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 달고 연료통 없이 우주 너머로… 우주여행 스타트렉은 가능할까? (2) 2009년 03월 20일(금)
최근 미우주항공국(NASA)은 우주의 다른 곳에 지구 같은 행성을 찾는 목적으로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발사했다. 지구가 우주에서 더 이상 외로운 신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우주망원경이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반물질처럼 연료가 100퍼센트 에너지로 전환될 정도로 효율이 좋다고 해도 로켓 방식은 이미 다른 로켓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거대한 연료통에 밀려 우주선이 난쟁이처럼 작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그러니 로켓방식으로는 고작해야 인간을 달 정도밖에 보낼 수 없어 우주 장거리 여행은 어림도 없다. 때문에 많은 우주 공학자들은 다른 별로 여행이 가능하려면 로켓보다 가볍고, 융통성이 있고, 빠른 혁신적인 추진방식이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방법은 없는 걸까? 가장 좋은 방법은, 연료통은 집에 놔두고 연료 없이 우주선이 운행되는 것일 거다. 하지만 어떻게 연료 없이 먼 우주로 날아갈 수 있는 걸까? 놀랍게도 과학자들은 이미 로켓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우주여행을 이미 제안했다. 과연 이 기술들은 스타트렉이 현실이 될 수 있게 해줄까? 어떤 기술인지 살펴보자. ◇ 레이저 우주범선
1984년에 우주공학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글이 발표됐다. 인간이 고대부터 활용해온 항해기술로 우주여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즉 바다에서 바람이 돛단배를 밀어주듯, 우주에서 강력한 레이저로 배처럼 돛을 단 우주선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레이저 빔을 이루는 광자가 이 우주범선을 때리면 광자의 운동량이 전달되어 우주범선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글은 작고한 물리학자 로버트 포워드 박사가 썼는데, 애초의 아이디어는 이번에 발사된 우주망원경의 이름과 같은, 17세기 독일 과학자 케플러로부터 비롯됐다. 하지만 포워드 박사의 글은 마치 잊혔던 고대도시를 발견한 것처럼 우주과학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연료 없이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는 꿈이 선풍적으로 불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결과, 미국, 러시아, 일본 등의 우주기술 강국들이 이 기술에 대해 도전을 해오고 있다.
우주범선의 기술은 소규모의 실험실 차원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2004년 7월, NASA는 너비 30미터 규모의 방을 진공상태로 우주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놓고 사방으로 네 개의 닻을 갖는 우주범선을 펼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실전에서의 도전은 여전히 참패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우주범선인 코스모스 1호가 발사되었다. 당시 코스모스 1호는 뉴욕타임스가 그해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선정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 우주범선은 NASA와 같은 국영기관이 아닌 다국적 벤처회사가 개발했었다. 코스모스 1호는 2005년 6월에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려 했지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4.4광년 거리를 12년 만에 도달
그럼에도 우주범선은 우주공학자들에게 여전히 구미가 당기는 기술이다. 지난해 코스모스 1호를 발사시킨 벤처회사가 또다시 코스모스 2호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으니 말이다. 코스모스 2호가 성공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어쨌건 이제까지 우주범선 기술은 포워드 박사의 애초 생각과 달리 레이저빔 대신 손쉬운 태양빛을 활용하는 데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태양으로는 우주여행이 곤란하다. 태양의 빛은 태양으로부터 멀어질수록 현격히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레이저빔은 태양빛처럼 잘 퍼지거나 약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로부터 4.4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알파 켄타우리, 심지어 그 넘어서까지도 강력한 레이저빔으로 우주범선을 밀어줄 수 있다. 프리스비 박사는 레이저빔을 활용했을 경우에 대한 우주여행을 계산을 해보았다. 그는 포워드 박사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41광년 떨어져 있는 또 다른 지구형 행성의 후보지 ‘55 캔크리’(55 Cancri, 게자리의 55번째 별)까지 간다고 가정했다. 계산 결과, 알루미늄 호일로 만들었을 경우 너비가 무려 960킬로미터나 되는 초특대형 우주범선이 필요했다. 이 우주선은 55 캔크리에 86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한편 알파 켄타우리까지는 너비가 300킬로미터인 우주범선으로도 고작 12년 정도밖에 안 걸린다. 이런 까닭에 프리스비 박사는 레이저 우주범선 기술이 가장 타탕한 기술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 핵융합 램제트
꿈의 우주선은 아마도 레이저 우주범선과 원자로켓의 좋은 점만 있는 것일 게다. 즉 어디로 가든지 상관없이 이동할 수 있으면서도 연료도 싣고 다닐 필요가 없는 그런 우주선을 말이다. 1960년 물리학자 로버트 버사드 박사가 여기에 꼭 맞는 우주기술을 생각해냈다. 그리고선 그는 이 기술에 핵융합 램제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램제트란 비행기 제트엔진의 한 종류로, 비행기가 앞으로 나가면서 공기를 빨아들여 공기를 압축함으로써 연료를 연소한다. 이런 특성은 구조가 간단하고 가벼우며 초음속에서 연료 효율이 우수한 비행기를 낳게 했다. 핵융합 램제트는 바로 비행기의 램제트 기술과 핵융합을 융합한 것이다. 그리고 연료는 바로 우주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수소. 우주 공간에는 엄청난 양의 수소 기체가 있다. 은하계 내에 존재하는 수소 기체의 양은 1천억 개의 별을 만들 만큼 많다. 우주선이 돌아다니면서 램제트 엔진이 공기를 빨아들이듯, 수소 기체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빨아들인 수소 기체로 핵융합을 일으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면 연료를 싣고 다니지 않고도 어디로든 갈 수 있다. 그것도 광속과 비슷한 속도로 말이다. 프리스비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핵융합 램제트로 알파 켄타우리까지는 25년이 걸리고 55 캔크리까지는 90년이 걸린다. 별들은 보통 수소로도 핵융합 하지만 이런 획기적인 핵융합 램제트 기술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직 이에 대한 과학기술이 너무나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우주공간에 떠다니는 수소 기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핵융합 기술에 쓰는 수소와는 다르다. 핵융합 발전에는 보통의 수소보다 무거운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이용한다. 이렇게 무거운 원자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핵융합 발전은 요원한 수준이다. 그런데 우주공간에는 가장 가벼운 수소인 보통의 수소가 존재한다. 아직까지 보통 수소로 어떻게 핵융합을 이룰 수 있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별들은 보통 수소로도 핵융합을 해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제까지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해줄 추진기술에 대해 살펴보았다. 하지만 우주여행에는 추진기술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 안에 탈 사람이 장기간 우주여행을 견뎌내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다. 사실 추진기술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문제도 골치가 아프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된다. |
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9.03.20 ⓒ ScienceTimes |
Copyright(c) 2008 Korea Science Foundation. All Right Reserved. E-mail : ScienceTimes@scienceTimes.co.kr |
'천체 우주 항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앙일보] 우주관광선 첫 시험비행 (0) | 2010.03.24 |
---|---|
[스크랩] ★우주에서 가장 큰 별?★ (0) | 2009.04.02 |
[네이브뉴스] 우주엘리베이터를 실현하기 위한 5가지 기술 (0) | 2009.03.15 |
[경향신문] 나노기술은 요술쟁이, 우주엘리베이터,나노로봇 (0) | 2009.03.15 |
[동아일보] 배타고 우주여행 (0) | 2009.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