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사이언스타임즈] 타임지 선정, 2008년도 과학 10대 뉴스

FERRIMAN 2008. 12. 17. 09:54

타임지 선정, 올 10대 과학성과 거대강입자가속기부터 최초의 가족까지 2008년 12월 17일(수)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Vol. 172 No. 25 온라인판으로 지난 문화, 예술, 정치, 경제, 과학 등 사회 각 분야에서 '2008년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이 중 과학성과를 다룬 'Top 10 Scientific Discoveries'라는 기사를 살펴봄으로써 올 세계 과학계에서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을 되돌아보자.

1. 거대강입자가속기

▲ 빅뱅 직후의 상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거대강입자가속기. 올 9월 가동에 들어갔으나 2주도 안돼 고장이 났다. 
올 한 해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둘레가 27킬로미터나 되는 세계 최대 가속기, 거대강입자가속기(Large Hardon Collider, LHC)의 가동을 앞두고 전 세계가 요란했다. LHC가 지구에 종말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법적 소송까지 불거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LHC에서 미니 블랙홀이 만들어져 지구를 삼킬 것이라는 이유에서 말이다.

다행히도 9월 가동에 들어간 LHC는 지구에 종말을 가져오진 않았다. 하지만 나쁜 소식도 있었다. 가동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고장이 났기 때문.

그동안 세계 과학계는 우주 탄생의 순간인 빅뱅 직후의 우주의 모습을 보여줄 LHC의 가동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그런데 가동에 들어간 지 2주도 안 되어 초전도 자석을 냉각시키는 데 쓰이는 액체헬륨이 밖으로 새어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LHC는 현재 수리 중이며 내년 여름쯤에나 다시 가동될 예정이다.

2. 화성 북극

▲ 화성의 극지방으로 처음으로 방문한 피닉스호. 
이제까지 어떤 우주선도 얼음과 물이 상당히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는 화성의 극지방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지난 5월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착륙선 피닉스호가 화성의 북극에 도착하기 전까지 말이다.

피닉스호는 화성의 북극을 돌아다니며 땅을 파고 샘플을 채취했으며 그 샘플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럼에도 피닉스호는 죽음의 땅이라는 화성의 이미지를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대신 피닉스호는 화성에 생명의 원천인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성과를 올렸다. 또 피닉스호는 화성도 눈이 내린 흔적이 있고 회오리바람이 분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초 피닉스호는 90일 동안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었었다. 하지만 그보다 긴 5개월 동안 활동을 벌였다. 그런 다음 지난 11월 화성 북극의 혹독한 추위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3. 생명 창조

▲ 박테리아 수준에서 인공 합성 생명체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인간 게놈 연구자 크레이그 벤터 박사. 
자신이 원하는 형태와 기능을 가진 생명체를 만든다? 무슨 컴퓨터 게임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향해가는 과학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인간 게놈 연구의 권위자인 크레이그 벤터 박사다. 벤터 박사는 올 1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해밀턴 스미스 박사 등 17명으로 구성된 연구팀과 함께 화학물질을 조합해 생명체 중 구조가 가장 단순한 박테리아, ‘미코플라스마 제니탈리움’의 게놈(생물의 유전체)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 박테리아의 게놈은 아데닌(A)·구아닌(G)·티아민(T)·시토신(C). 이 4가지 염기들이 58만2천개의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벤터 박사는 다음 단계로 이 합성한 게놈을 살아 있는 박테리아에 삽입한 후 실제로 생명체로서 기능을 하는지를 볼 계획이다. 이 단계가 성공을 한다면 마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능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발하듯 언젠가는 생명체도 마음대로 제작이 가능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4. 우주로 향한 중국

▲ 중국 우주인이 우주유영을 하는 모습. 
중국이 지구 궤도에 우주인을 올려 보냈다. 이에 대해 그래서 뭐 어쨌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미국은 1962년 이후로 해오고 있는 일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중국이 대단한 건 이게 아니다.

중국은 2003년에 처음으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했다. 그리고 2005년에 두 번째, 올해 세 번째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했다. 처음엔 1인 우주선으로 시작하더니 그 다음엔 2명 그리고 올해엔 3명으로 자리가 늘어났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고 우주선 바깥으로 나가 우주유영까지 해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5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에 해냈다.

