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사고 급증세.. 5년새 8배로
문화일보장병철 기자입력2016.07.11. 14:10기사 내용
과실·시설 결함 주요 원인
수도권서 10건중 4건 발생
취급소 정보 정비 등 시급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충격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사고 발생 건수가 해마다 급증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 들어서도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환경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2010년 15건에 불과했던 화학사고 발생은 2013년 86건, 2014년 104건, 2015년 111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5월까지 42건을 기록 중이다. 화학사고란 작업자의 과실이나 시설의 결함, 자연재해, 운송 사고 등으로 불산, 질산, 염산, 벤젠 등과 같은 화학물질이 유출 또는 누출돼 발생하는 사고다.

특히 전체 화학사고 10건 중 4건 이상이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어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년 5개월 동안 발생한 화학사고 379건 중 수도권에서 발생한 사고는 156건(41.2%)에 달했다. 최근 경북 구미와 울산에서는 같은 날에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5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읍 고려아연 2공장에서 황산이 누출됐다. 소방당국은 근로자들이 황산 제조공정의 배관 보수 작업 중 4m 높이의 배관을 해체하다 황산 1000ℓ가량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38분쯤 경북 구미에서는 구미국가산업3단지에 있는 ㈜이코니 1공장에서 폐산 저장탱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불산·질산 등이 섞인 혼산 1t이 누출됐다. 연이어 터진 사고로 대형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근로자 6명이 화상을 입었고 인근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처럼 화학사고 피해가 잇따르자 경찰도 유해화학물질 취급소 데이터베이스를 정비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 203개 경찰서 관내 화학물질 취급소 3986개소의 정보를 확보하고 화학물질 정보를 업데이트했다”며 “유해화학물질 유출 등 화학사고가 터졌을 때 신속하게 초동 조처를 하고 출동 경찰관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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