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사이언스타임즈] 과학기술계 최악의 직업(하)

FERRIMAN 2010. 4. 22. 08:55

과학기술계 최악의 직업 10선 (하) [파퓰러사이언스 공동] 인체조직 수거 기술자 등 2010년 04월 22일(목)

5. 인체 조직 수거하는 기술자

폐, 심장, 신장은 장기이식 업계의 보물이다. 일반적으로 장기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의 유전자 일치 여부 및 기증자의 생존 여부에 따라 자가이식, 동계이식, 동종이식, 이종이식으로 분류된다.

자가이식은 자신의 장기 일부를 떼어내 다른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며, 동계이식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유전적으로 동일한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장기이식을 말한다.

동종이식은 유전적으로 동일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장기를 이식받는 것. 크게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장기를 이식받는 생체이식과 죽은 사람으로부터 이식받는 사자이식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종이식은 사람이 아닌 다른 종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체는 장기 외에 각 조직도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될 수 있다. 실제 기증자가 죽으면 조직 기술자들이 인체 조직을 담을 가방과 메스를 들고 찾아온다. 다리 뒤쪽의 살은 피부 이식수술에 사용된다. 또한 팔뼈와 다리뼈를 갈아 만든 가루로 이루어진 연고는 수술 때 생기는 뼈의 구멍을 막는데 사용된다. 손상된 심장도 판막만 이상 없다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 같은 조직 채취는 보통 10시간쯤 걸리며, 채취한 조직을 포장한 다음 얼음 위에 올려놓고 처리센터로 보낸다. 처리센터에서는 조직을 철저히 세척한 다음 불필요한 근육이나 뼈 등을 제거하고 저온 보존해 최대 5년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익명을 요구한 퍼시픽 노스웨스트의 한 기술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일을 하려면 약삭빨라야 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기증자에서 얻은 조직으로 최대 50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4. 종말 시나리오 파헤치는 학자

지구가 내일이라도 멸망할지 몰라 겁에 질린 10대들이 보낸 이메일이 메일함에 차고 넘친다. 이는 영화 '2012' 개봉 후 각 언론에서 지구의 종말이 다가온 양 떠들어대자 마야 고고학자들과 중앙아메리카 문명 연구자들이 실제 겪은 상황이다.

3년 전 심란해하던 어느 10대가 중앙아메리카 문명 연구자인 콜 게이트 대학의 안소니 아베니에게 메일을 한 통 보냈는데, 아베니는 그 메일을 받고 '시간의 종말: 2012년에 관한 마야문명의 수수께끼' 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2012년 지구 종말 시나리오를 조사하고, 그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동료들은 칵테일 파티가 열리는 곳에서조차 2012년에 진짜 지구가 망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베니는 이렇게 말한다. "대중문화에서 나타나는 지구 종말에 대한 사고방식은 사실 기독교 철학에 근거한 것입니다. 동료들 중에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짜증을 내면서 아무 말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때가 사람들을 가르칠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 소동을 일으킨 지구 종말론이 마야문명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구 종말론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만약 미국 대중들이 그런 미친 이야기를 믿는다면 우리도 이런 일을 하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3. 고래 시체 해체하는 연구원

고래는 수중생활에 가장 잘 적응한 포유류다. 몸은 유선형이며, 앞다리는 지느러미로 진화했다. 뒷다리는 퇴화했는데, 척추에 연결돼 있지 않고 몸속에 작은 흔적으로 남아있다. 몸에 털이 거의 없으며, 두꺼운 피하지방이 체온을 보호한다.

고래는 세계적으로 100종이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몸길이 4~5m 이상인 것을 고래, 소형인 것을 돌고래라고 한다. 대부분의 대형 고래는 수염고래에 속하며, 이빨 대신 수염 판을 갖고 있다. 수염 판에는 섬모가 나 있어 먹이를 여과시켜 준다.

이빨고래는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물고기나 오징어를 잡아먹는다. 돌고래 역시 이빨고래에 속한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자연사 박물관의 척추동물학 보조 큐레이터인 미첼 버먼은 고래의 장기를 매우 조심스럽게 취급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은 대왕고래의 신장. 흰수염고래라고도 부르는 대왕고래는 북반구에 사는 것의 경우 길이가 24~26m, 무게는 125톤에 달한다. 그리고 남반구에서 사는 대왕고래는 이보다 더욱 커서 길이가 33m, 무게는 179톤에 이른다.

버먼은 이렇게 말한다. "대왕고래의 신장은 적출용 용기를 가득 채우는데다 무게도 수백kg에 달합니다. 신장을 잘라낼 때는 잘라진 신장이 사람 몸 위로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해안에 고래나 돌고래 시체가 떠밀려오면 버먼과 동료들은 그 시체를 연구한다. 작은 고래라면 그냥 연구실로 가져갈 수 있지만 큰 고래,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해안에 떠밀려온 대왕고래 같은 것은 현장에서 해체한 후 가져가야 한다.

