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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남북한 무기 비교

FERRIMAN 2009. 4. 6. 09:36

기사 입력시간 : 2009-03-30 오전 1:13:51
뉴스 인 뉴스 <6> 남북한 무기 비교
실전 같은 워게임 … 북 전투기, 전쟁 5일 만에 레이더서 사라지다
북한은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자마자 무기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냉전 말기인 60~70년대까지 엄청난 군사비를 투입했습니다. 아직도 수적으로는 남한에 비해 우세합니다. 당시엔 무기의 성능도 남한보다 우위였습니다. 대부분 소련제 무기를 도입했거나 모방했습니다. 북한은 80년대 생산한 전차와 화포 등 구식 무기가 여전히 주력 무기입니다. 북한은 80년대 중반 이후 재래식 무기가 성능 면에서 남한에 뒤지기 시작하자 핵무기와 탄도미사일·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북한이 4월 초 발사할 예정인 대포동 2호 미사일과 2006년 실시한 핵실험도 그 일환입니다. 남북한의 무기를 분야별로 비교해 봤습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먼저 전투기를 보면 우리 공군의 최신 전투기는 F-15K다. 북한은 미그-29다. 미그-29는 소련이 미국의 F-15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했다. 두 전투기가 공중전을 벌이면 F-15K가 먼저 미그-29를 발견한다. F-15K의 앞부분에 장치된 APG-63(V)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미그-29의 레이더 N019(70㎞)보다 길기 때문이다. F-15K가 미 공군 또는 공군이 도입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의 지원을 받으면 탐지거리가 더욱 늘어난다. F-15K는 AWACS가 지정해 준 방향으로 공대공미사일 암람(AMRAAM)을 발사하면 그만이다. 미그-29는 뒤늦게 암람미사일이 쫓아오는 것을 알아채겠지만 이미 미사일을 피할 기회를 놓친 뒤다.

두 전투기의 지상공격능력은 더욱 차이가 난다. F-15K는 사거리 280㎞인 슬램-ER을 장착할 수 있다. 위성항법장치(GPS)와 관성항법장치(INS)로 유도하는 슬램-ER의 정확도는 3m 이내다. 수원 상공에서 비행 중인 F-15K가 발사한 슬램-ER은 평양에 있는 주요시설의 창문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F-15K는 슬램-ER 외에도 각종 공대지 유도무기를 장착한다. 370㎞를 날아가는 AGM-158 재즘(JASSM) 미사일, 일반 폭탄에 유도날개를 부착한 합동직격탄(JDAM) 등 다양하다. JDAM은 30㎞ 밖에서 투하돼 북한의 동굴진지를 정확하게 맞혀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미그-29에는 일부 단거리 유도무기만 장착된다. 미그-29에 장착되는 대부분 공대지 무기는 유도가 되지 않는 일반 폭탄이다. 러시아가 중·장거리 공대지 유도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그-29가 남한의 지상 표적을 폭격하려면 우리 군의 대공미사일에 요격되기 십상이다.


북한의 주력 전투기인 미그-23과 미그-21도 우리 공군의 KF-16에 비하면 대체적으로 성능이 떨어진다. KF-16도 F-15K처럼 소프트웨어와 장착 무기가 우수해서다. 이에 따라 유사시를 가정해 컴퓨터로 워게임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우리 공군이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 “전쟁이 시작된 지 5일쯤 되면 북한 전투기들이 레이더 화면에서 사라진다”고 군 관계자는 말한다.

함정 역시 북한이 수적으로는 우세하지만 대체적으로 성능이 떨어진다.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급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은 방어와 공격력 모두 막강하다. 세종대왕함에 부착된 4개의 위상배열레이더는 1000㎞ 이내의 비행물체를 모두 찾아내고 160㎞ 이내에 있는 아군 함정을 위한 공중방어까지 해준다. 북한에서 가장 큰 함정인 나진급(1500t)은 사거리 70㎞인 스틱스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세종대왕함과 북한의 나진급 함정이 바다에서 만나면 세종대왕함이 훨씬 먼저 나진급을 확인한다. 세종대왕함은 사거리가 150㎞인 함대함미사일 해성을 발사한다. 공중방어능력이 없는 나진급은 세종대왕함의 근처에도 오기 전에 해성에게 격침된다.

해군은 세종대왕함 외에도 한국형 구축함인 충무공이순신함급(4300t)과 광개토대왕함급(3200t)이 있다. 모두 북한의 나진급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성능이 우수해 나진급과의 전투를 벌이면 시작하자마자 일방적으로 이긴다. 우리 해군의 고속정은 기존의 참수리정을 비롯해 새로 나온 윤영하함 모두 북한의 경비정보다 우수하다. 북한 경비정은 함포를 수동으로 조준한다. 그러나 우리 고속정과 윤영하함은 레이더와 연동된 컴퓨터 모니터에 표적을 지정만 해두면 함포가 자동으로 조준된다.

