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교육과 정책

[사이언스타임즈] 창의적 과학교육- 발명

FERRIMAN 2010. 12. 24. 10:59

창의적 과학교육의 산실, 발명교육 기존 문제풀이식 수업의 대안 2010년 12월 24일(금)
사이언스타임즈는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반과에서 제공하는 ‘S&T FOCUS’를 게재한다. S&T FOCUS는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정책 및 연구개발 동향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다양한 과학담론을 이끌어 내어 과학문화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매월 발행되고 있다. [편집자 註]

S&T FOCUS 스마트폰이 엄청난 붐이다. 세계 IT 제품의 테스트베드라는 명성답게,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놀랍도록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 가을에는 애플의 ‘아이폰4’와 삼성의 ‘갤럭시S’가 연달아 출시되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스마트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젠 숫제 새로 출시되는 전화기 중 스마트폰이 아닌 것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스마트폰이 이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폰 시장의 대표주자인 아이폰을 살펴보자. 아이폰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무선인터넷이 가능하게 하는 Wi-Fi기술? 컨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타사보다 뛰어난 제조기술? 다양한 앱(App)을 활용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이러한 요소들이 아이폰을 매력적인 기기로 만들어 준다. 그러나 이들은 아이폰의 기본요소일 뿐, 이런 기술들을 융합하겠다는 ‘아이디어’야말로 진정한 핵심이다. 이 간단해 보이는 아이디어 덕분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사람들이 서로 신뢰를 쌓고, 개개인의 사회적 경험과 가치를 확장시켜 주고 있다.

이렇듯 각각의 과학기술을 하나로 묶어 줄 아이디어는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다. 개별 기술이 아닌, 아이디어야말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주인공이다. ‘혁신’의 대명사로 통하는 애플의 역사가 아이디어의 힘을 말해준다. 애플이 제품에 활용하는 기술은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애플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고, 태블릿 PC도 존재했으며, 어플리케이션 스토어도 있었다. 애플은 단지 아이디어를 활용해 기존의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했을 뿐이다. 그러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가 전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IT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애플의 ‘혁신’의 비결은 전혀 혁신적이지 않은 평범한 것들을 묶어내는 비범한 아이디어에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혁신이 바로 발명의 본질이다. 1086년 중국의 나침반, 1879년 에디슨의 전구, 1947년 벨 연구소의 트랜지스터, 1903년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등 혁신적인 발명은 과학원리와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했다.


문제풀이식 수업의 대안, 발명교육

이론을 가르치는 학교의 선생님과 이에 맞춰 문제풀이를 학습하는 학생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과학시간의 모습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을 것을 보고 느끼면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한다면 학생들이 배운 과학이론은 활용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다. 내년부터 창의적 재량활동 수업시수가 대폭 증가하고, 학생들이 경험한 체험활동내역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개설하기로 한 것도, 다양한 과목의 지식을 종합하여 응용력과 창의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발명진흥회에서는 과학 이론이 각 과목의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내서 시대를 이끄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창의력을 기반으로 과학과 발명을 융합한 교육 프로그램, ‘발명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과천과학관의 다양한 과학체험시설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발명교육콘텐츠는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체험형 학습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기체의 상태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인 ‘보일-샤를의 법칙’을 선생님들이 가르칠 때, 기체 분자의 운동을 활용해 이론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학교육의 모습이었다. 발명과학교실에서 학생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실에서 배운 보일-샤를의 법칙을 과학관에서 체험하고 이 원리를 적용하여 열기구를 직접 만들어 본다. 학생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단순히 과학이론을 암기하고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자연 현상에 배운 원리를 적용하여 응용력을 키울 수 있다.

체험을 중시하는 방침 덕분에 발명과학교실은 변화되는 교육목표에 꼭 맞는 3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 둘째, 학생들의 자발적인 흥미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80% 이상이 실험 및 실습으로 구성된 수업시간. 셋째,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개별적인 교육성향을 분석하여 진행하는 상담이다.

1%의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 100% 키운다

올해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의 황성재 학생은 가상손가락으로 멀티터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5억원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언뜻 대단해 보이는 이 성과에는 특별히 중요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저 학생 자신이 모바일 단말기를 사용할 때 불편한 점을 고쳐보려고 고안한 자그마한 아이디어가 그 발단이었다.

지난 11월 특성화고 진로지도 캠프에 특별강사로 초빙된 황성재 학생은 KAIST에 진학한 이유가 과학에 대한 원리를 알아야 본인의 발명이 완전한 완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학 원리를 이해하고 나서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완성시키기 위해 과학을 공부했다는 얘기다.

아이든 어른이든, 사람들은 목표가 있을 때 당면한 일에 더욱 매진한다. 발명을 활용한 체험교육은 과학에 목표를 부여하는 교육이다. 학생들은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을 자발적으로 찾아내고 자연스럽게 과학 원리를 체득하고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해결 방법을 찾는다. 분명한 목표가 주어지면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탐구하고 학습한다는 얘기다. 창의력과 사고력은 바로 이러한 자발성에 기반을 두었을 때 가장 잘 발현된다. 발명교육이 우리 과학교육에 꼭 필요한 이유다.

제공: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반과 |

글: 이경표 (한국발명진흥회 창의인재육성팀 팀장) 사진 동아일보 DB

저작권자 2010.12.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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