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 현미경에서 근접장 나노광학 현미경까지 연세대 박승한 교수의 나노 광학현미경 강연 2008년 02월 22일(금)
금요일의 과학터치 과학의 발전은 빛과 함께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빛을 이용하게 되면서 인류는 첨단과학을 탄생시켰다. 이 빛이 더욱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 과학터치 서울역 강연은 연세대 물리학과 광학연구실 박승한 교수(50)의 빛 이야기다. 박 교수는 ‘새로운 미지세계를 열어가는 나노 광학 현미경’이란 주제로 기존의 광학 현미경이 볼 수 없는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근접장 주사 나노 광학 현미경’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교수의 빛 이야기는 현미경의 역사부터 시작됐다. “오래전부터 인류는 무한히 큰 거시세계와 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미시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인간의 눈은 한계가 있어서 너무 멀거나 작은 것은 볼 수가 없었다. 과학기술의 발전도 그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17세기에 들어서 블록렌즈 혹은 오목렌즈를 적절히 조합한 망원경과 현미경이 개발되면서 과학의 발전도 놀라울 만큼 발전했다.” 우주의 신비를 밝혀낸 망원경, 생물 진화의 비밀을 벗겨낸 현미경은 과학발전의 대표적 발명품. 그러나 서로 완전히 다를 것 같은 이 기기들이 매우 닮았다고 박 교수는 설명. “흥미로운 사실은 이 망원경과 현미경이 원리와 구조면에서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먼저, 둘 다 대상물체에 가까운 렌즈(대물렌즈)를 이용, 무한히 멀거나 가까운 물체의 상을 만든다. 그 상을 눈에 가까운 렌즈(대안렌즈)의 초점 면 근처에 위치시켜서 확대된 상을 사람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이런 렌즈를 사용해 물체를 관찰한 시대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그리스와 로마시대에도 몇 개의 렌즈(렌즈군)를 조합해 물체를 확대 관찰했다는 기록이 많이 있다. 이후 네덜란드의 로버트 후크(R. Hooke)와 레벤후크( Leeuwenhoek)가 짧은 초점 거리를 갖는 대물/대안렌즈, 경통 및 조리개 등을 체계적으로 갖춘 실질적인 현미경을 발명했다. 이것이 현대식 현미경의 모태다.” 하지만 현미경의 발명이 끝은 아니었다. 배율과 해상도가 극히 떨어지는 현미경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하는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고품질의 짧은 초점을 갖는 대물/대안렌즈를 개발하는 것이 당시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었다. 다행히 18세기 영국의 존 달라드(J. Dollard)가 굴절률이 서로 다른 렌즈를 이용한 색수차제거 렌즈를 개발했고 독일의 칼 짜이츠(K. Zeiss)와 에른스트 아베(E. Abbe)가 고품질의 렌즈 설계 및 가공기술을 개발해 광학 현미경은 기술과 성능 면에서 급속도로 발전했다.” 광학 현미경의 한계
“일반적으로 렌즈는 완벽한 평행 광이 입사해도 한 점으로 모으지 못한다. 빛의 파동적 성질은 회절현상을 일으켜 크기가 유한한 원형의 회절무늬를 형성시킨다. 기본적으로, 이는 회절현상 때문에 렌즈에 의해 만들어지는 초점광의 크기보다 더 작은 초점 광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절현상이란? 빛의 파동성을 입증하는 현상으로 빛이 진행할 때, 직진성이 흐트러지는데 이것이 바로 회절(diffraction)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구경이 작을수록 회절이 많이 일어나고 이 회절 현상 때문에 빛은 한 점에 모이지 않고 동심원 모양의 회절 무늬를 형성한다. 이것이 바로 ‘아베 장벽’이라 불리는 회절 한계라고 박 교수는 설명. “회절은 빛의 본질적인 성질이기 때문에 절대로 회절상을 제거할 수 없다. 이 회절상이 커지면 분해능이 떨어지고 상의 선명도 역시 떨어진다. 즉, 두 개의 회절 무늬에 접근하면 할수록 그 곳에 두 물체가 있는지, 한 물체가 있는지 렌즈의 배율에 관계없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 아무리 고배율의 렌즈를 선택해도 회절 무늬를 형성하게 되므로 현미경의 분해능에는 한계가 생긴다.” 광학 현미경이 마이크론의 한계를 못 벗어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 들면서 나노세계가 활짝 만개하면서 광학 현미경의 한계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근접장 나노광학 기술이다. 근접장 나노광학 현미경의 발명
“베찌그, 카라이 등에 의해 개발된 이 기술은 광섬유 나노 탐침에 진동자(소리굽쇠와 같음)를 붙여서 시료의 표면과 평행하게 진폭을 수 nm로 진동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시료의 표면에 천천히 접근시키면서 시스템의 공명주파수 및 진동의 진폭 변화를 관측, 거리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즉, 탐침이 목적물의 근접장 영역에 들어가면 나노 탐침과 시료의 표면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나 ‘켜밀림 힘’이 작용한다. 이 힘은 진동주파수의 공명주파수를 변화시켜서 나노탐침의 진폭이 줄어들게 되고 이 변화를 컴퓨터로 모니터링해 탐침과 시료 사이의 간격을 알아낼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 “기존의 광학 현미경과 근접장 나노광학현미경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250nm의 선폭을 갖고 있는 세선으로 구성된 고집적 회로를 기존의 광학 현미경으로 보면 막대기 형상의 대략적인 모습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50nm 공간 분해능을 갖는 근접장 나노광학 현미경을 이용해 보면 세 개의 선이 드러나 보인다.” 이 근접장 나노광학 현미경은 시료 표면 부근에 국소적으로 분포한 광학 신호를, 표면 근처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매우 작은 구멍을 통해 검출하고 이를 컴퓨터, CCD, 3차원 소프트웨어 등의 최신 기술과 접목해 영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근접장 나노광학 현미경은 기존의 광학 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대적으로 요청되고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21세기 나노기술 분야의 핵심기술 중의 하나로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양자소자 특성평가, 고밀도 저장기기 개발, 분자 및 생체공학 연구 등 정보기술 및 생명기술 분야에 광범위하게 응용되리라 기대되고 있다.” 박승한(朴勝漢) 교수는 ‘82년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거쳐서 ’88년 미국의 아리조나대(University of Arizona)서 물리학(광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로 광학연구실을 이끌고 있다. |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8.02.22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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