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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같이 먹으면 안좋은 약 복용 사례

FERRIMAN 2009. 2. 4. 10:26

 

  매경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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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을때 '상극' 피하세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이유 없이 죽이 맞는 사람이 있고 왠지 불편한 사람도 있다. 보통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코드' 내지는 '궁합'이다. 남녀 사이가 됐든, 동료 사이가 됐든 궁합이 맞아야 관계가 발전한다. 궁합은 약과 약 사이, 약과 음식 사이에도 존재한다. 같이 먹어서 더 좋은 약과 음식이 있는가 하면 독이 되는 것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약의 궁합이 문제가 되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평소 지병으로 전문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감기 등 일시적 질환으로 일반의약품을 사 먹는 때다.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의약품은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하고 별다른 복약 주의가 따르지 않기 때문에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우울증 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심장질환, 갑상선질환, 당뇨, 전립선 이상이 있는 환자는 콧물약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항콜린성 성분의 콧물약은 고혈압환자의 혈관확장을 차단하고 심장질환자의 맥박을 약하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노인들이라면 소변보기가 더 어려워지고 중추신경계 진정작용으로 인해 우울증 환자의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항응고제를 사용하고 있거나 당뇨 또는 통풍 환자라면 아스피린이 들어간 약품을 멀리하는 게 좋다. 아스피린은 항응고제, 당뇨병치료제의 효과를 과다하게 증가시켜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

또 통풍치료제와 아스피린을 병용하면 요산배설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무슨 약이든 알코올과 섞여서 좋은 경우는 거의 없다. 그중에서도 항히스타민,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이 들어간 기침감기약은 금물이다. 이들 약은 기본적으로 중추신경억제 기능이 있는데 역시 중추신경억제제의 일종인 알코올과 더해지면 효과가 증폭된다. 참을 수 없는 졸음, 심하면 혼절 등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수면제 역시 알코올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대표적 약물이다.

무좀약과 감기약도 상극이다. 콧물감기약에 들어간 터페나딘과 무좀약의 케토코나졸 성분이 합해지면 몸의 효소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위염이나 위궤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타이레놀ㆍ아스피린 등의 진통소염제와 종합감기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종합감기약에는 소염진통제 성분이 들어가 있는데 과도한 소염진통제는 위보호 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위벽을 헐게 할 수 있다.

진통제와 박카스를 함께 먹을 경우 카페인 과다 복용의 우려가 있다.

약과 음식 사이에도 궁합이 나타난다. 우유는 가장 완벽한 식품으로 꼽히지만 항생제, 항진균제와 섞이면 흡수를 방해해 약효를 떨어뜨린다. 만약 항생제를 먹었다면 2시간은 지나서 우유를 먹는 것이 좋다.

반대로 아스피린 등 진통제는 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고혈압 치료제에는 칼륨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칼륨이 많이 든 바나나, 오렌지 등의 과일을 함께 먹으면 체내 칼륨이 지나치게 많아지므로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결핵약을 먹는 사람이 등푸른 생선이나 유제품을 함께 먹으면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이소니아지드' 성분의 결핵약이 티라민과 히스타민 분해효소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티라민이 많이 들어간 식품에는 치즈, 요구르트, 청어, 소나 닭의 간이 대표적이고 히스타민은 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돼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는 커피, 콜라, 홍차 등 카페인을 다량 함유한 음료가 좋지 않다. 카페인은 신장에서 칼슘 배설을 증가시켜 골다공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또 탄산음료에는 인이 다량 들어가 있어 뼈의 칼슘을 빼내는 작용을 한다.

장정윤 식약청 연구관은 "일반인들이 약물에 대한 전문적이고 방대한 지식을 모두 알고 주의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약물을 선택할 때는 임의로 선택하지 말고 항상 전문가인 의사나 약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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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15:31:4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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