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 관리로 새해를 건강하게
중년 골절 조심··· 운동과 영양섭취 중요
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운동을 하더라도 조심해야 한다. 길바닥이 얼음으로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자칫하면 넘어져서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 넘어지면 뼈가 부러지기 쉬운데, 이는 뼈의 ‘골밀도’가 젊은이들보다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발생한다.
골밀도(bone density)란 뼈가 단단한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무기질함량(bone mineral content)의 척도를 말하는 것으로, 골밀도가 모자라서 생기는 병으로는 골다공증이 있다.
소뼈가 돼지뼈 보다 단단해
진돗개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렵견으로 유명한 풍산개는 동물의 뼈를 한 번에 부셔버릴 수 있는 강한 턱을 자랑한다. 돼지나 새들의 뼈 정도는 우습게 부셔 버린다는 것이 사냥꾼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처럼 강한 이빨과 턱을 자랑하는 풍산개도 소뼈는 제대로 부셔버리지 못한다. 소뼈를 먹이로 줘도 그저 물어뜯고 핥으며 갖고 놀기만 할 뿐이다. 어째서 그럴까? 풍산개가 소뼈보다 돼지 뼈를 더 좋아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다. 정답은 소뼈가 돼지 뼈보다 월등히 단단하기 때문에 그렇다. 실제로 벨기에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소뼈의 골절 스트레스가 돼지뼈 보다 2배 이상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학적으로 단단한 뼈는 활동성이 강한 동물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 같은 특징은 육식 동물이나 초식 동물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늑대나 양 등의 뼈는 사람들보다 골밀도가 훨씬 높고, 골절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도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육체 활동에 결정적으로 생존을 의지해야 했던 원시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대인들과 비교해 보면 당시 원시인들의 뼈가 훨씬 단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인들의 골밀도는 침팬지의 50~7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농업이 도입되기 이전인 1만 2000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은 침팬지와 엇비슷하거나 더 높은 골밀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렵과 채취로 끊임없이 움직이다가 농업을 통해 거주 중심의 생활양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사람의 뼈가 점차 약해진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현대인의 손가락과 어깨 등 상체 뼈의 골밀도는 인류 조상의 골밀도에 비해 20% 남짓 낮아진 데 비해, 고관절이나 다리뼈 등 하체 골밀도는 50% 안팎이나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류의 신체 건을 위해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진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골밀도 유지는 젊은 시절의 저축과 같아
흔히 생각할 때 뼈는 키가 다 자란 다음에는 그 역할이 멈췄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뼈도 엄연히 살아있는 세포, 즉 뼈를 생성시키는 조골세포와 뼈를 파괴시키는 파골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일생에 걸쳐 활발한 대사 작용을 한다.
사람의 뼈는 보통 20대까지는 골 손실이 없어 골밀도가 가장 높다가, 30세를 전후하여 ‘최고의 골밀도(peak bone density)’에 이르게 된다. 이후 30대 중반부터 골밀도가 점차 감소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골밀도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하더라도, 최근에는 TV나 컴퓨터 등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젊은 층에서마저 골밀도가 감소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야외 활동이 없다보니 운동 부족으로 근력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비타민D마저 부족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타민 D는 대변으로 배설되기 쉬운 칼슘의 체내 흡수량을 늘려 골밀도 저하를 막아주는데, 일정량의 햇빛을 받으면 자연히 만들어 진다. 따라서 일주일에 2~3회 가량, 매회 30분 정도를 햇볕에 노출시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남성과 여성들의 골밀도 저하도 문제다. 여성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부족이 골밀도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남성들도 흡연이나 음주, 그리고 운동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골밀도를 유지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여 저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부터 골밀도가 촘촘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축적을 해 놓는다면, 나이 들어 골밀도가 감소하는 속도를 상당 기간 늦출 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골밀도를 유지해야 할까? 이 같은 물음에 전문가들은 “젊었을 때부터 꾸준한 운동과 영양섭취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면서 “특히 청소년기에 햇빛을 받으며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많을수록, 체내 비타민D가 많이 만들어져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도 필수적이다. 체내 칼슘이 부족하게 되면 뼈 속에 저장된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다공증이 유발된다. 따라서 우유나 요거트 같은 유제품과 생선, 두유, 깨, 취나물, 호박씨 등 칼슘이 많이 함유 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 김준래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6.01.05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