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키기

[중앙일보] 눈 밑 지방 제거

FERRIMAN 2009. 1. 12. 16:24

기사 입력시간 : 2009-01-12 오전 12:17:34
나이 들어 보이는 눈 밑 ‘심술단지’
지방 제거 대신 근막초 옮기면 효과
 얼굴에서 ‘가는 세월’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위가 눈이다. 노안으로 시야가 불편하고, 눈꺼풀 처짐과 불룩한 눈밑 지방은 나이를 감추기 어렵게 한다. 중년의 남녀가 가장 많이 하는 성형수술도 역시 눈 주위 늘어진 피부다.

나이가 들면 왜 눈밑 지방이 심술단지처럼 튀어나올까. 우리의 눈(정확하게는 안구, 즉 눈알)은 안와라는 동굴뼈 속에 담겨 있다. 안와와 눈 사이에는 지방이 채워져 있다. 마치 계란을 컵 속에 담아 놓은 꼴이다. 충격과 온도 등 외부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여기에 눈을 보호하는 또 다른 구조물이 있다. 격막과 근막초다. 격막은 두툼한 막으로 지방을 감싸주는 보자기 역할을 한다. 근막초는 일종의 버팀목이다. 실처럼 생긴 근막초는 안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받쳐 준다.

심술단지가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선천적으로 눈 밑 지방이 많거나 격막이 약한 사람이다. 다른 하나는 노화. 격막이 약해지면서 안구 주위의 지방이 아래쪽으로 몰려 늘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아래쪽에 축적된 지방을 뽑아내면 눈 밑 지방이 해결될까.

지난해 11월 대한성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이정자연미성형외과 이은정 원장은 새로운 술식을 발표했다. 눈 밑 지방을 제거하지 않고 제자리로 배치한 뒤 근막초를 이동시켜 안와격막을 지지해 주는 시술법이다.

이 원장은 “종래 방식대로 눈밑 지방을 제거하면 안구 주위의 지방이 모자라 눈 아래위가 푹 꺼진 것처럼 보일 뿐 아니라 세월이 지나면서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원래 안와 주변 지방의 양이 11∼13㏄인데 이 중 1㏄를 제거해도 안구가 1∼2㎜ 아래와 뒤쪽으로 이동해 눈 주위의 모양이 바뀔 수 있다는 것.

지난해 5월 캐나다의 한 성형외과 의사가 발표한 논문도 이러한 사실을 보여준다. 그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지방을 빼낸 환자와 근막초를 이용해 지방을 재배치한 환자를 11.3년간 추적한 결과 전자는 재발률이 30.8%, 후자는 7.7%로 나타났다.

눈 밑 지방을 이동해 재배치하는 수술은 눈꺼풀 안쪽에서 이뤄진다. 적게 째고, 쉽게 아물기 때문이다. 이때 지방이 많으면 조금 제거하지만 대부분 재배치한다. 심하게 피부가 늘어진 사람의 경우엔 피부를 밖에서 잘라내 눈썹 아래에 고정시킨다. 그는 “근육과 신경을 다치지 않아 수술 후 감각 이상이 없고, 회복이 빠른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