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세상

뉴질랜드 남섬 정경(080707)

FERRIMAN 2008. 7. 21. 17:53

태고의 신비 간직한 뉴질랜드 남섬

지구별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평생 세계 곳곳을 다 둘러보고 싶다. 하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가? 시간이 있어도 돈이 없어 못 떠나고,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 포기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떠난다. 대자연의 감동과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다채로운 문화체험이 거기에 있다.

하지만 불안하다. 옆동네 '마실'을 떠나는 게 아니라 잘 모르는 곳을 간다. 과연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여행 정보를 찾아보고, 다녀온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본다.

여행지가 뉴질랜드라면 어떨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뉴질랜드는 최고의 여행지다. 특히 뉴질랜드 남섬은 섬 전체가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될 만큼 태곳적 자연의 신비감이 그대로 남아 있다.

천혜의 관광지 뉴질랜드 남섬의 키워드는 남반구에서 제일 높은 마운틴 쿡과 피오르드 해안의 밀퍼드 사운드(협만)다. 마운틴 쿡은 뉴질랜드가 낳은 세계 최고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에베레스트 최초 등정)가 등반을 위해 내 집처럼 올랐던 산이다. 그는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남반구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마운틴 쿡을 오르면서 삶의 희망을 키웠다고 한다.

뉴질랜드 여행에서 꼭 빼놓지 않고 들르게 되는 마운틴 쿡은 파릇파릇한 녹색 잔디와 에메랄드빛 호수 위로 하얀 이마를 드러낸다. 이런 모습은 다소 수줍게 보이지만 웅장한 자태와 기품은 남반구 최고의 명산다운 진면목을 갖추고 있다.

마운틴 쿡은 영국 '제임스 쿡' 선장 이름을 따서 이름 붙여졌지만 원래는 마오리족(원주민)어로 '아오라키(Aorakiㆍ구름을 뚫은 산)'라고 부른다. 해발 3754m의 마운틴 쿡 정상을 포함한 국립공원은 3000m가 넘는 봉우리가 18개, 2000m급이 140개나 될 만큼 '남반구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명산이다.

특히 마운틴 쿡 주변에는 세계에서 가장 두터운 테즈먼 빙하와 푸카기 호수, 테카포 호수 등이 산을 둘러싸고 있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할 만큼 경관이 아주 빼어나다.

바다와 어우러진 또 다른 뉴질랜드 남섬을 보고 싶다면 피오르드 해안과 산주름이 빚어내는 밀퍼드 사운드로 가면 된다. 이곳은 노르웨이 송네피오르드처럼 원시적 대자연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사람의 발길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밀퍼드 사운드 여행은 크게 산에 오르는 트레킹과 유람선을 타고 바다와 산을 감상하는 크루즈가 있다. 밀퍼드 트레킹의 경우 뉴질랜드 관광청에 의해 하루 40명만 등산할 수 있도록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한국에서 2~3개월 전 신청하면 별 무리 없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신비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도연명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밀퍼드 사운드에는 여러 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다. '피오르드 랜드 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54㎞의 밀퍼드 트레킹 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빙하가 훑고 지나간 U자 계곡을 흐르는 강과 푸른 호수를 끼고 이어지는 아열대우림 속 산길을 따라 3박4일간 걷는 이 코스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신이 빚어놓은 바다와 산을 천천히 걸으며 감상하는 밀퍼드 사운드는 천국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여행 내내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트레킹을 할 수 없는 여행자들은 배를 타고 구절양장으로 휘어진 바다로 나가면 더욱더 아름다운 밀퍼드 사운드의 매력에 깊이 빠져든다.

일반적으로 남섬을 찾는 여행자들은 트레킹보다는 유람선을 타고 높은 산에서 바다로 바로 쏟아지는 폭포와 물개 그리고 남극의 빙하를 감상한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남섬의 설산과 남극에서 흘러들어오는 푸른빛 바다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1시간 남짓 소요되는 유람선 크루즈는 뉴질랜드 남섬이 꼭꼭 숨겨놓은 자연의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