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28단 낸드플래시 연말 양산".. 퀀텀점프냐 허풍이냐
김성민 기자 입력 2020.04.21. 03:03 수정 2020.04.21. 09:34다른 中 업체는 5G 통합칩도 출시
국내 업계는 中 기술력 평가절하
"中 생산비용 비싸 팔수록 손해.. 고난도 반도체 시장에서도 외면"
최근 한국 반도체 업계에 뜨거운 논란거리가 생겨났다. 지난주 중국 반도체 업체인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연말까지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나선다고 밝히면서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는 쌓아올리는 적층 수가 많을수록 용량이 커지고 활용도도 높아진다.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작년 8월 양산을 시작했고, SK하이닉스가 작년 6월 양산 기술 개발을 완료한 최신 기술이다. 그동안 중국과 한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는 2~3년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작년 말 64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 YMTC의 128단 제품 개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반도체 업계는 적잖이 놀랐다. 반도체 기술 격차를 단숨에 1년으로 좁힌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업체 발표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지금껏 중국 업체들이 자랑삼아 발표한 기술과 신제품이 실제 시장에는 통용되지 않았던 '허풍성 발표'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다시 불붙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일으켜 세움)가 실제 위협일까, 아니면 단순 허풍일까.
◇퀀텀 점프 하는 중국 반도체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반도체를 육성,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아직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 수준에 그치지만, 중국 정부는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굴기를 지속적으로 외치고 있다. 최근 하나둘씩 성과도 내고 있다.
지난 13일 중국 매체인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인 AMEC은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깎는 5나노 식각장비를 개발해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의 검증을 통과했다. 이 매체는 AMEC의 장비가 TSMC 생산라인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장비 업체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에 장비를 공급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지난달엔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 SMIC가 10나노 공정을 건너뛰고 7나노 공정으로 진입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대만 디지타임스의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TSMC와 본격적으로 경쟁해보겠다는 것이다. SMI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4.5%를 차지하는 업체로 그동안 14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만들었다.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의 반도체 설계전문 자회사인 유니SOC도 지난 3월 5G(5세대 이동통신) 통합 칩인 'T7520'을 출시했다. 그동안 5G 통합 칩은 퀄컴, 삼성전자, 하이실리콘, 미디어텍 등만 만들었는데 중국 기업이 이 대열에 끼어든 것이다.
◇"뽐내기용 발표 가능성도"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는 것은 겁나기도 하고 맞는 사실이지만, 이번 건은 심했다"고 평가한다. 우선 중국 업체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율을 올려 이익을 남기느냐가 사업 핵심이다. 중국 업체가 아직 이익을 못 낸다는 것은 수율이 낮다는 뜻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32단 낸드플래시의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10의 비용으로 생산할 때, YMTC의 생산 비용은 50이 든다. 황민성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YMTC는 월 2만장 생산해 현금을 까먹는 수준"이라고 했다.
또 중국 반도체 기업이 발표하는 기술들은 국제 반도체 시장에서 잘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들이 개발했다고 한 반도체들이 실제 시장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중국 업체가 개발했다던 D램 실물을 봤지만 이를 공급받는다는 업체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중국 정부의 지원이 쪼그라들자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설익은 기술을 발표한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칭화유니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맞아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반도체 업체 고위 임원은 "중국이 코로나 사태, 미국과 갈등 속에서 대외적인 위세를 보여주기 위해 반도체 굴기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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