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녹색기술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발전기술이 다양해지고 전기차 등 새로운 전력 수요처가 등장함에 따라 최근 새로운 전력 시스템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전력 시스템의 변화와 신사업 기회’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새로 등장하고 있는 신(新)전력시스템 시장이 급속히 확대돼 오는 2030년 6조6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 전력시스템은 다양한 기술이 연계된 융·복합 기술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이 IT, 배터리 등의 기술적 강점을 활용한다면 차세대 융·복합 제품을 창출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송전과 배전을 한꺼번에 처리해…
실제로 국내에서는 다양한 기술을 융·복합해 새로운 전력 시스템을 창출하려는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9~12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 녹색기술포럼’에서는 기존의 전력기솔에 IT, 반도체, 초전도 기술 등을 결합한 신기술들이 대거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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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그리드 기술체계 (전력연구원 자료) | KEPCO(한국전력)는 지난 2009년부터 정부의 스마트그리드 기술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현재 스마트그리드 운영에 필요한 요소 기반기술을 관련 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KEPCO 전력연구원 하복남 박사는 “과거 전력시스템에서는 송전과 배전이 분리돼 있었다”고 말했다. 하 박사는 이어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송전과 배전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소비자 전력망까지 모두 통합 운영함으로써 전력효율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하 박사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스마트그리드 기술체계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전력피크를 감소시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동시에 전기자동차 충전, 스마트 홈 등의 전력소비 분야의 지능화를 수용할 수 있다.
하 박사는 “스마트그리드가 구현되면 고객들은 정전 없이 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체계는 크게 세 분야로 나누어진다. 먼저 발전 분야에 있어서는 풍력플랜트 기술, 태양광발전 플랜트, 연료전지 플랜트, 조력·파력발전 플랜트 설계 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을 연구개발 중이다.
한국은 초전도케이블의 선두 주자
송전·변전·배전 분야에서는 대용량전지 운영기술, 신재생에너지 출력 안정화, 발전량 예측, SG통합운영 기술, 스마트배전(고장예지) 기술, WAMS, WAMPAC, 디지털 변전, 유연송전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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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전도 케이블 생산라인 (사진 한국전기연구원) | 고객관리 분야에서는 AMI 기반 수요관리 기술, 실시간 요금제, 그린홈·빌딩 솔루션, HAN 구축기술, 스마트가전 기술, IHD설계 기술, EN충전소 설계·운영 기술, EN정보서비스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초전도 케이블 역시 미래 전력시스템을 바꾸어놓을 중요한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조전욱 박사는 “초전도 케이블을 활용할 경우 구리도체와 비교해 전류밀도를 10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을뿐 아니라, 상전도 전력케이블과 비교해 관로나 전력구의 점유면적이 대폭 줄어들고, 도심부의 토목공사비가 대폭 절감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LS전선이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이 분야에 있어 선두주자로 부각되고 있으며, 오는 2013년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고온 초전도 케이블을 설치하는 등 실용화 작업을 밟아나가고 있다.
태양광선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 태양전지(solar battery)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태양전지는 전지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기존 화학전지와는 매우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물질 표면에 빛을 쏘이면 자유전자가 튀어나오는 광전효과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구조다.
태양전지에 빛에너지가 투입되면 고순도의 결정질 실리콘에 있는 전자가 활발하게 이동하게 되고, 전류가 흐르면서 전기에너지로 바뀌게 된다. 태양빛을 받은 식물이 광합성현상에 의해 녹말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초저가 고효율 국산 태양전지 개발 중
태양전지가 최초로 만들어진 것은 1956년이다. 미국의 벨(Bell)연구소는 연구소에서 개발한 고순도의 단결정 실리콘을 이용해 4% 효율의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80년대 들어서는 결정질 실리콘 제조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광변환 효율을 20%까지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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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사진 경북대) | 그러나 그 이후 효율을 더 이상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실리콘 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화케미칼 에너지연구센터 조재억 수석연구원은 “현재 한화케미칼, 오성LST, S-에너지가 공동으로 초저가의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남구 여천동 울산공장에서 연간 30㎿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본격 가동중인 한화케미칼은 울산공장의 태양전지 생산 규모를 2012년에 330㎿까지 늘릴 계획이다. 2020년까지 태양전지 생산 규모를 2GW까지 확대해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것.
실리콘 대신 유리와 같은 값싼 기판 위에 박막형태의 태양전지를 부착할 수 있는 박막 태양전지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치 전문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은 기존 태양전지 분야 축적 기술을 바탕으로 박막 태양전지의 성능을 개선 중이다.
주성엔지니어링 강형동 수석부장은“ 개발 중인 신기술이 기존의 무겁고 두꺼운 태양전지의 단점을 극복하고, 작고 유연하면서도 안정적인 발전효율을 낼 수 있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