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사이언스타임즈] 발광체 새로운 LED

FERRIMAN 2014. 11. 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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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고성능 발광구조체 등장

[인터뷰] 김병수 UNIST 화학과 교수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소재인 2차원 소재.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욱 본격화 된 2차원 소재 연구는 구성원소에 따라 다양한 전기적 특성을 가진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그 중 이황화몰리브덴(MoS2)은 대표적인 2차원 반도체다. 2층 이상 적층돼 있을 때 빛의 흡수와 방출이 거의 없는 간접형 밴드갭(Indirect bandgap)을 갖고 있지만 단일 층으로 박리되면 직접형 밴드갭(Direct bandgap) 특성을 갖게 돼 흡수율이 103배 정도 증가한다. 하지만 빛에 대한 흡수 대비 방출율에 해당하는 양자수율이 현저히 낮아 실질적으로 광전자 소자로 응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2층 이상 적층할 경우 광학적 성질을 잃는 특성 때문에 기존 연구는 단일층으로 박리하거나 합성 후 그 위에 전압을 인가 혹은 분자를 도포함으로써 성능을 평가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던 것이다.

신개념 고성능 발광구조체

김병수 UNIST 화학과 교수 ⓒ 김병수

김병수 UNIST 화학과 교수 ⓒ 김병수

국내 연구진이 나노미터 두께의 대면적 발광구조체를 개발, 발광원리를 규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김병수 UNIST 화학과 교수팀이 초왈라(M. Chhowalla) 미국 럿거스대학교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새로운 개념의 고성능 발광구조제를 만든 것이다.

김병수 교수팀은 그래핀과 유사한 얇은 반도체를 고분자 전해질과 반복적으로 적층시켜 발광효율을 약 네 배 이상 향상시켰다. 해당 연구 결과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나노분야의 국제학술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2차원 재료는 층층이 쌓으면 그 물리적 특성이 사라지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연구를 디자인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2차원 소재를 쌓으면 더 이상 2차원이 아닌 3차원 소재가 되기 때문이죠. 저희 팀이 개발한 발광체는 빛을 낼 수 있는 2차원 반도체 재료를 사용해 여러 층의 3차원의 나노 두께 박막을 제조한 것입니다. 그것이 2차원 단층에서 나오는 발광보다 우수한 성능을 관찰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이황화몰리브덴(MoS2)은 얇아질수록 세게 발광하는 대표적인 2차원 반도체 물질이다. 이 물질은 미래형 디스플레이나 광전자 소재에 적합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여러 층으로 적층 할 경우 빛의 흡수와 방출이 저해되면서 발광효율이 떨어지고 디스플레이나 LED 등의 광전자 소자로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2차원 재료는 여러 층이 쌓여 있을 때와 한 층으로 박리됐을 때 성질이 매우 다릅니다. 2차원 재료들은 층상구조를 통해 자연적으로 3차원 형태로 존재해요. 연필의 주성분인 흑연이 그 예이고 그것에서 떼어낸 한 층의 탄소층은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그래핀이죠. 그래핀에서는 흑연과 다르게 표면의 전자가 광속에 준하는 속도로 이동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자연적으로 층상구조를 가진 또 다른 물질 중에는 이황화몰리브덴(MoS2)이 있습니다. 이황화몰리브덴은 한 겹이 될 때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우수한 발광효과를 보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연구는 한 층을 제조해 그 특성을 분석하거나 성능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층으로 적층하면서 예상치 못한 한계가 발생하곤 했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병수 교수팀은 2차원 반도체를 고분자전해질과 반복적으로 적층해 2차원 반도체 사이사이에 고분자 전해질이 들어간 구조체를 고안했다. 이렇게 되면 각층의 2차원 반도체가 발광 성질을 그대로 유지해 층수가 올라갈수록 발광 세기가 커지지 않을까 싶어서다. 연구결과 김병수 교수팀은 실제로 그 경향성을 볼 수 있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다층자기조립법(Layer-by-Layer Self-Assembly)을 사용했습니다. 용액공정을 통해 굉장히 얇고 균일하며 큰 면적을 가진 박막을 제조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에요. 기존에 이 조립법은 약물전달이나 전기화학분야에서 사용했지 전자재료로서 사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비슷한 성능의 많은 박막을 만들어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제 4층으로 이황화몰리브덴을 적층한 경우 발광효율이 오히려 최대 네 배 이상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던 것은 이황화몰리브덴 사이에 고분자전해질 층을 도입해 2차원 반도체간의 층간 결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고분자전해질 층이 이황화몰리브덴의 발광현상을 돕는 양전하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연구의 핵심? 다기능 고분자 전해질 층

