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 신기술로 지진 예측한다
지하 400km까지 미세 지각운동 파악
최근 지구 전자기장을 이용해 지진이나 화산 발생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돼 ‘사이언스’(Science)지 29일자에 소개됐다. 앞으로 이 기술이 국내에도 적용돼 논란 많은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여부도 예측이 가능할지 기대를 모은다.
지하 400㎞ 안의 미세한 지각운동 감지
미국 일리노이대와 호주 애들레이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새 모델은 지구 상부 지각(upper crust)에서 그 아래 상부 맨틀(지표 아래 400㎞ 위치) 사이의 매우 작은 규모의 움직임도 감지해 이전보다 예측력을 크게 높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구 역학작용을 모델링하려면 지각 표층의 모양 변화에 대한 저항력 혹은 ‘점도(粘度)’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논문의 공저자인 호주 애들레이드대 데릭 해스터락(Derrick Hasterok· 물리과학) 박사는 “우리 연구팀은 표면 기반의 전자기 영상화 기술을 이용해 지각 밑 400㎞ 안에서 나타나는 1~10㎞ 사이의 작은 규모의 점도 변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새 모델은 지각판을 변형시키려는 힘과 잠재적인 지진 및 화산활동의 원천을 예측하는데 쓰이는 흐름 모델(flow model)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스터락 박사는 이 모델이 “지진과 화산활동의 발생 과정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며, “이를 통해 과거에 왜 지진과 화산활동이 일어났고, 앞으로 어떤 곳에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각의 온도와 수분 마그마의 전기전도성으로 지진 예측
이들 연구팀은 지표 아래 전기 전도성을 측정하는 자기지전류탐사(磁氣地電流探査· magnetotellurics)라 불리는 전자기 영상화 기술을 사용해 새 방법을 개발했다. 논문 제1저자인 미국 일리노이대 지질학과 리준 류(Lijun Liu) 조교수는 “전기 전도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온도와 수분, 용융물질(마그마)이 똑같이 지각의 점성(粘性)과 움직이는 힘에 영향을 미친다”며, “더 뜨겁고, 축축하거나 많이 녹아서 걸죽하면 구조가 그만큼 더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서부의 자기 지전류 탐사 자료를 이용해 신개발 모델이 잘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현재 호주에서는 같은 전자기 기술을 이용해 이 지역의 지하 상부 맨틀을 세부 도형화(mapping)하는 전(全)대륙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자신들의 새 모델에 적용하면 호주의 남동부 및 동부 해안의 화산과 지진활동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이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김병희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6.09.3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