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부품·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올해 278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적극 나선다고 한다. 이 같은 액수는 지난해(2636억원)보다 5.5% 늘어난 것으로 올해는 특히 부품·소재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이 바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요처(대기업)와 연계한 기술 개발에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부품·소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부품·소재 산업을 하루빨리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당면 과제다. 사실 부품·소재 국산화는 산업화 이후 지난 수십년간 정부는 물론이고 민간이 줄기차게 외쳐온 슬로건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부품·소재 산업의 분발을 강조하며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대일 무역적자의 60% 이상을 부품·소재가 차지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아직 우리의 부품·소재 산업은 갈 길이 멀다. 정부가 어제 1차 부품·소재 민관협의회를 열어 발전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문제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부는 부품·소재 산업의 대일 무역 역조 해소를 위해 품목별 세부적 대응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주목된다. 예컨대 발광다이오드(LED) 같이 국내에서 기반기술을 확보해 자체 기술개발로 수입 대체가 가능한 품목은 단기 기술개발 과제로, 그리고 증기터빈처럼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커 단기간에 기술개발이 곤란한 품목은 해외 기술을 직접 도입하거나 해외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반도체 웨이퍼·차량용 제동장치 같은 전략적 수출 품목을 선정해 일본 현지에서 수출상담회도 열고 일본기업 초청 구매 상담회도 열 방침이라고 한다. 이 같은 노력이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 우리의 부품·소재 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비록 우리의 부품·소재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휴대폰용 마이크로폰·칩베리스터·정밀제어용 스테핑 모터 같은 일부 품목은 일본을 제치고 우리 기업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 모두는 대대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있었고, 그러기에 세계시장 제패가 가능했다. 어차피 정부가 수많은 부품·소재 모두를 육성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만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도 부품·소재의 대일 무역 역조가 심각한데 향후 한일 FTA가 맺어지면 광섬유 등 첨단 부품·소재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원천기술이 부족한 대신 부품·소재의 대규모 수요처인 IT·자동차·조선 같은 세트산업의 경쟁력이 세계적이다. 세계적 부품·소재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