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글로벌 기업, 국가간 경쟁, 연도별 글로벌 기업 수
‘글로벌 500 기업’ 한국 2곳 줄었다…중국은 첫 미국 추월
입력 2021-04-02 00:04:01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한국 기업의 수가 줄었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 수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 순위를 분석한 결과를 1일 내놨다. 포천은 매년 전 세계 기업들의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을 꼽는다.
한·미·일·중 글로벌 500대 기업 수
‘2020 글로벌 500’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14개 사였다. 전년(16개사)보다 두 곳(SK하이닉스·LG화학) 줄었다. 반면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500에 속한 중국 기업 수는 2000년까지만 해도 10개 사에 그쳤다. 이번 평가에선 글로벌 500 기업 중 124개 사가 중국 기업이었다. 전년보다 다섯 곳 증가했다. 미국 기업 수는 121곳으로 전년과 같았다. 중국은 2004년 한국, 2012년 일본을 추월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을 넘어섰다. 일본은 53개 사로 전년보다 한 곳 늘었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 들어간 한국 기업 중 전년보다 순위가 하락한 곳은 10개 사였다. 삼성전자의 순위는 2019년 15위에서 지난해 19위로 낮아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12위)과 삼성전자의 격차는 2019년 4단계에서 지난해 7단계로 벌어졌다.
한국 기업 중에선 SK(73→97위)와 포스코(171위→194위)·LG전자(185→207위)의 순위도 크게 낮아졌다. 포스코는 세계 주요 철강회사 중 3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불안한 상황이다. 철강업계 4위인 일본제철(198위)과 격차는 2019년 15단계에서 지난해 네 단계로 좁혀졌다.
한국전력은 193위에서 227위로 34단계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는 2019년 94위에서 지난해 84위로 상승했다. 현대모비스(393→385위)와 KB금융그룹(434→426위) 등도 순위가 올라갔다.
글로벌 5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그쳤다. 전년(2.8%)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2%에서 24.9%로 높아졌다. 미국의 비중도 같은 기간 28.8%에서 29.5%로 상승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위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