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에 반도체 얼마나 들어갈까?
권구용 기자 입력 2020.01.26. 07:00지난해 수출 비중의 17.5%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산업
(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반도체'란 단어는 익숙하다. 뉴스에도 자주 나오고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이란 소리도 들어봤다. 그러나 정작 '반도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전자제품에 많이 들어간다고는 하는데 어디에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여기까지 공감을 한 독자를 위해 가장 친숙한 전자제품. 지금 손에 들고서 이 글을 읽게 해주는 스마트폰에 어떤 반도체가 들어가는지 살펴봄으로써 반도체의 종류와 역할을 살펴보고자 한다.
◇반도체가 대체 무엇일까
우선 반도체(半導體, semiconductor)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전기가 어떤 때는 통하고 어떤 때는 안 통하는 물질을 반도체라고 한다. 전기가 항상 통하는 도체와 반대로 항상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사이 어디쯤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도체라는 단어의 자체의 뜻은 이러하지만 우리가 흔히 뉴스나 일상에서 접하는 산업으로의 반도체는 흔히 칩이라고 불리는 집적회로(IC, Integrated Circuit)를 의미한다.
IC란 여러 전자부품(소자)를 하나로 쌓아 올린(집적) 칩이다.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저항, 커패시터 같은 개별 소자를 모아 기능을 하는 부품으로 만든 것이 IC다. IC는 각종 전자기기의 동작을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익숙한 낸드플래시나 D램 같은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Display Drivers)와 내장형 마이크로 프로세서(Embedded MPUs), 로직(Logic) 등이 IC 제품이다.
정답부터 말하면 많다. 어디까지를 반도체라고 정의하기도 쉽지 않고, 그 개수도 워낙 많아서 딱 잘라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요 역할을 하는 반도체는 알 수 있다.◇스마트폰 속에 얼마나 많은 반도체가 들었을까
우선 잠시 핸드폰의 오른쪽 상단으로 시선을 돌려 배터리가 몇 퍼센트나 남았는지 확인해보자. 바로 그 배터리와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PMIC(Power Management IC)라는 반도체다.
또한 지금 검은 액정에 다양한 글자와 색, 영상 등이 시각화되는 것도 DDI(Display Driver IC)라는 반도체가 있기 때문이다. DDI는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이다. 디지털 영상 신호를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RGB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전달하고 디스플레이 패널에 전달하는 것이 DDI의 역할이다.
지금 손가락을 이용해서 기사를 내리고 있다면, 터치 위치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반응하도록 터치컨트롤러(Touch Controller IC)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날 음식과 풍경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는데도 반도체가 필요하다. 사람에게 눈, 코, 입, 귀가 있다면 스마트폰에는 센서가 있다. CIS(CMOS Image Sensor)는 피사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이미지 센서다. 카메라로 생각하면 필름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하자마자 장착하는 SIM은 사용자의 고유 정보를 식별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교통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NFC, 위치 측정이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 소리를 인식해 디지털로 변환시키고, 변환된 디지털 신호를 다시 소리로 바꿔 주는 Audio Driver IC 등도 모두 반도체다.
그리고 가장 핵심이 되는 AP(Application Processor)가 있다. 컴퓨터로 치면 CPU인데,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다양한 앱을 구동시키고 다른 IC들을 제어하는 가장 핵심이 되는 반도체다.
AP를 비롯해 지금까지 언급한 반도체는 모두 시스템 반도체라는 큰 카테고리에 속한다. 사람으로 치면 생각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말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사람은 단지 생각하고 오감을 느끼기만 하지 않고 기억도 한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로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저장한다.
◇대한민국의 대표 수출 상품 '반도체'
크게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로 나누어지는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품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출액 5423억3000만달러(약 631조7059억원) 중에서 반도체 수출액은 951억6000만달러(약 110조8423억원)로 17.5%의 비중을 차지해 전체 수출 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1위와 2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답게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액은 630억달러(73조647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메모리 분야와 시스템 분야의 매출 기준 비율은 3대 7로 시스템 반도체가 압도적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이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점유율은 약 3%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매출 순위에서 인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정부와 기업들은 메모리를 기반으로 이룬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이어나가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 착수를 위한 사업공고를 시행하고 향후 10년간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입해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이미지 센서 성장세에 발맞춰 차세대 CMOS 이미지 센서(CIS) 개발을 위한 일본 R&D 센터를 지난해 신설하고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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