잠수함은 해군 214급 손원일함(1800t)과 북한의 로미오급(1830t)이 유사하다. 그러나 성능 면에선 손원일함이 월등하다. 손원일함은 물속에서 시속 4노트(7.4㎞)로 13일이나 운항할 수 있다. 그러나 로미오급은 매일 물 위로 스노클(공기흡입구)을 내민 뒤 디젤엔진을 돌려 충전해야 한다. 잠수함이 물 위로 올라오면 P-3C와 같은 대잠초계기에 금세 포착돼 어뢰로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지상무기의 경우 최신 무기는 우리 육군이 우수하지만 대부분은 북한이 우위다. 전차는 국산 K2 흑표 전차가 북한의 어떤 전차보다 강력하다. K2는 복합재료로 만든 장갑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 K2의 120㎜ 주포로 발사하는 날개안정탄(APFSDS)은 북한의 최강 전차인 폭풍호를 뚫는다. K2는 탄도를 자동으로 계산해 기동 중에 사격해도 정확도가 매우 높다. 반면 폭풍호는 기동 중에 사격하면 명중률이 크게 떨어진다. K2는 아군 전차들과 지휘통제를 공유해 협조된 ‘벌떼’작전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육군의 K1 전차 이하의 M48 등 전차는 북한의 천마나 T-62 등 전차에 비해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야포도 전차와 유사한 상황이다. 국산 K-9 자주포는 북한의 구경 170㎜ 자주포보다 사거리가 길고 1분에 더 많은 포탄을 발사한다. 북한의 전방 동굴진지에 집중 배치된 장사정포인 170㎜ 자주포는 동굴에서 나와 사격하고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데 20분가량 걸린다. 이에 비해 K-9은 북한이 170㎜ 포로 사격하면 곧바로 15초 이내에 3발을 대응사격할 수 있다. 북한은 무전 등으로 일일이 사격좌표를 불러야 하지만 K-9은 사격통제장치와 연동돼 컴퓨터로 통제한다. 또 K-9은 북한 자주포가 사격하자마자 그 위치를 찾아내는 대포병레이더(AN/TPQ-37)와 연동돼 즉각 사격할 수 있다. 그러나 K-9 외에는 우리의 야포가 대부분 북한의 야포에 열세를 보인다. 북한보다 야포의 사정거리가 4∼5㎞ 짧다. 또 북한은 남한보다 4배나 많은 자주포를 갖고 있다. 더구나 북한은 다연장포(방사포) 2500문이나 갖고 있어 순간적으로 포화를 집중시킬 수 있다. 우리 육군이 보유한 다연장포는 200여 문에 불과하다.

북이 포문 연 미사일 경쟁

남북한 사이의 미사일 경쟁은 북한이 먼저 시작했다. 1960년대 말부터 로켓과 미사일 확보에 관심을 기울였다. 소련과 중국이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지 않자 이집트가 보유한 스커드 B 미사일을 도입해 해체한 뒤 설계도를 다시 만들었다. 이렇게 역설계한 스커드 미사일을 기반으로 북한은 노동 미사일과 대포동 1, 2호 미사일 등을 개발했다. 북한은 4월 초를 목표로 발사 준비 중인 대포동 2호와 핵무기를 강성대국으로 가는 최고 수단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현재 800여 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남한을 표적으로 하는 스커드 B와 C는 사거리가 340∼550㎞인데 500∼600발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하는 노동 1호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300㎞로 일본 영토의 3분의 2가량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은 유사시 한국을 지원할 미군기지가 밀집된 괌과 오키나와 등을 공격하기 위해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다양한 반면 정확도는 떨어진다. 이런 문제로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재래식 고폭탄두보다는 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장착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또 대부분 액체 추진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준비시간이 많이 걸린다.

북한의 마지막 목표는 미국 본토에 닿는 대포동 2호 미사일 개발을 완료한 뒤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남북한 사이의 전략적 균형은 무너진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안보에 큰 파장을 줄 수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탄도미사일 개발은 매우 제한적이다. 80년대 개발해 90년대에 실전 배치한 사정거리 180∼250㎞인 현무미사일이 고작이다. 평양-원산선 정도를 타격할 수 있다. 그나마 수량도 200기 내외다. 한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사거리 300㎞인 에이타킴스 미사일 200여 발을 98년에 도입했다. 대신 한국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정확도가 100m 이내여서 그 위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추진제가 고체 연료여서 짧은 시간 내 발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한국은 탄도미사일보다 정확도가 높은 순항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현무Ⅲ는 사거리가 1500㎞로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포함된다. 현무Ⅲ는 미사일에 기억된 지형 데이터와 실제 지형을 비교하면서 항로를 찾기 때문에 정확도가 수m다. 천룡미사일은 현무Ⅲ 미사일을 구축함 또는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세종대왕함 등 한국형 구축함에 배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