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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통계로 다시 그린 세계지도

FERRIMAN 2010. 5. 17. 09:19

기사 입력시간 : 2010-05-17 오전 12:15:00
Special Knowledge <161> 통계로 다시 그린 세계지도
술 소비량으로 본 대한민국 땅덩이, 인도 만큼 넓네요
통계를 딱딱한 숫자 놀음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통계는 사회를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한 필수 도구로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통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딱딱한 통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생동감을 살린 지도를 소개합니다. 일반적인 세계지도는 땅덩이로 각국을 표시하나 통계로 보는 세계지도는 통계 수치에 맞춰 각국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각국의 실체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죠.

정재홍 기자

지도는 지리학적 자료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세계지도는 면적에 따라 각국을 배치한다. 면적이 가장 넓은 러시아와 캐나다·미국·중국 등 땅덩이가 넓은 나라는 크게 그리고, 면적이 작은 나라는 작게 그린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각국의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면적은 크지 않으나 인구나 경제, 사회지표 등의 차원에서는 큰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캐나다에 비해 땅덩이는 100분의 1이지만 인구는 1.5배다. 따라서 일반 세계지도에서는 우리나라가 캐나다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인구 통계지도에서는 캐나다보다 더 크다.

통계지도는 최근의 발명품이다. 19세기에도 일부 그려졌으나 1960년대 이후 컴퓨터를 폭넓게 이용하면서 널리 쓰였다. 영국 리즈대 교수인 대니얼 돌링 등은 현실의 세계를 지도로 보여 주는 『리얼 아틀라스 리얼 월드』(디자인하우스)를 펴냈다. 세계은행의 세계 발전 지표와 유엔환경계획의 지구 환경 전망, 유엔개발계획의 인간 개발 보고서 등에 나온 각종 통계 자료를 지도로 표현했다. 이 지도를 보면 잘사는 북반구와 가난한 남반구의 격차를 뜻하는 ‘남북 문제’가 한눈에 들어온다. 2003년 자료를 사용해 한계가 있지만 세계를 더 잘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자료 협조: 디자인하우스


군비 지출 각 나라의 크기는 2002년 각 정부가 지출한 국방비의 달러 규모를 나타낸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으로 크다. 미국이 지출한 군비는 전 세계 군비 지출의 45%를 차지한다. 미국의 국방비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14대 군사 대국의 국방비를 합친 것보다 많다. 중국은 경제 성장에 맞춰 국방비를 증액해 최신 통계를 반영하면 중국의 크기는 더 불어나게 된다.


여행지 해외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서유럽이다. 전세계 해외 여행객들의 46%가 이곳에 몰린다. 덕분에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의 크기가 미국이나 중국을 웃돈다. 러시아는 크기는 엄청 줄었다.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은 간신히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해외 여행객들이 찾지 않는다. 여행지에서도 ‘남북 문제’가 드러난다. 2003년 세계 인구의 10.7%인 6억6500만 명이 해외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평등 각 나라의 크기는 남녀 평등 정도를 보여 준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개발한 성평등지수(GEM)를 인구에 곱해 크기를 나타낸다. GEM은 여성의 정치·경제적 참여와 의사 결정권 등을 평가한 지수다. 여성의 기회 보장이 가장 잘 돼 있는 곳은 서유럽 국가이며, 중동의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거의 아무런 기회도 보장받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남녀 평등에서 서유럽에 뒤져 있다.


국민총소득 각 나라의 크기는 달러화를 기준으로 한 국민총소득(GNI)을 나타낸다. GNI는 국내총생산(GDP)에 해외소득을 포함한 것이다. 1인당 GNI가 가장 높은 곳은 서유럽·북미·일본이다. 가장 낮은 곳은 부룬디와 에티오피아다. 2003년 기준으로 전 세계 GN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33%, 서유럽이 28%, 일본이 13%다. 이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남미 대륙과 맞먹을 정도로 큰 나라인 반면 북한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북반구는 커진 반면, 남반구는 형편없이 쪼그라 들었다.


술 소비 각 나라의 크기는 술 소비량을 나타낸다. 평균적으로 유럽인들의 음주량은 다른 지역 사람들의 약 1.3배다. 우리나라도 유럽 국가 못지않은 술 소비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술을 마시는 나라는 우간다로 성인 1인당 연 19.5L를 마신다. 반면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나라도 있다. 이슬람을 믿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종교적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만큼 지도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에이즈 감염 각 나라의 크기는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15~49세의 인구를 나타낸다. 2003년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가 가장 많다고 기록된 곳은 스와질란드로 15~49세 인구의 38%가 감염됐다. 성인 10명 중 4명꼴이다.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가 가장 많은 10개 나라가 모두 아프리카에 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가 실제 면적보다 훨씬 크게 표시된다. 한국과 일본·유럽은 미미하다. 그만큼 에이즈 감염자가 적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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