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16] “일어나, 끝까지 달려야지” 세계를 감동시킨 두 여인
[중앙일보] 입력 2016.08.18 00:43 수정 2016.08.18 01:11
경기 시작 후
9분 52초
달리던 두 선수가 넘어졌다16일 열린 육상 여자 5000m 예선 2조 경기. 결승선까지 약 4바퀴 반을 남기고 니키 햄블린(28·뉴질랜드)이 갑자기 균형을 잃으면서 넘어졌다. 바로 뒤에서 달리던 애비 디아고스티노(24·미국)도 피할 새 없이 주저 앉았다.
9분 56초
“일어나 끝까지 달려야지”디아고스티노가 먼저 달릴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혼자 뛰는 대신 흐느끼는 햄블린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일어나. 결승선까지는 달려야지!” 생각지 못한 응원을 들은 햄블린은 “네 말이 맞아. 우리는 경기를 마쳐야 해”라면서 일어났다.
10분 8초
“아파서 더는 못 뛰겠어”햄블린은 디아고스티노와 나란히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둘의 표정은 모두 일그러졌다. 햄블린은 울음을 그치지 못해서, 디아고스티노는 넘어지면서 다친 무릎 때문이었다.
디아고스티노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뒤처지자 햄블린은 뒤를 돌아보며 손을 내밀었다. 어깨를 만지며 격려의 말도 전했지만 디아고스티노는 몇 미터 못 가서 멈추더니 고통을 호소하며 팔짝팔짝 뛰었다. 결국 오른 무릎을 만지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10분 13초
“기다려 줄게 함께 가자”디아고스티노는 찡그린 얼굴로 무릎을 만졌다. 하지만 10여 초 전 상황과 반대로 햄블린이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웠다. 두 선수 모두 온전치 않은 몸으로 골인 지점으로 향했다. 햄블린이 조금 더 앞서 달렸고 디아고스티노는 햄블린의 등을 보며 쫓아갔다. ‘1위’ 알마스 아야나(25·에티오피아)는 이미 결승선을 한참 전에 통과한 상황. 하지만 관중석에선 ‘꼴찌’들을 위한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17분 10초
꼴찌에게 행운이 찾아왔다디아고스티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햄블린과 포옹했다. 기록은 17분10초02 . 햄블린은 “모두가 메달을 원하지만 승리 외에도 소중한 게 있다” 고 말했다. 끝난 줄만 알았던 둘의 레이스는 한 번 더 이어진다. 경기 감독관은 “고의로 넘어진 게 아니었다”면서 두 선수 에게 결선 진출권을 줬다. 20일 결선에선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정종훈 기자
9분 52초
달리던 두 선수가 넘어졌다
9분 56초
“일어나 끝까지 달려야지”
10분 8초
“아파서 더는 못 뛰겠어”
디아고스티노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뒤처지자 햄블린은 뒤를 돌아보며 손을 내밀었다. 어깨를 만지며 격려의 말도 전했지만 디아고스티노는 몇 미터 못 가서 멈추더니 고통을 호소하며 팔짝팔짝 뛰었다. 결국 오른 무릎을 만지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10분 13초
“기다려 줄게 함께 가자”
17분 10초
꼴찌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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