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돕는 AI 로봇, 영화 보는 자율차…신기술 대거 과시
입력 2022-01-08 00:20:04
수정 2022-01-08 00:34:44
수정 2022-01-08 00:34:44
CES 2022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로봇개 ‘스팟’ 3마리가 방탄소년단 음악에 맞춰 칼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CES에선 특히 가까운 미래에 소비자의 일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로봇과 모빌리티 관련 신기술이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와 상호 작용이 가능한 인공지능(AI) 로봇인 ‘삼성 봇 아이’를 최초 공개했다. 삼성 봇 아이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이동할 뿐 아니라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함께 공개된 ‘삼성 봇 핸디’는 사람처럼 길게 팔을 뻗을 수 있어 가사 도우미의 역할을 매끄럽게 해낸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불참
두산그룹 부스에서 사과를 수확·포장하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연합뉴스]
현대차그룹도 총수인 정의선 회장이 개막 전야 행사 무대에 반려견 형태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올라 화제를 모았다. 정 회장은 "앞으로는 스마트폰처럼 매일 로봇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의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등 로봇을 접목한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 추진에 힘쓰고 있다. 자동차 기업이 로봇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면, 가전 기업은 거꾸로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LG전자는 AI 기반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 ‘LG 옴니팟’을 선보였다. 탑재된 전자 제품과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자는 차내에서 영화 감상과 캠핑은 물론 운동까지 할 수 있다. 예컨대 자율주행 중인 차내 화면에 가상 인간이 등장해 탑승자에게 피트니스 동작을 알려주는 식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은 일반 가전 대신 로봇과 모빌리티가 CES 무대의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검역 강화·인력 부족 겹쳐 차질도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증강현실(AR) 기반 미래 운전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관람객이 프랑스 기업 다쏘시스템 부스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검역 강화와 하역 인력·장비 부족이 겹치면서 국내 중견·중소기업 일부가 물류 문제로 전시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한범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에서 지난해 10월 발송한 장비·기자재가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항만에 묶여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선적한 화물은 그동안 통상 2~3주면 미국 서부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인수가 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서안의 항만이 꽉 막혀 있는 상태다. 해운조사기관인 씨-인텔리전스는 미국 서안의 항만 적체는 전 세계 선대 공급의 약 12%가 사라진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급하게 항공편을 물색해 장비를 다시 보내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S자형 폴더블 디스플레이 ‘플렉스 에스’. [연합뉴스]
■ 삼성·현대차·LG·소니 등 너도나도 메타버스로 몰려가「 CES 2022에 참가한 국내외 기업들은 최근 산업계 화두인 3차원의 가상공간 ‘메타버스’에 주목했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인류의 단절 속에서 급격히 주목받은 기술이다. 소니와 HTC 등은 대면 만남을 넘어 가상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과 게임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가상현실(VR) 헤드셋 제품을 공개했다. 쇼핑·콘서트 등 일상에서의 생활을 가상으로 대체하는 메타버스 기술도 소개했다. P&G는 자사의 첫 메타버스 플랫폼 ‘뷰티 스피어’를 공개했다. P&G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가상공간에서 체험해 보고 다른 이용자들과 후기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글과컴퓨터그룹도 가상공간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XR판도라’를 선보였다. 판도라 개발기간은 약 1년 6개월로 한컴의 각종 서비스와 연동을 준비하며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이번 플랫폼은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3차원 실사 느낌의 사람들끼리 회의를 하면서, 인터넷 검색과 필기는 물론이고 문서도 가상공간에서 공유하고 편집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ES 개막에 맞춰 미국 뉴욕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837’을 본딴 ‘삼성837X’를 메타버스로 구현해 공개했다. 가상 부동산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 자리를 한 삼성837X 매장은 사용자들에게 ‘연결극장’ 서비스와 ‘지속 가능한 숲’을 보여줄 예정이다. 연결극장에서는 현재 CES에서 발표한 삼성의 주요 뉴스를 확인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숲은 디지털 세상 속에서 수십 만 개의 나무 사이를 걸을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6일(현지시간) CES에서 실시간 3차원 콘텐트 개발·운영 플랫폼 회사인 유니티와 메타버스 공장인 ‘메타팩토리’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와 유니티는 올해 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완공에 맞춰 HMGICS를 그대로 본뜬 첫 메타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실제 공장과 동일한 쌍둥이 공장을 가상공간에 건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싱가포르 공장을 운영·관리할 수 있다. 현대차 측은 "메타버스를 통해 공장 운영을 고도화하고, 제조 혁신을 추진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균 기자
이창균 기자, 라스베이거스=최은경·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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