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RRIMAN
2012. 4. 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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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3가지 산행 습관 '등산 장비, 휴식, 간식' 2012년 04월 03일(화)
봄을 맞아 주말 등산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얼었던 지표면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져 붕괴 위험이 높고, 계곡 곳곳의 녹지 않은 빙판이나 눈으로 인해 낙상사고도 잦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등산은 가벼운 운동이라며 방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시간당 약 400∼800칼로리를 사용하는 격한 운동이며,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의 산행은 부상 위험을 크게 높일 수밖에 없는 만큼 약이 되는 산행 습관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등산 장비는 꼼꼼하게
봄맞이 산행에서 감기나 골절 사고 등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등산화와 스틱, 배낭 등 산행 필수 준비물들을 잘 챙겨야 한다. 또 모자와 여벌 옷, 상비약과 물, 초콜릿과 오이 등 사소해 보이는 준비물들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산에 올라갈 땐 완연한 봄 날씨지만 산 정상에 오르면 추운 경우가 많은데 땀까지 흘린 뒤라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가 쉽다"며 "특히 어린이나 어르신들의 경우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여벌옷을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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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에 나설 땐 등산장비를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 등산화 대신 운동화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큰 차이가 난다. 산은 일반 도로와 달리 불규칙한 길이나 험한 길이 많은데 운동화는 등산화에 비해 미끄러지기 쉬워서이다. 또 등산화를 구입할 때는 평소에 신는 일반 신발보다 약간 큰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꼭 맞으면 내리막길에서 발이 꽉 끼게 돼 불편하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스틱을 사용하면 비탈진 길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하체로 가는 힘이 분산돼 다리에 무리가 적게 간다"며 "스틱 없이 등산을 하다가 무릎 관절 손상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므로 특히 장시간 산행 시에는 꼭 스틱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산에 갈 때 가볍게 오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준비물을 배낭에 잘 챙겨 등에 메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 뜻하지 않게 미끄러져 뒤로 넘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배낭을 등에 멘 경우 머리와 척추에 부상을 입을 가능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배낭 안에 물과 비상식량, 비상약과 방수 보온재킷 등을 챙겨 가면 산행을 하다 갑자기 춥고 비가 오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는 배낭으로 꼭 양쪽 어깨에 메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치기 전에 휴식, 배고프기 전에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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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치기 전에 휴식을 취하고 배고프기 전에 간식을 먹는 것이 좋다 | 산행을 할 때 도저히 못 걷겠다 싶을 때까지 걷다가 지쳐 쓰러지듯이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습관은 몸의 피로도를 급격히 상승시키며 해산 이후에도 여러 날 동안 피로가 이어질 수 있다.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은영 교수는 "등산은 빨리 걷기에 비해 칼로리 소모가 2배 이상 많아 세 시간만 등산을 해도 1천500~2천 칼로리를 소비하게 된다"며 "초콜릿이나 과일과 같은 간식을 준비해 틈틈이 먹어주는 것이 도움이 되고,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저혈당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등산을 하면서 물을 잘 안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매우 해로운 습관이다. 일상생활을 할 때는 하루 2~3ℓ 정도의 수분이 빠져나가는데 오랜 시간 등반하면 1∼1.5ℓ 이상의 수분이 추가로 손실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등산을 할 때 체내에서 빠져나간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탈진하거나 혈액의 흐름이 나빠질 수 있다"며 "물을 자주 마시면 근육 속의 피로 물질들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등산 후 근육통을 방지하는 데도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휴식을 취하면서 목을 축인다는 이유로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족 사고나 부상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몸의 균형 감각을 더디게 할 뿐더러 혈관이 확장되면서 저체온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좀 더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특히 음주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은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경우 심장발작이나 협심증의 위험성을 조금 더 증가시킬 수 있다"며"산행 중에는 1~2잔의 비교적 가벼운 술도 결코 마셔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걸을 것
건강한 사람에게 등산은 매우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관절이 약해진 사람들은 무리한 산행을 피해야 한다. 특히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높은 산이나 경쟁하며 오르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등산을 할 때 걷는 방법에 신경을 쓰면 부상 위험을 줄이고 운동효과를 높일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상훈 병원장은 "겨울 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근육형성이 안 돼 관절 등 몸이 뻣뻣하게 굳은 상태인데 걷는 방법만 주의해도 부상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산에 오를 때는 반드시 발전체가 지면에 완전히 닿도록 디뎌 안정감을 확보한 다음 평지보다 보폭을 좁게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천천히 자주 쉬면서 산을 오르는 것도 요령이다. 움직인 다음에 휴식을 취하는 것을 반복하면 관절이 느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산에서 평지를 걸을 때는 양 어깨의 힘을 빼고 편한 자세로 리듬감 있게 걷는 것이 좋다. 산을 올라갈 때는 상체를 앞으로, 내려갈 때는 상체를 약간 뒤로하여 무게중심을 이동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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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을 하면서 사고를 예방하려면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 또 등산스틱을 들고 다니는 것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체중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커 관절의 부담을 상당히 줄여주는 만큼 장거리 산행의 경우 필수적으로 준비해야한다.
김 원장은 "등산 시에는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발뒤꿈치를 안정감 있게 지지해주는 신발을 착용하도록 하며, 특히 내려올 때는 발바닥을 가볍게 지면에 접촉시키며 무릎관절을 살짝 굽혀 마치 발바닥에 스프링을 착용한 것 같은 탄력성을 주어 충격을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등산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대부분은 하산할 때 발생하는데 미끄러져 넘어질 확률이 크고 발목과 무릎이 받는 하중도 내려갈 때 더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산 시에 발목과 무릎에 전해지는 부담은 자기 체중의 3배에 달하는데 배낭 무게까지 합하면 하중이 더욱 커지므로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
김 원장은 "보폭을 작게 해서 과도한 페이스를 억제하는 느낌으로 천천히 걷는 것이 내리막길을 걷는 좋은 방법"이라며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뛰어 내려가지 못하도록 어른들이 옆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치매 예방에 좋다는 속설 탓에 일부 어르신들이 뒤로 걷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김 과장은 "뒤로 걸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극히 일부의 재활치료 환자로 제한된다"며 "일반인들은 오히려 넘어져 다칠 위험이 높은 만큼 산행하는 동안에는 평지라도 반드시 뒤로 걷기를 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왕지웅 의학칼럼니스트
저작권자 2012.04.03 ⓒ ScienceTim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