그들은 노란색 우비를 입고, 기다란 칼로 고래의 가슴 피부와 그 아래 지방을 잘라낸다. 그런 다음 수m 직경의 구멍을 파 그 속으로 뛰어든다. 이후 내부를 조심스럽게 잘라 내장을 모두 분리한 다음 내장을 옮기기 전 표본을 채취한다. 내장을 들어 옮기기 위해 중장비가 동원될 때도 있다.

고래 내장은 아무리 해체해도 겹겹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고래의 피는 사람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며, 고래의 지방이 버먼과 동료들의 피부 및 머리카락에 묻는다.

고래 냄새는 수년간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 버먼은 이렇게 말한다. "미오글로빈은 많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갓 죽은 고래에서는 쇠 냄새가 납니다. 하지만 죽은 지 오래돼 부패가 시작된 고래에게서는 문자 그대로 썩는 냄새가 나지요."

미오글로빈은 근세포 속에 있는 헤모글로빈과 비슷한 헴단백질로 적색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유류의 근육이 붉게 보이는 것이다. 미오글로빈의 역할은 근조직에 산소를 확보하는 저장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래 시체가 부패하면 가스가 생기는데, 이 가스의 압력은 고래 시체를 잘못 절개할 경우 고래의 내장을 해안 전체에 흩뿌릴 수 있을 만큼 강하다. 버먼은 다행히도(?) 이런 경우를 한 번 밖에는 당해보지 않았다. 돌고래 시체를 해체하다가 겪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표본을 통해 살모넬라균에 의해 죽은 범고래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었고, 이 균이 거두고래가 집단으로 해안에 떠밀려와 죽는 현상의 원인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살모넬라균은 사람이나 동물에 티푸스성 질환을 일으키고, 식중독의 원인균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거두고래는 길이 3.5m에 등 쪽은 갈색, 배 쪽은 엷은 회색이다. 뇌의 지능적 발달은 돌고래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더 많은 고래 시체를 해체할수록 아는 것도 많아진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 몸에서 나는 고래 냄새는 제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충분한 표본을 채취한다면 모든 고래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하루 종일 콩 세는 연구원

농업혁명이 일어난 지 1만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중요한 것, 예를 들어 콩을 파종하는데 가장 적합한 시점 같은 것은 모르고 있다. 그래서 앤드류 로빈슨은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시절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매우 짜증나는 작업에 도전했다.

그들은 인디아나 주 퍼듀 대학 캠퍼스 내 72개소에 콩을 심었다. 그리고 한 곳에서 10줄기의 콩을 수확한 다음 콩을 생산한 마디와 그렇지 못한 마디, 콩을 생산한 꼬투리와 그렇지 못한 꼬투리를 구분했다. 그리고 콩이 생산됐다면 꼬투리 당 몇 알이나 들어있는지를 일일이 셌다.

이들은 한 장소에서마다 약 300개의 콩을 셌는데, 72개소에서 열린 콩을 일일이 다 세고 나니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로빈슨은 말했다. 동료 연구자들이 조는 것을 막기 위해 로빈슨은 그들에게 주기적으로 콩의 단백질 또는 지방 분석을 시켰다.

연구결과 4월이나 5월 초에 콩을 심으면 수확량이 많아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연구로 로빈슨은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그는 퍼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 수년간 750개소에서 수확한 콩을 일일이 손으로 셀 예정이다. 첫 실험 때보다 무려 10배 이상이나 많은 양이다.


1. 대변으로 슈퍼세균 치료하는 의사

인간의 질병 중에는 세균에 의한 것이 많다. 이에 따라 인간은 항생제를 이용해 세균에 대항해 왔다.

하지만 세균 역시 항생제를 투여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돌연변이를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인간은 더욱 강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떤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슈퍼세균이다.

이처럼 슈퍼세균의 등장으로 인해 세균에 대항하던 인간의 무기인 항생제가 그 역할을 다 할 수 없게 됐다. 예를 들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항생제 유발성 장염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항생제 유발성 장염이란 인체의 나쁜 세균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가 좋은 세균도 함께 죽여 유해한 세균이 장내에 자라게 돼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매년 50만 명의 미국인에게 감염되며, 설사와 패혈증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5,000~2만 명에 달한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인체의 장에 살기 때문에 대변에서 검출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존의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의 변종으로 10배나 많은 독소를 가지고 있는 PCR 리보타입 027 세균도 나타나 환자의 치사율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세균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장에 넣어 이 세균과 싸우는 세균을 증식시키는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대변이식이라고 불리는 이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수집해 가공한 다음 비강 튜브를 통해 환자의 장에 투입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내 일부 병원에서 이 치료법이 실시되고 있지만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치료법이 효과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은 실측자료뿐 통제연구에서는 효용이 입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 의사들은 환자에게 대변을 주입했다가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치료법 자체에 있다. 어지간히 비위가 센 사람이라도 환자의 코 속에 대변을 주입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파퓰러사이언스 제공 |

저작권자 2010.04.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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