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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탄소나노튜브 투명전극 제조기술

FERRIMAN 2009. 2. 16. 09:32

탄소나노튜브 투명전극 제조기술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의 지각변동 예고 2009년 02월 16일(월)
사이언스타임즈는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에서 제공하는 ‘S&T FOCUS’를 매주 2∼3회 게재한다. S&T FOCUS는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정책 및 연구개발 동향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다양한 과학담론을 이끌어 내어 과학문화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매월 3천부씩 발행되고 있다. [편집자 註]

S&T FOCUS 지난해 12월 31일, 삼성경제연구소는 ‘2008 10대 히트상품’ 중 하나로 ‘터치폰’을 선정·발표했다. 터치폰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핫 아이템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지난해 6천400만 대 규모였던 풀터치폰 시장이 올해 1억1천400만 대 규모로 초고속 성장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렇듯 시장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터치폰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 패널용 투명필름 시장에 도전장을 낸 우리 기술이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이건웅 박사팀(나노카본소재연구그룹)이 개발한 ‘탄소나노튜브(CNT)를 이용한 투명전극 제조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기술은 터치스크린 패널용 투명필름 시장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일본의 산화인듐주석(ITO) 투명필름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나노튜브에 주목

탄소들이 벌집처럼 연결되어 다발 형태를 이룬 탄소나노튜브는 1나노미터(머리카락 1/10만) 크기로,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구리보다 1천 배 전기를 잘 흘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완벽한 구조와 더불어 기계적·물리적·전기적 및 열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전기전자·정보통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차세대 전자소자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 청정실에서 투명전도성 필름과 탄소나노튜브 코팅액을 들어 보이고 있는 이건웅 박사(왼쪽)와 한중탁 박사 
그러나 지금까지 투명전극 제조에 활용된 탄소나노튜브 기술은 유리 또는 고분자(폴리머) 기판 위에 탄소나노튜브만을 단독 코팅하거나, 바인더(결합물질)와 탄소나노튜브를 분리하여 다중(多重) 코팅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때문에 공정이 복잡하고, 기판과 탄소나노튜브층 사이에 접착력이 부족해 쉽게 떨어지는 등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이건웅 박사팀은 이와 같은 문제에 주목, 탄소나노튜브와 용매, 결합제(바인더), 안정제, 균일제 등 5가지 성분으로 하나의 코팅액을 만들고, 이것을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에 페인트 칠하듯 코팅해 투명한 박막(薄膜, thin film)에 전기를 흐르게 함으로써 한계를 극복했다.

한편 터치폰을 비롯해 각종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는 터치스크린용 투명필름 제조에는 중국에서만 생산되는 희귀금속인 산화인듐주석이 많이 이용돼 왔다. 그러나 산화인듐주석은 고온·고압에서 물리적으로 막을 입혀야 하므로 구부릴 수 없는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다른 IT분야의 핵심 기초소재와 마찬가지로, 산화인듐주석 코팅 필름 제조의 원천특허를 일본이 갖고 있어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습식코팅 공정을 기반으로 하여 공정 단가를 50% 이상 절감하고, 산화인듐주석 대신에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기 때문에 재료의 국산화와 더불어, 원가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상업화를 했을 경우 전도성 고분자, 산화인듐주석 등 관련 소재의 대일(對日) 수입 대체 효과뿐 아니라, 산화인듐주석 대체 소재의 출현으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6월, 상업제품 출시

획기적인 공정 단가 절감 외에도 제조의 편의성과 폭넓은 활용 가능성으로 2008년 3월 기술개발 성공 발표 후, 기술이전 향방과 관련하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 기술이전 과정에서 대기업을 포함해 20여 업체가 기술이전을 문의했을 정도였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이전 대상 기업 선정에만 4개월이 넘는 기간을 들이며 고심했다. 조기 상용화에 초점을 두고 최단 기간에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기반 기술과 더불어, 경영진이 신소재 적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진 업체를 파트너로 최종 선택했다. 기술료 협상단계에서도 착수료 규모(10억 원)보다 실제 매출발생을 통한 경상기술료 창출에 더 무게를 두었다.

결국 연구팀은 대기업을 제쳐두고 필름제조 전문 중견기업인 (주)상보에 기술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기술을 이전 받아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 이 회사는 일차적으로 스프레이 코팅방법을 이용해서 투명필름을 제조하여 터치폰에 적용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탄소나노튜브 소재를 터치스크린 패널에 상업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향후 5년간 터치스크린에 한정된 수입 대체효과만도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라인 등 생산공정에서 먼지가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정전기 방지용 정전분산 필름, 대전방지 코팅액 등 전도성 소재분야까지 고려하면 수입 대체 효과는 최대 1조 3천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터치패널은 두 장의 투명전도성 필름을 서로 마주보게 겹쳐서 구동하는 ‘저항막 방식’이 전체 규모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하단에 사용되는 산화인듐 주석 필름대체용 탄소나노튜브 필름을 금년도 상반기에, 상단 대체용 필름은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산설비에 준하는 시험설비를 한국전기연구원 청정실에 마련하고, 공정개선 및 세부설계 변수들을 확인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진척될 경우, 4월경이면 최종 양산설비가 구축된다. 동시에 필름의 신뢰성과 터치모듈의 시험평가도 실시하고 있는데, 6월쯤이면 탄소나노튜브 투명필름이 세계 최초로 상업적으로 생산되고 또, 이를 적용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완성도 높여 활용처 확대

이 박사팀은 기술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정전기 방지용 정전분산 필름 및 트레이, 전자파 차폐 필름, 터치패널용 필름 외에 디스플레이용 투명전극,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각종 유연(flexible) 전극으로도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의 기술수준으로 터치패널 적용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될 듯하지만, 유연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투과도 대비 저항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연구기관과 관련업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공동 대응할 계획으로, 국가적으로도 대형 국책사업을 기획하여 연구기반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고 이 박사는 말한다.

다행히 작년 12월, 정부 차원에서 나노 기반 전략기술과제가 출범해 탄소나노튜브 투명 전극 개발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전극개발을 위한 기반기술연구에 머물고 있어, 향후 디스플레이 업체 등 최종 수요기업을 포함하는 제품 적용 및 개발과제가 추가로 기획되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

저작권자 2009.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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