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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잉크 필요 없는 ‘빛 프린터’ 개발

FERRIMAN 2017. 2. 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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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 필요 없는 ‘빛 프린터’ 개발

80번까지 재인쇄 가능한 친환경 기술

 프린터는 인쇄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물리적 충격을 이용하는 충격식 프린터와 열·레이저 광선을 이용하는 비충격식 프린터가 그것이다. 충격식은 활자나 인쇄 핀(pin)으로 잉크가 묻은 리본에 충격을 가해 인쇄를 한다.

비충격식은 기계적인 충격을 가하지 않는 대신 온도나 정전 자극을 통해 종이 위에 잉크를 분사한다.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동안 프린터 시장을 이 두 가지 프린터가 주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제 3의 방식의 프린터가 탄생했다. 6일 과학전문 매체인 ‘사이언스 얼럿’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중국 산둥(山東)대. 그리고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L) 공동 연구팀이 충격식·비충격식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프린터를 선보였다.

핵심 기술은 색상이 변화는 나노입자

이 프린터는 잉크 대신 자외선(UV)을 사용한다. 인쇄용지 위에 자외선을 비추면 그 표면에서 선명한 인쇄가 이루어진다. 또한 120 °C에서 인쇄된 부분을 지울 수 있으며, 종이 표면 위에 80번까지 재인쇄가 가능하다.

잉크를 사용하는 기존 프린터와는 달리 자외선(UV)으로 인쇄가 가능한 프린터가 새로 개발됐다. 펄프 및 잉크 남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소하고 또한 프린터 가격을 낮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merican Chemical Society

잉크를 사용하는 기존 프린터와는 달리 자외선(UV)으로 인쇄가 가능한 프린터가 새로 개발됐다. 펄프 및 잉크 남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소하고 또한 프린팅 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merican Chemical Society

잉크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 프린터처럼 잉크로 인한 고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인쇄 기능 때문에 프린터 가격도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여 세계 프린트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 자외선 프린터 기술의 핵심은 색상이 변하는 나노 입자다. 개발에 참여한 캘리포니아대의 화학 교수 야동 인(Yadong Yin) 교수는 “잉크처럼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나노 입자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입자를 얇게 코팅한 종이를 인쇄용지로 사용한다. 인 교수는 “실험 결과 잉크 인쇄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색상과 느낌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인쇄용지에 특수 나노 입자를 코팅하는 일 역시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기능을 갖춘 자외선 프린터를 보급할 경우 잉크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경제성은 물론 환경보호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외선 프린터에 관한 논문은 나노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지에 게제됐다.

인쇄용지에는 여러 가지가 종류가 있다. 크게 아트지·백상지와 같은 상질지, 중질지, 하급지로 구분하는데 고급 책자나 증권 용지 등으로 쓰이는 상질지는 종이 표면이 평활하고 백색도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펄프와 잉크 남용 줄일 수 있어”

그동안 기업에서는 흡수성, 평활성, 백색도, 불투명도, 표면 강도, 내절도(耐折度), 두께, 평면도, 탄력성 등이 뛰어난 용지를 개발해왔다. 그러나 대부분 화학 펄프(CP)를 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환경 문제가 우려돼왔다.

화학 펄프란 약품 처리를 통해 수지와 리그닌 등 불순물을 제거한 펄프를 말한다. 약품에 아황산과 중아황산칼슘과의 혼합액을 사용한 것을 아황산 펄프, 수산화나트륨을 사용한 것을 소다 펄프, 가성 소다와 황산 나트륨의 혼합액을 사용한 것을 황산염 펄프라고 한다.

이밖에 가성 소다(수산화 나트륨)로 처리한 원료에 염소나 질산을 작용시킨 염소 펄프와 질산 펄프 등이 있다. 문제는 이런 화학처리 과정에서 배수를 통해 다량의 약액과 리그닌을 포함한 불순물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펄프 업체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불순물 회수와 처리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인쇄용지로 사용된 이후 발생하는 폐기물 역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사용된 인쇄용지 중 약 40%가 쓰레기로 변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재생지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잉크 성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삼림파괴다. 인쇄용지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원시림이 벌목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전체 삼림의 약 3분의 1이 펄프 생산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논문 주저자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의 웬슈 왕(Wenshow Wang) 교수 “미·중 공동 연구팀이 이처럼 심각한 환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 새로운 기술이 프린터 사용을 편리하게 하고 환경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에 따르면 특수 코팅된 인쇄용지를 사용할 경우 수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인쇄용지도 재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쇄의 질, 오염물질 발생, 높은 비용 등으로 인해 재인쇄 용지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좌절돼왔다.

그러나 자외선 프린터 출현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렸다. 왕 교수는 “우리들이 개발한 프린터가 기존 프린터가 갖추지 못한 장점을 지니고 있어 상용화할 경우 세계 프린터 문화를 바꾸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7.02.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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