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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자기부상열차

FERRIMAN 2009. 9. 24. 09:41

2012년 국내서도 자기부상열차 달린다 현실로 다가오는 자기부상열차의 세계 2009년 09월 24일(목)

▲ 실제 독일에서 운행되고 있는 자기부상열차 
23일 국립중앙과학관에는 ‘자기부상열차 역사관’이 들어섰다. 혹자 중엔 “자기부상열차가 다니지도 않는데 벌써 역사관?”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는 이미 레일 위를 굴러다니고 있다.

물론 시험선로위에서다. 국내 자기부상열차의 메카 한국기계연구원은 1989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개발 사업을 시작, 1997년 1.1Km 시험선로를 완성하고, 1998년 흡인식 부상방식과 선형유도모터식 추진방식으로 시속 100Km급 자기부상열차 ‘UTM-01’을 개발, 이미 시험선로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관람객들은 이 역사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자기부상열차 ‘KOMAG-01’부터 최근에 시험 운행한 열차 ‘UTM-01’에 이르기까지, 실물 모형의 자기부상열차를 모두 볼 수 있다.

첨단 과학기술이 총망라된 자기부상열차(Magnetically Levitated Vehicle)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여객수송을 넘어선다.

올해 2월 15일 양재동 aT센터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노벨사이언스체험전’의 주최 측이 참관객 500명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참관한 어린이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물로 한국전기연구원이 전시한 고온초전도 자기부상열차를 1위로 꼽았다.

고온초전도 자기부상 주행모델이란? 첨단 융복합 전기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한국전기연구원이 고온초전도체의 특성을 일반인들에게 알기 쉽게 소개하기 위해 만든 것.

아이들이 고온초전도체를 1순위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마술쇼과 같은 초전도물질의 공중부양 능력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단 초전도물질이 아이들의 꿈을 향해 달릴 자기부상열차에 쓰이는 신소재기 때문이다.

▲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UTM-02' 
실제로, 노벨과학전 기간 동안 한국전기연구원의 부스를 찾은 많은 참관객들이 고온초전도체 자기부상열차의 출발신호로 “하나, 둘, 셋”을 함께 외친 후, 열차모형이 레일 위를 떠서 주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와 탄성을 그치지 않았다는 후문.

전압을 안 걸어도 전류가 흐른다

초전도체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은 여기서 뿐이 아니다. 지난 1월 30일 금요일 서울 정독도서관 3층 시청각실.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약 200여명의 어린이들이 열심히 강연을 듣고 있었다.

바로 금요일에 과학터치 시간이 열리고 있었던 것. 강연자는 서강대 이성익 교수, 주제는 ‘초저온도체와 자기부상열차’이었다.

“여러분! 초전도체라고 들어보았나요?” “1911년에 네덜란드의 과학자 ‘온네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초전도체는 매우 신기한 물질이에요.”

모든 물체는 전류가 흐르면 전기저항이 발생하고, 전류의 제곱과 전기저항을 곱한 값의 열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 이는 열의 손실로 나타나지만 초전도체는 그 반대다.

“이후 1933년 마이스너는 초전도체가 내부자기장을 밖으로 내보는 자기 반발성을, 1973년에 조셉슨이 초전도체는 전압을 안 걸어도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이러한 특징을 잘 이용하면 기존의 구리도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다양한 초전도 기술의 응용이 가능하다. 그중 시속 5백km 이상의 속력으로 공중에 떠서 주행하는 초전도 자기부상열차가 최고의 기술이라는 이 교수의 설명이 있었다.

이 교수는 마지막에 “초전도 현상은 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아직도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서 이 초전도 현상을 갖고, 노벨상에 도전하는 과학꿈나무 어린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흡인식-반발식 두 가지로 뜬다 

올해 8월 4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전시장.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한민국과학축전이 열린 현장에서도 자기부상열차는 과학꿈나무 어린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제공한 자기부상열차 시뮬레이션을 타보고 싶은 어린이들로 부스 앞은 매우 혼잡했다. 관심이 많은 어린이는 도우미 형들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 흡인식 부상방식 

“자기부상열차는 어떻게 가는 거예요?” 어린이들의 질문에 도우미로 나선 연구원들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 영구자석, 또는 전기저항이 거의 없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전자석을 이용해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자석은 흡인력과 반발력의 두 가지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자기부상열차도 두 가지 형태가 있어요.”

즉, 자기부상열차의 부상방식은 다른 극 자석간의 인력을 이용하는 흡인식과 같은 극 자석간의 반발력을 이용하는 반발 식으로 나눌 수 있다. 흡인식의 경우, 차량 대차에 설치한 전자석이 도체인 레일을 끌어당기는 자기력에 의해서 뜬다는 설명.

반면에 반발식의 경우 차량이 궤도를 지나갈 때, 차량과 궤도에 같은 극의 자석이 유도되며, 서로 반발력을 발생시켜 차량을 들어올린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진동, 소음과 분진발생이 적고, 곡선주행과 등판능력이 좋다. 기존의 바퀴열차는 4%의 언덕을 올라갈 수 있는데 비해 자기부상열차는 8%의 고개도 오를 수 있다.또 선형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효율이 좋고, 빨리 속도를 올릴 수가 있는 장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부상열차가 실제로 레일 위를 달리고 있나요?” 한 어린이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진다.

“자기부상열차 기술은 현재 독일과 일본이 가장 앞서 있어요. 독일은 1969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 1987년에 흡인식 방식의 시속 430Km를 내는 ‘TRANSRAPID-08’을 개발했고, 이 열차가 2003년 중국의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 31Km 구간에 시범적으로 다니고 있어요.”

2012년 7Km구간에서 시범 상용운전

일본의 경우, 1970년부터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착수, 아이치 EXPO 국제박람회장에서 나고야 후지카오카 전철역을 연결하는 8.9Km 구간에 흡인식 부상방식의 시속 100Km급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LINIMO’가 다니고 있다.

▲ 독일이 자랑하는 시속 430km의 'TRANSRAPID-08' 
우리나라도 미래의 철도를 지배할 자기부상열차에 대비한 기술경쟁을 위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총 3,175억 원을 개발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에 지원하고 있다.

기술도 상용화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올 7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외부로부터 전기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아도 차량 부상이 가능한 영구자석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자기부상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철도연의 한영재 초고속열차연구실장은 “이 기술은 선두 국가인 독일, 일본 등과 차별화된 기술로 일부 핵심기술의 경우, 향후 초고속열차 기술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자기부상열차의 토대가 될 초전도체의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에 포스텍(POSTECH) 물리학과 박사과정 장동진씨와 서강대 이성익 교수팀이 초전도체가 가진 현상 중에 필수적으로 규명해야 할 ‘봉우리 효과(peak effect)’ 연구에 새로운 접근법을 발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7Km구간에서 시범 상용운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이제 꿈속에서 다니는 환상의 열차가 아니다. 역사관에 전시된 자기부상열차가 앞으로 3년 후면 500km/h의 속력으로 달려 나와 승객을 싣고, 레일을 달릴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9.09.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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