿 시간이 제일 재밌었고, 배설물을 뒤적이면서 생태계를 연구하는 실험을 통해 진짜 과학자가 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양은 또 “이번 기회를 빌어 과학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매현중 김경희 교감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에선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며, 청소년들의 과학의 꿈을 심어주는 차원에서 이 과활마당은 매우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론 실험실습의 차원을 넘어서 연구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이를 비즈니스로 성공시킨 유명 과학자들을 롤모델로 학교에 초청하는 행사로 발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실험에서 학생들은 ‘올빼미 펠릿’을 통해 조류의 먹이사슬 구조와 생태계에 대해 알았다. 이어 '모노폴라 모터‘ 실험을 통해서는 자기장과 로렌츠의 힘을 통해 모터의 구동원리에 대해, 금붕어 실습을 통해 어류의 구조와 각 기관의 쓰임새에 대해 알게 됐다.
학생들은 평소에 책으로는 채우지 못했던 실습을 하면서 과학의 참다운 재미를 느꼈고, 일일 지도교사가 돼서 학생들의 실험을 옆에서 도와준 대학생 형과 누나들은 가르치는 재미와 봉사의 참뜻을 느꼈다. 경기 4팀의 과활마당은 모두에게 알찬 결실을 거두는 시간이 됐다.
인터뷰 : 과활마당 지도교사 최범근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졸업반)
▶ 과활마당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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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최범근 학생(과활마당 지도교사) | 요즘 이공계 기피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저는 이공계 학도로서 약간 걱정스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초중고 학생들이 이공계를 싫어하지 않는 분위기를 마련하는데 관심이 많았다. 또 4년 동안 이공계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던 차에 이런 봉사활동이 생겨나서 참여하게 됐다.
▶ 과활마당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첫째는 실험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지켜보니까 선행학습을 한 것과 안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둘째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이 짧다보니까 그러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 이번에 진행한 실험 아이템은 창의성이 있었나?
원래는 이 과활마당에서 추구하는 실험 아이템은 창의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수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창의적 실험 아이템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우리도 창의적 아이템을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기존에 존재했던 아이템을 변형시켜서 준비하게 됐다. 창의적 실험 아이템을 찾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란 것을 느꼈다.
▶ 수업 시간에 느낀 어려움은?
처음에는 초중 생들을 상대로 한 수업이라 생각하고 안일한 마음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실상 실험실습에 임해보니까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순간적으로 질문하는 돌발 질문에 상당히 당황하는 일이 많았다. 한편으론 힘들었지만 또 한편으론 보람도 되고 자극도 느꼈다. |
저작권자 2010.02.12 ⓒ ScienceTim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