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컴퓨터’ 기반기술
섬유형 트랜지스터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연구원 산하 광전소재연구단의 임정아 박사 연구팀이 실 형태의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란 반도체 내의 전기전도 과정에 전자 또는 정공만 관여하는 반도체 소자를 일컫는다. 단극성 트랜지스터라고도 한다.
연구팀은 유기반도체와 절연체 고분자의 혼합물 용액을 전도성 실 표면에 1회 코팅함으로써 유기반도체가 실 가장 바깥쪽 표면에 막을 형성하고, 그 안쪽에는 절연체 막이 형성되는 전도성 섬유 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전도성 섬유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전극(전류를 제어하는 금속접속자)으로 사용되며, 이후 소스와 드레인 전극을 반도체층 위에 형성해 섬유 형태의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섬유형 트랜지스터가 평평한 기판 위에 제작한 기존의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와 유사한 성능을 지닌 것을 확인됐다. 또 이 전도성 섬유 구조체는 소자를 3㎜까지 접은 후에도 소자 성능이 80% 이상 유지되는 특성을 가졌으며, 섬유 표면 전체에 절연막과 반도체가 고르게 형성돼 트랜지스터 성능이 균일하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전도성 실을 일반 면사와 함께 직조해 옷감 안에 트랜지스터 소자를 직접 삽입할 수 있는 전자섬유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의 전자섬유(섬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전기적 특성을 띠는 섬유) 기술이 섬유의 편안함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에 견줘 크게 진전된 성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기술은 딱딱한 고체 전자소자나 센서 등을 단순히 옷감 위에 붙이거나 전도성 섬유를 이용해 소자들 사이를 연결하는 형태였다.
연구팀은 이를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나 인체신호 감시 기능을 가진 스마트 의류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박사는 “세계적으로 섬유형 전자소자 기술은 개발 초기의 연구 단계”라며 “이번에 개발된 소재를 상용화하려면 세탁 등 외부자극에 대한 내구성을 더 향상시키는 등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9일자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6.03.0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