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키기

[중앙일보] 심장 건강, 이렇게 지키자

FERRIMAN 2008. 10. 7. 17:39

기사 입력시간 : 2008-10-06 오후 3:13:40
네 심장을 실험하지 마라
비만·스트레스에 대한 심장의 역습, 동맥경화
쉼 없이 하루 10만 번 뛰는 심장, 소식·운동으로 보답을
‘나는 얼마나 많은 심장병 위험인자를 안고 사는 걸까’.급증하는 비만인구로 국내 사망원인 2위로 올라선 성인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증). 다행히 성인 심장병은 발병을 초래하는 위험 요인을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지난 5일은 대한심장학회가 정한 ‘심장 수호의 날’. 하루 10만 번씩 쉬지 않고 뛰는 심장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방안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기름진 식사와 스트레스가 주범=성인 심장병은 현대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환자가 급증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30년간 환자수가 6~10배 증가했다. 소박한 채식 위주에서 고칼로리 동물성 지방으로 식단이 서구화된 데다 무한경쟁 사회가 유발하는 일상의 스트레스가 급증한 탓이다.

동물성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동맥경화증 촉발→성인 심장병 발병의 수순을 밟는다. 또 스트레스(긴장)는 맥박과 혈관을 관장하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 박동과 혈압을 올려 심장 노화를 촉진한다.

◆힘들 때 나타나는 묵직한 흉통=심장병이 있을 땐 흉통이 나타난다. 단 흉통은 ▶계단 오르기, 뛰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 힘든 상황에서 ▶가슴 중앙에서 시작해 오른쪽·왼쪽·양쪽 팔 등으로 뻗치면서(때론 배꼽에서 턱으로 올라오기도 함) ▶묵직한 느낌으로 가슴을 조여온다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흉통 외에 숨이 차고 맥박이 불규칙해지면서 어지럼증·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단 한 번이라도 이런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즉시 정밀검사로 성인 심장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노화와 더불어 동맥경화는 진행된다. 남성 40세 이후, 여성 50세 이후엔 매년 심장 정밀검진을 받는 게 권장되는 이유다.

여성이 건강검진 권장 시기가 남성보다 10년 늦은 이유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덕분에 심장병 발병 시기가 대부분 폐경 이후로 늦춰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에스트로겐이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높이는 기능을 해 동맥경화를 늦출 뿐만 아니라 복부 비만을 예방하는 심장 건강의 파수꾼이다.

◆발병 후엔 단계별 맞춤치료 받아야=심장병은 초기부터 적극 관리·치료해야 한다. 예컨대 콜레스테롤 환자에게 스타틴 계통의 약물로 콜레스테롤 수치만 정상화시켜도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을 2~3배 낮출 수 있다. 또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심장병 위험요인은 약물치료·저칼로리 저염식·운동 등으로 정상 수치를 유지하면 심장 발작 위험이 준다.

일단 심장혈관이 80% 이상 막힌 환자는 좁아진 부위를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이 효과적이다. 단 스텐트는 5~10%에서 다시 막혀 시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만일 혈관이 꼬불꼬불하거나 막힌 부위가 너무 광범위한 환자는 스텐트 시술도 받기 힘들다. 이땐 가슴이나 다리 혈관을 떼어내 이미 막혀버린 심장 혈관을 대체하는 혈관우회술을 받아야 한다. 어떤 시술을 받더라도 시술 후 항혈소판 제제·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에 대한 약물치료는 꾸준히 받아야 한다.

◆예방은 젊을 때부터=성인 심장병은 예방이 가능한 ‘인재’다. 단 예방법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부터’ 실천하는 게 좋다.

첫 번째 목표는 체중 관리. 남성은 살이 찌면 20대부터 복부 비만과 고지혈증이 나타난다. 효율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선 섹시함의 대명사인 S자(여성), V자(남성) 몸매를 목표로 정하자. 또 심호흡과 복식호흡, 지인과의 잦은 대화, 업무 분산 등 스트레스 관리를 20대부터 생활화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서울대병원 심장내과 김효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