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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주를 골프천국으로

FERRIMAN 2008. 3. 12. 10:23
기사 입력시간 : 2008-03-12 오전 2:25:59
[한국너무비싸다] “그린피 8만원 … 제주를 골프천국으로”
제주도 “중국보다 싸게 만들겠다”
횟값·호텔 요금도 도민 수준 할인


현재 주말에 제주도에서 4명이 1조로 골프(18홀 기준)를 치려면 71만5000원이 든다. 그린피 55만6000원에 캐디피(8만6000원)와 카트비(7만3000원)를 내야 한다. 같은 조건이라면 수도권·충청권·강원권·영호남권보다는 4∼24%(3만2000∼22만8000원) 싸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린피(50만원), 캐디피(2만5000원), 카트비(1만7000원)을 포함해 54만2000원이면 된다. 31.9%나 싼 셈이다. 그래서 수많은 골퍼가 해외여행도 할 겸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11일 도청에서 ‘관광산업진흥 전략보고회’를 열고 골프장의 그린피를 중국보다 더 낮추고 카트 사용료를 올 상반기 안에 4만~5만원대로 인하하는 내용의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중국보다 값싸고 서비스도 좋은 ‘골프천국’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도내 24개 골프장업체와 접촉해 2개 골프장(한라산컨트리클럽·부영컨트리클럽)에서 6만~8만원 받던 카트비를 4만원으로 낮추도록 했다. 나머지 골프장은 올해 6월까지 4만~5만원대로 인하토록 할 방침이다. 골프장 경기도우미인 ‘캐디’와 카트를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것을 선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3개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서는 일본 관광객 등 비회원에게 특별 개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제주에서 골프를 치려던 관광객이 기상 악화로 라운딩을 못 하고 돌아가는 불만을 없애기 위해 골프장 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대체 라운딩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상품을 개발키로 했다.

지난해 제주도 내 골프장의 이용객은 118만8718명으로 2006년도의 101만7447명보다 17% 증가했다. 그러나 홀당 입장객 수는 2006년 1982명(513홀)에서 지난해에는 1942명(612홀)으로 오히려 낮아져 골프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진수 제주도 도시건설방제국장은 “제주 골프관광 비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면서 현재 10만4000원(주중)~13만8000원(주말) 수준인 그린피도 중국 수준인 8만(주중)~12만4000원(주말) 이하로 끌어내려 동북아 최고의 골프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횟값도 내려=제주시의 대표적 횟집 거리인 탑동의 서부두횟집거리번영회 소속 16개 음식점 대표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모든 음식 값을 일률적으로 10% 내리기로 결의했다.

관광객이 선호하는 ‘다금바리’ 회 값을 ㎏당 18만원에서 16만2000원으로 낮췄다. 대신 이들 업소는 손님을 데리고 오는 여행사에 관행적으로 주던 알선 수수료를 없애기로 했다.

7개 관광호텔 뷔페식당은 관광객에 대해서도 도민 할인 요금을 적용, 뷔페 가격을 1인당 8000~1만원씩 내렸다. 9개 대형 사우나는 관광객과 도민 간 차별 요금제를 폐지하고 목욕비를 5000원으로 통일시켰다. 관광객에겐 7000원을 받은 뒤 2000원을 여행사에 송객 수수료를 주던 관행을 폐지한 것이다.

숙박업계에서도 가격 인하가 확산하고 있다. 휴양펜션업협회 소속 12개 숙박업소는 객실 요금을 10~16% 낮추고 객실 기준 인원이 초과할 때 받던 추가 요금도 받지 않기로 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보고회에서 “업계가 고비용과 불친절 등 제주 관광산업의 걸림돌을 조속히 제거해 제주도가 다시 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하도록 발벗고 나서 달라”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