중국 우주기술의 발전 속도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는 더 있다. 중국의 무인우주선 창은 현재 달을 돌고 있다. 그리고 2020년까지 달 표면에 인간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5. 예상보다 많은 고릴라

▲ 웨스턴 로랜드 고릴라는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2배나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릴라는 살아 있는 영장류 중 가장 크며, 인간의 게놈과 98-99퍼센트 동일해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올 여름 이런 고릴라에 대한 희소식이 들려왔다. 야생동물보호협회(Wildlife Conservation Society)의 조사에 따르면 희귀종인 웨스턴 로랜드 고릴라(western lowland gorilla)의 개체수가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턴 로랜드 고릴라는 아프리카 콩고 북부의 우림과 저지대 습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예상치보다 2배나 많은 약 12만5천 마리의 웨스턴 로랜드 고릴라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런 희소식에는 나쁜 소식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콩고공화국 주변 나라의 전쟁으로 인해 콩고 비룬가 국립공원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 이곳은 세계 개체수의 절반가량인 350여 마리의 마운틴고릴라의 보금자리이다.

6. 외계행성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은 우주에 수많은 태양계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마치 우리의 태양 주변으로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이 도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생각이 실제로 확인된 것은 1995년이었다. 이때부터 천문학자들은 외계행성을 발견하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2008년 12월 현재까지 등록된 외계행성은 333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계행성은 너무 크고 생명이 살아가기에 힘든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지난 6월 최초로 외계행성을 발견한 스위스 천문학자 미셸 마이어는 이전보다 작은 45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그 가운데에는 지구의 4.2배밖에 안되는 지구형 행성도 하나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에 마이어 박사가 발견한 행성들이 중요한 이유는 생명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너무 태양에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 커다란 태양 주변으로 작은 점처럼 생긴 3개의 행성이 보인다. 이곳에는 어쩌면 외계인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11월에는 미국과 캐나다 연구팀이 공동으로 외계행성을 직접 찍은 최초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자외선과 가시광선으로 찍은 사진으로 어쩌면 최초의 외계인의 세상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7. 투명망토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가 발명되었다. 지난 8월 미 버클리소재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진이 투명망토를 개발함으로써 투명인간이 소설이나 허구의 세계가 아니라 실제 세상에 존재할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연구진은 투명망토를 만드는 데 나노세계로 들어갔다. 연구진은 종이보다 10배나 얇은 투명망토를 짜는 데 나노전선을 이용했다. 이렇게 개발된 물질은 메타물질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마치 물이 돌 주위를 돌아서 흐르듯 빛이 메타물질 주변으로 돌아가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효과를 만들어낸다.

현재 투명망토는 실험적인 수준이다. 너무나도 부서지기 쉬운지라 실질적인 사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투명인간이란 게 소설적 상상물이 아니라 현실이 된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 아닌가?

8. 신생대 공원

공룡이 등장하는 쥬라기 공원이 아니라 매머드가 사는 신생대 공원이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11월 미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생화학자 스테반 슈스터 교수는 빙하기에 멸종한 매머드의 게놈 80퍼센트를 복원해냈다고 발표했다. 여러 매머드 화석에 남아 있는 털 뭉치를 이용해서 말이다. 이 작업에는 30억 개 이상의 DNA 서열을 조각 맞추기를 해야 할 뿐 아니라 털 뭉치에 붙어 있던 다른 생명체들의 물질이 포함되지 않도록 확인해야 하는 복잡한 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매머드의 게놈을 복원한다면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매머드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조만간 그런 일은 벌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슈스터 교수는 그럴 가능성을 영원히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9. 대중의 과학 인지도

미국인들은 좀 더 똑똑해졌을까? 조사에 따르면 1979년에서 2006년 사이 미국인의 과학적 이해도는 2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올해 미시건 대학 정치학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과학적 소양이 조금 늘어났다고 한다. 현재 미국인 가운데 과학적 소양을 가진 시민은 25퍼센트. 그러니까 성인 4명 중 1명은 뉴욕타임즈지에 게재되는 과학뉴스를 읽고 이해할 줄 안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과학적 소양이 늘어남에 따라 지구온난화나 줄기세포와 같은 과학계의 복잡한 이슈들도 미 정치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학적 소양은 얼마나 되는 걸까?

10. 최초의 가족

▲ 최초의 핵가족. 엄마, 아빠, 그리고 두 아들로 이루어진 이 가족은 4천600년 전의 가족이다. 
핵가족이라 함은 부모와 결혼을 하지 않은 자식으로 구성된 가족으로, 현대가족의 보편적인 형태이다. 이런 핵가족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최근 발견에 따르면 최소 4천6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11월 독일 중부 지방의 한 시골마을에서 4천600년 된 석기시대의 유골이 파헤쳐졌다. 이곳의 유골들은 두개골이 심하게 파손되고 화살촉이 박힌 흔적들이 남아 있는데 외부 공격을 받아 몰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유골들 가운데에서 4명이 서로 엉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4명은 한 명의 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 그리고 8-9살과 4-5살의 2명의 어린 소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한 가족의 구성원처럼 말이다.

연구진이 DNA를 조사해보니 추정대로 한 가족으로 확인되었다. 이 가족이 최초의 핵가족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과학적으로 증명된 최초의 핵가족이다.

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8.1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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