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대전환시대③]"작업복 입고 회식하는 직장인, 눈 씻고 찾아도 없어"
입력 2020-01-23 05:00:00
![창업국가산업단지 전경. 산단 북쪽으로 상업지구와 주택가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 한국산업단지공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23/0183c9ad-8ebe-4446-be7f-8a8461e57778.jpg)
창업국가산업단지 전경. 산단 북쪽으로 상업지구와 주택가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 한국산업단지공단]
'세계 최대 기계산업단지' 창원의 눈물

창원산단 고용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국GM 창원공장 비정규직 지회 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 30일 공장 앞에서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23/fd93bb5b-889b-441f-8dd1-2f7b2188d00d.jpg)
한국GM 창원공장 비정규직 지회 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 30일 공장 앞에서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창원산단 생산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 구조가 지금처럼 변화하는 시기엔 자본·노동을 재배치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특히 노동 시장의 경직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2년간 창원산단 수출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창원의 제조업체 모두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건 아니다. 선제적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린 곳도 있다. 자동차 변속기에 들어가는 스풀 밸브(자동변속기의 초정밀 유압 밸브)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경한코리아에게 변곡점은 2015년 찾아왔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폴크스바겐에 직접 납품할 물량을 따낸 것이다. 이후 독일 변속기 업체 ZF, 캐나다의 스택폴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로부터 잇따라 공급 계약을 따냈다. 직원 수는 2015년 83명에서 현재 103명으로 늘었다.
폴크스바겐 수주 전 연 200만~300만 개였던 생산량은 지난해 1000만 개로 늘었다. '스마트팩토리(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제조 혁신)'를 도입하면서 일감이 늘었고, 단순 공정 자동화로 사라진 인원을 관리 인원이 채웠다.
중앙일보가 찾아간 창원 성산동 경한코리아 공장에선 자동화 공정이 한창이었다. 연면적 2만6000㎡ 규모의 공장 1~2층엔 320여 대의 컴퓨터 수치 제어(CNC) 공작기계가 밸브를 깎고 연마하고 코팅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특히 대당 3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로봇팔 10여 대가 눈에 띄었다.
부품을 들어 올려 선반에 놓는 단순 작업은 대부분 로봇의 몫이었다. 삼성·LG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갖추고 있는 자동차 설비로는 놀라운 수준이다.
경한코리아는 최근 4년간 CNC 설비에 13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한 전략이었다. 6년 전, 폴크스바겐 본사 구매 담당이 변속기 부품을 아웃소싱하기 위해 경한코리아를 비롯 한국·일본·중국의 부품 전문 업체를 탐색한 게 시작이었다.
폴크스바겐의 계약 조건은 생산과 '트랙킹(제조 이력 조회)'이 가능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기존 업체보다 낮은 가격이었다. 이준형 경한코리아 부사장은 "기존의 기름때 묻은 공장과 수기 시스템으론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며 "살아남기 위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디지털화한 경한코리아의 생산라인 모니터링. 김영주 기자
이 회사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후 CNC의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직원을 새로 채용했다. 이 부사장은 "설비와 연계된 모니터링을 한다. 또 제품 이력 추적을 위한 MES(제조실행시스템)를 관리하는 직원도 새로 뽑았다"고 했다.
매출은 2016년 26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400억원이 됐다. 수출은 지난해 2000만 달러에 이어 올해 2200만 달러(약 256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준형 경한코리아 부사장은 "기존에 하던 대로 내수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매출과 수출, 고용 모두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살아남았다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는 건 아니다. 이상연 경한코리아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도 계속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는 현장 근로자의 노하우도 데이터화할 수 있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수출 등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도 기업에 메시지를 확실히 줘 변화를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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