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 형태인 그래핀(graphene)의 탄성률(elastic modulus)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의 2배 이상이며 강철의 120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강대 물리학과 정현식 교수팀은 26일 그래핀을 풍선처럼 부풀려 늘어난 정도를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그래핀의 탄성률이 2.4테라파스칼(TPa·1Pa은 1㎡의 면적에 1N의 힘이 가해질 때의 압력)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의 단일 층으로 구성된 물질로, 다이아몬드와 함께 가장 큰 탄성률을 가지고 있다. 그래핀의 탄성률은 강철이나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보다 50배 큰 약 1TPa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탄성률이 큰 물질은 외부의 힘에 의해 쉽게 변형되지 않아 강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라만분광법(Raman spectroscopy)이라는 측정 방법으로 그래핀이 늘어난 정도를 분석해 그래핀의 정확한 탄성률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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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 물리학과 정현식 교수와 이재웅 석사과정생은 26일 그래핀을 풍선처럼 부풀려 늘어난 정도를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그래핀의 탄성률이 2.4테라파스칼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그래핀을 설명한 그림. | 연구팀은 먼저 실리콘 기판 위에 둥근 우물 모양의 구멍을 판 뒤 그래핀으로 구멍을 덮는 방법으로 흑연(graphite)의 적층 구조로부터 그래핀 층을 분리하고 깨끗한 시료를 만들었다.
이 시료를 진공 상태의 구멍에 넣으면 우물 안에 갇힌 공기의 압력과 바깥의 압력 차에 의해 그래핀이 늘어나면서 부풀게 되는데, 그 정도를 측정해 탄성률을 계산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책임자인 정현식 교수는 "그래핀의 탄성률이 정확하게 측정됨에 따라 그래핀 복합소재를 이용한 구조물을 설계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확보하게 됐다"며 "항공기, 고속철도 등의 연료효율이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최근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