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있어도, 性은 정년이 없다 실버 세대 성 지침서, ‘성은 늙지 않는다’ 2008년 09월 30일(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는 나라이다. 이미 2000년에 노인 인구 비율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07년에 9.85%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2018년에는 14.3%, 2026년 무렵에는 20.8%가 노인이 된다. 참고로 유엔 기준으로 65세 노인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20년 이내에 우리나라 인구 1/5가 노인이 된다는 얘기다. 실버산업, 우아한 노년, 제 2의 인생 등이 21세기의 키워드로 등장한 지 오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정년은 갈수록 짧아지고 생활비는 점점 증가하는데 평균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이제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고민이 되었다. 이런 현실에서 나온 『성은 늙지 않는다』는 노인복지 문제 중에서도 ‘성(性)’이라는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 노인들의 성욕을 주책, 노망, 아니면 그저 ‘망측한’ 그런 것으로 치부해 왔던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무성으로 지내야만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성적 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성적 욕망이 사라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과거보다 늘어난 노년기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의 성적 욕구는 단지 갇혀 있을 뿐이다. 탑골 공원, 종묘 공원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던 소위 ‘박카스 아줌마’는 노인들의 일그러진 성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그렇게 보기 흉한 모습으로, 왜곡된 시선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노년의 성에 대해 이 책은 외친다. “실버 세대여, 즐거운 호모 에로티쿠스가 돼라!” 현재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자 시인으로서, 평생을 노인 복지 이론과 실천 학문에 매진한 임춘식 교수는 순결주의의 포로가 된 한국 노인들에게 고한다. 노년의 성 능력을 단정짓지 말라, 부부가 함께해야 장수한다, 사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잃는다! 이 책은 노년의 성을 터부시됐던 우리의 선입견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너희들도 언젠가는 늙는다!”는 처절한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자료를 들어 설명한다. 성에는 정년이 없다 몇 년 전 미국은퇴자협회(AARP)가 미국 전역에서 45세 이상 성인 13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 의식 조사는 ‘나이가 들어도 아내는 여전히 육체적으로 매력적’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만 60~75세 남성의 경우 64%가 “내부자가 육체적으로 대단히 매력 있다”고 대답한 사실이다. 참고로 만 45~59세 남성은 59%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한 만 7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남성 26%, 여성 24%가 성관계를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2005년 ‘대전 노인의 전화’가 310명의 노인(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 노인의 70%가 아직 월 1회 이상 성관계를 갖는다고 했다. 또한 성인 잡지나 TV에서 야한 프로그램을 봤을 때,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이성을 봤을 때 성적 충동을 느낀다고 했다. 노인들이 직장에서는 은퇴했을지 몰라도 성생활에서 은퇴한 것은 아니다. 성에는 정년이 없다. 부부가 함께해야 장수한다 프랑스의 노년생활지 <노트르 탕>의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노인의 91%가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행복한 사랑을 누리기 위해 섹스가 중요한가?”는 질문에 대해 “무척 중요하다”가 29%, “중요하다”가 57%로 전체 노인의 86%가 섹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규칙적인 성생활은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고환, 음경 등의 위축과 퇴화를 방지하며 전립선 질환을 예방한다. 뇌를 자극해서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 엔돌핀을 분비시켜 스트레스 해소, 통증 완화, 면역력 강화 등을 가능케 한다. 노년기 부부의 성적인 사랑은 사랑 자체로서의 의미와 함께, 건강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연령이 많아질수록 부부관계를 더욱 존중해야 하며 성생활에 따른 즐거움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아름다운 노년의 성을 위해 “흰 눈이 지붕을 덮었다고 집 안의 벽난로가 타지 않는 것은 아니다”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어도 성욕은 늙지 않는다는 서양 속담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노년의 성에 대해 다양하게 언급하는 모습이다. 몇 년전 노인들의 성생활을 노골적으로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가 큰 파장을 일으킨데 이어, 최근 모 인기 드라마는 황혼의 연애를 다뤄 시청자의 큰 관심을 얻었다. 극중 배우의 키스신은 각종 기사에 나면서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다. 노년의 외로움은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다. “노년의 성을 감추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시대 착오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설득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대한민국 노인들의, 아니 언젠가 노인이 될 사람들에게 행복한 노년생활을 위한 지침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청한 기자 | chkim@kofac.or.kr 저작권자 2008.09.30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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