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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초전도 플라이휠 전력저장기술

FERRIMAN 2008. 11. 25. 09:56

순간 정전, 이제 걱정 없다! 초전도 플라이휠 전력 저장 기술 2008년 11월 25일(화)
사이언스타임즈는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에서 제공하는 ‘S&T FOCUS’를 매주 2∼3회 게재한다. S&T FOCUS는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정책 및 연구개발 동향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다양한 과학담론을 이끌어 내어 과학문화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매월 3천부씩 발행되고 있다. [편집자 註]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갑작스런 정전으로 일부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를 즉각 가동해 안전시설과 핵심시설은 곧바로 정상 가동됐지만, 일부 생산라인은 수 시간 가동이 중단됐다. 그로 인해 최대 500여 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렇듯 낙뢰나 전원설비 고장, 전원 콘센트 이탈 등에 의해 전력 공급이 중단되어 대책을 강구할 사이도 없이 기기 또는 컴퓨터 시스템이 순간적으로 정지하는 ‘순간 정전’으로, 우리 산업계는 매해 2천700억~6천5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정전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대량의 전력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전력 저장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대 100kWh급의 ‘초전도 플라이휠(Flywheel) 전력 저장기술’이 바로 그것.

초전도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

‘전력 저장장치’란 휴대폰이나 자동차용 소형배터리처럼 전기를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뽑아 쓸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병원, 은행, 군부대 등 주요 시설들은 정전에 대비해 대용량의 산업용 전력 저장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용 전력 저장장치는 대부분 납축전지(자동차 배터리)를 여러 개 연결해서 사용하는데, 낮은 효율과 대규모 설치 공간, 짧은 수명, 유해 환경물질 배출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세계 각국 기술진들은 이를 대신할 새로운 형태의 전력 저장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초전도 전력 저장장치가 그 중 하나다. 이 장치는 초전도 현상(일정 온도 아래에서 전기저항이 완전히 사라져 전류가 흘러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음)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한다. 특히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전력 저장장치와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8월에는 100kWh급 초전도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SFES) 설계를 마침으로써 2011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 거대한 원통을 무저항 상태로 회전시켜 전기를 회전운동에너지 상태로 저장해 두고 다시 출력하는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는 거대한 원통을 무저항 상태로 회전시켜 전기에너지를 회전운동에너지 상태로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 전기에너지로 다시 출력하는 장치다. 잉여 에너지를 저장함으로써 에너지 절약효과와, 높은 전력 밀도, 높은 에너지 밀도, 짧은 충전 시간, 반영구적 수명, 환경 친화성 등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

미국 BCC 리서치(Research)는 전력저장 장치 시장이 2007년 23억 달러에서 2008년에 26억 달러, 2013년에는 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선진 국가들은 이 시장에 주목, 관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부단히 경주하고 있다.

미국의 보잉사는 2004년 5kWh급 저장장치를 개발하고 현재 30kWh급 개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의 시코쿠전력은 2004년 5kWh급을 개발하였고 현재 일본철도에서는 2008년부터 2012년 완성을 목표로 50kWh급 개발을 시작하였다. 후발주자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전력연구원이 2005년에 5kWh급을 개발해 선진국을 따라잡고, 이에 자신감을 얻어 지금은 세계 최초로 100kWh급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초 상용화로, 기술과 시장 선점 기대

특히 이 프로젝트는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2005년 9월부터 6년여에 걸쳐 총
282억 원(정부 141억 원, 민간 141억 원)을 투입, 11개 기관(2개 기업, 7개 대학, 2개 연구소)이 참여하여 세계 최고 기술 확보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전력연구원은 100kWh급 초전도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 시스템 및 운용 기술 개발과 초전도 베어링 개발, 고효율 전동/발전기, 시스템 진동제어 기술 개발 등을, 한양대학교는 지능형 플라이휠 로터 및 허브 개발, 각각 담당하고 있다.

한편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베어링. 크고 무거운 원통을 지탱하면서 빠른 속도로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5kWh급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의 초전도 베어링은 보통 200kg의 원통을 지탱하게 된다. 반면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베어링은 최소 2톤 무게의 원통을 지탱하며 무저항 상태로 회전시킬 수 있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초전도체와 영구자석 간의 고정력을 이용하는 초전도 베어링으로 휠을 부양해, 축과 베어링이 비접촉 상태가 되어 회전마찰이 극히 적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률이 시간당 약 0.1%, 하루에 약 2~3%까지 낮출 수 있는 획기적인 전력 저장장치다.

그렇다면 왜 100 kWh급인가? 답은 간단하다. 세계 최대 용량(이 장치가 저장하는 전력은 100kWh이며, 60와트짜리 전구 10만 개에 1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면서, 상용화 기준이기 때문이다. 즉 최초로 상용화급을 개발해 기술표준화를 선점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도전한다는 것이 기술진의 목표다.

이 전력 저장장치가 상용화된다면 지하철 역사에서 열차 제동 시 발생하는 전력손실의 85%까지 회수할 수 있으며, 회수된 에너지는 저장해두었다가 발차 때 또는 역사 구내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는 고속 전철이나 전철의 회생전력 저장장치,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의 보조 동력원 등 그 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전력연구원 초전도그룹 성태현 그룹장은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장치가 상용화되면 기술 선점과 함께 에너지 저장 시장은 아주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다”며 “초전도 재료와 회전체, 냉각, 진공, 제어, 모터, 발전기 등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 부품 및 유관 산업의 동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한다.

유가 폭등과 지구온난화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 개발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만큼 100kWh급 초전도 플라이휠 전력 저장장치가 가져올 대한민국발(發)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

저작권자 2008.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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