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퍼온글] DSLR카메라의 구조

FERRIMAN 2009. 12. 17. 10:07

DSLR 카메라 얼마나 작아질까?

DSLR 카메라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보다 덩치가 큰 이유는? 바로 DSLR 카메라의 구조와 작동 방식 때문이다. DSLR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빛이 들어오면 이 빛은 내부에 장착된 미러와 프리즘을 거쳐 뷰파인더로 전달된다.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고 가정해보자. 셔터를 반쯤 눌러 초점을 잡고 그대로 셔터를 꾹 눌러주면 ‘찰칵’ 소리와 함께 사진이 찍힌다. 이 ‘찰칵’ 소리는 카메라 내부의 미러가 올라가는 소리다. 미러가 올라가면 그 뒤에 있는 셔터막이 열리면서 CCD나 CMOS 이미지 센서에 빛이 닿아 상을 기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에 바로 빛이 닿기 때문에 덩치를 작게 줄일 수 있었다.

DSLR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빛이 들어오면 이 빛은 내부에 장착된 미러와 프리즘을 거쳐 뷰파인더로 전달된다.(사진 : 캐논)

아날로그 SLR 카메라와 디지털(D) SLR 카메라의 가장 큰 차이는 필름이냐 디지털 이미지 센서이냐이다. 그러나 디지털 센서를 단 DSLR 카메라의 경우 내부 구조는 과거 필름을 사용하던 SLR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크게 변한 것이 없다.

SLR을 풀어 쓰면 Single-Lens Reflex(일안 반사식), 즉 앞서 설명한 SLR 카메라의 내부 구조를 설명하는 의미인데 이 앞에 Digital(디지털)을 뜻하는 D만 앞에 갖다 붙인 것만 봐도 내부 구조에 큰 변화가 없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지난 6일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 발표에 관심을 기울였을 것이다. 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발표한대로만 개발된다면 기존 DSLR 카메라의 크기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

앞서 설명했다시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내부 미러를 통해 뷰파인더로 들어오고 또 센서에 빛을 닿게 하기 위해 미러가 움직여야 하는 DSLR 카메라의 내부 구조는 제조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나 대부분 동일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는 DSLR의 크기를 줄이는 데 크나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미러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내부에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적인 콤팩트 디카나 하이앤드 디카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곧바로 센서에 닿는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크기를 작게 줄일 수 있었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을 쉽게 설명하면 바로 이러한 미러와 프리즘을 없애는 것이다. 미러가 없으니 당연히 광학식 TTL 파인더도 없다. 뷰파인더가 있긴 하지만 이는 디지털 이미지 센서가 받아들인 영상을 그대로 재생해주는 전자식 뷰파인더일 뿐이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개념도. 본체 내부에 미러와 프리즘 등을 없애 두께가 절반 가량 얇아지고 렌즈의 구경도 줄어들게 된다.

이들 부품이 빠지면 크기가 줄어든다. 정확하게 말하면 두께가 얇아진다. 올림푸스 측 주장에 따르면 이 규격이 적용되면 카메라의 두께가 현재 생산되는 모델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게 된다.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이 적용된 카메라는 정확하게 말하면 DSLR이 아닌, DSL 디지털카메라가 된다. 무슨 말인고 하니 DSLR(Digital Single-Lens Reflex)에서 ‘반사’를 뜻하는 R(Reflex)이 빠졌으니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디지털(DSL, Digital Single-Lens) 카메라가 된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특징은 센서와 렌즈 마운트면 사이의 거리가 약 50% 가량 짧아짐에 따라 렌즈 마운트의 외부 직경이 이전보다 6mm 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렌즈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뜻과도 직결된다.

렌즈와 본체 사이의 통신 속도를 높이기 위해 2개의 신호 접점도 추가된다. 올림푸스 측에 따르면 이 2개의 접점은 향후 구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동영상 처리 기능에 필요한 고속 데이터 처리에도 활용된다. 기존 포서드 렌즈와의 호환 문제는 화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렌즈 어댑터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카메라의 두께는 줄어들지만 현재의 포서드 DSLR 카메라와 동일한 4/3형 이미지센서는 그대로 장착되기 때문에 품질에도 변함이 없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기존 포서드 시스템의 강점은 더욱 강화되고 우수한 이미지 품질은 그대로 전달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카메라에 초슬림형 팬케이크 렌즈를 장착하면 상의 안주머니에도 휴대가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SLR의 뛰어난 화질과 함께 높은 휴대성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그러나 약점도

미러와 프리즘, 광학식 TTL 파인더를 없애면서 생기는 단점도 분명 예상된다. 이는 콤팩트 디카와 현재 나와 있는 DSLR의 차이를 생각하면 쉽다. DSLR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상을 그대로 볼 수 있으나 미러와 프리즘, 광학식 TTL 파인더를 없앤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카메라는 일단 센서를 한 번 거친 뒤에야 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바로 보느냐, 한 번 걸러서 보느냐의 차이. 영상 처리 속도 및 액정의 반응 속도가 빨라졌다고는 하나 직접 보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시간차가 생길 수 밖에 없겠다.

또한 자동초점 성능에 대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DSLR 카메라가 초점을 잡을 때는 미러에 반사된 상을 별도의 위상차 검출 센서가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데 이들 부품이 없으니 당연히 일반 콤팩트 디카에서 활용하는 콘트라스트 자동 초점 검출 방식만을 사용해야 한다.

최근 올림푸스가 출시한 E-3의 콘트라스트 자동 초점 검출 방식의 속도가 많이 빨라졌다고는 하나 스포츠 사진 등 재빠른 포커싱 속도를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아직 모자란 수준이다. 이제 개발에 착수한 상태여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콘트라스트 자동 초점 검출 방식의 포커싱 속도에 대한 약점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지 주목된다.


한주엽 기자 powerusr@ebuzz.co.kr | 2008-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