MoS2 다층박막구조체 연구. 물질의 정전기적 인력을 이용하는 간단한 용액공정인 다층자가조립법(Layer-by-Layer self-assembly)을 통해 2차원 반도체(MoS2) 사이에 고분자 전해질 층(poly-electrolyte spacer)이 들어간 구조체를 제작했다. ⓒ 한국연구재단

MoS2 다층박막구조체 연구. 물질의 정전기적 인력을 이용하는 간단한 용액공정인 다층자가조립법(Layer-by-Layer self-assembly)을 통해 2차원 반도체(MoS2) 사이에 고분자 전해질 층(poly-electrolyte spacer)이 들어간 구조체를 제작했다. ⓒ 한국연구재단

김병수 교수팀의 이번 연구에서 핵심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항은 바로 다기능의 고분자전해질 층이다. 고분자전해질 층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발광 효과에 기여한다. 첫 번째로는 반도체 층상구조 간 층간결합을 끊어놓는 역할이며, 두 번째는 추가 전하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층간 결합은 그 재료 안에 들어있는 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연결고리’입니다. 3차원 이황화몰리브덴에 존재하는 전자는 이 연결고리 때문에 빛과 반응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고리가 끊기면 2차원 반도체가 돼 빛을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고분자전해질을 이황화몰리브덴 사이사이에 끼운 구조를 만들어 2차원 반도체 효과를 가진 3차원 구조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고분자전해질의 두 번째 역할인 추가 전하 제공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요. 그야말로 양전하를 전해주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전자의 숫자를 쉽게 조절해 발광효과가 더 커지게 됩니다. 실제로 이 추가적인 효과 덕분에 4겹의 구조체는 1겹의 구조체보다 480% 정도 발광크기가 더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병수 교수가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은 물질의 2차원적 성질을 유지한, 그러면서도 3차원 구조체를 만드는 모순적인 일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단위부피에서 나오는 전자나 빛의 양에 있어 보다 효율적인 소자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의 처음 가설은 ‘고분자전해질은 층간결합을 통해 2차원 반도체의 발광성질을 유지시킨다’ 였습니다. 즉 고분자전해질은 2차원 반도체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층간결합을 끊는 효과만 고려하니 데이터와 논문의 논지가 정확히 맞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2년 동안 연구를 마무리 하지 못했죠. 이러한 난관을 타계하고자 사고를 유연하게 갖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기존의 가설을 변화시킬 수 있었죠. 이후 고분자전해질이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에 주는 추가적인 영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데이터 속에 꼭꼭 숨어있던 추가 전하들이 발광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 추가 전하의 영향을 규명해 2년 반 만에 연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김병수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2차원 재료의 적층구조를 보여준 사례다. 그는 “2차원 소재의 신기한 현상들을 적층 구조에서도 구현했기 때문에 비단 발광효과뿐 아니라 전자소자나 전기화학 등 2차원 소재의 고유특성을 탐구하는 여러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번 연구는 기술적으로 휘어질 수 있는 연성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굉장히 얇기 때문에 가볍고 투명해 초경량 전자소재나 투명전극에도 사용할 수 있겠죠. 학술적으로는 2차원 소재의 적층구조를 성능의 감퇴 없이 구현해 낼 수 있었으므로 2차원 재료 간 접합이나 계면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결과가 많은 과학자들에게 좋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는 김병수 교수. 그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양한 2차원소재를 적층해 물리적, 화학적 성질에 대해 파고들 것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 황정은 객원기자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4.1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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