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인 우주실험실 ‘희망’ 쐈다
미 왕복선 인데버호 실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러·미 이어 세번째 … 독자 우주개발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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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의 유인 우주실험동인 ‘기보’의 부품을 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가 11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인데버호에 탄 일본 우주인 도이 다카오 등 7명의 승무원은 13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한 뒤 기보 보관실 설치 작업 등 16일간의 임무를 수행한다. [케이프커내버럴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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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11일 유인 우주실험동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렸다.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는 이날 오후 3시28분(한국시간) 우주실험동 ‘기보(希望)’의 부품을 탑재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왕복선 인데버호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일본 쓰쿠바우주센터에 설치된 ‘기보’ 운용관제실이 24시간 가동에 들어갔다. 내년 봄 기보 설치가 완공되면 일본은 러시아·미국에 이어 유인 우주시설을 보유한 세 번째 국가가 된다. 일본이 1985년 ISS 계획에 참가한 지 23년 만의 결실이다.
◇내년 봄 설치 완료=인데버호는 발사 이틀 뒤인 13일 ISS에 도킹한다. 일본 우주인 도이 다카오(土井隆雄·53)를 비롯한 7명의 승무원은 이튿날부터 기보 보관실 설치작업을 벌이게 된다. 기보의 시설물은 크게 선내와 선외로 구분된다. 선내의 중심부는 대형 버스만 한 크기의 실험실이다. 선내 보관실에는 선내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장치와 자재 등을 보관한다.
일본은 내년 봄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들 부품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이번에 실려간 것은 무게 4.2t에 길이 3.9m, 지름 4.4m의 보관실용 부품이다. 5월에는 무게 15.9t, 길이 11.2m의 실험실용 부품을 추가로 보낸다. 내년 봄에는 마지막으로 노출 시설로 불리는 궤도 간 통신 시스템이 장착돼 완전한 우주실험실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기보는 지금까지 ISS에 둥지를 튼 미국과 러시아·유럽 등 4개 우주실험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일본은 자체 유인 우주실험동 설치를 위해 지금까지 6800억 엔(약 6조8000억원)을 투입했다. 2009년부터는 매년 ISS 운영비 부담금 명목으로 보급선 ‘HTV’를 발사한다. 여기에는 2015년까지 1조 엔에 가까운 사업비가 들어갈 전망이다.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 개막=일본이 자체 우주실험동을 갖게 됐다는 것은 지상에서 불가능한 다양한 실험을 몇 달, 몇 년씩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무중력 상태에서 순수한 단백질 결정 제조, 물과 기름의 성질 연구, 식물의 발아와 성장 관찰, 반도체 제작 등 다양한 실험 결과를 생명·제약분야·식품·반도체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달과 화성 진출을 위한 각종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인데버호의 일본인 승무원 도이는 97년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우주비행에 나섰다. 16일간 우주에 머물며 인데버호의 로봇 팔 조작을 맡게 된다. 또 우동·메밀국수 같은 일본 기내식 시식과 새로 개발된 항균 속옷의 성능을 실험할 예정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국제우주정거장(ISS)=지상에서 약 400㎞ 떨어진 우주궤도 위를 돌고 있는 정거장. ISS 건설 프로젝트는 미국·러시아·일본·캐나다 등 16개국이 각종 과학실험과 우주 관측·개발 등을 위해 공동으로 시작했다. 건설비용(400억 달러)의 절반가량을 미국이 부담했다. 2000년 12월 ISS의 전력 공급을 위한 대형 태양전지판이 설치된 뒤 수십 개의 모듈이 조립돼 현재 길이 108m, 폭 88m, 무게 507t의 모습을 갖췄다. 지금까지 ISS에 다녀온 우주인은 총 144명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