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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암 세포를 폭격하는 박테리아 로봇

FERRIMAN 2010. 7. 1. 09:38

암 세포 폭격하는 박테리아 로봇 박종오 교수, “마이크로 로봇은 융합기술 결정체” 2010년 07월 01일(목)

융합기술 현장 모기만한 로봇이나 손톱만큼이나 작은 자동차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기울인 곳은 일본이었다. 1970년대 초반 일본 과학자들은 초소형 로봇 만들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미세가공 기술이 워낙 뒤떨어져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개발을 뒤로 미뤄야 했다.

핵심 부품인 초소형 센서는 만들었으나 로봇을 움직이는 구동장치 소형화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7년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연구원들이 놀라운 일을 해냈다.

지름 수백μm(백만분의 1m)의 초소형 기어 축과 베어링을 이용, 현미경 부품을 만들어 학회에 발표한 것이다. 미세 가공기술을 이용해 실리콘 기판 위에서 마이크로 크기의 기계부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1988년 7월에는 이 대학 전기공학과 교수인 리처드 뮐러와 대학원생들이 지름 120μm인 마이크로 모터를 제작했다. 이 모터는 정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해서 분당 500회를 회전할 수 있었다.

▲ 전남도 로봇연구소. 초소형 박테리아 로봇을 개발 중에 있다. 

그리고 20여년이 지난 지금, 마이크로 로봇 기술은 과거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발전했다. 눈의 수정체 안을 들어가서 치료하는 로봇, 날아다니는 잠자리 로봇, 칩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마이크로 로봇, 소화기관을 돌아다니는 캡슐형 내시경 로봇 등 생각조차 못했던 신기한 로봇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소화기관을 돌아다니는 로봇, 국내 연구진이 개발

소화기관을 돌아다니는 로봇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지난 2001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당시 과학기술부)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단은 질병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 로봇을 개발, 살아있는 돼지 내장에서 이동 실험을 하는데 성공했다.

의사가 리모콘을 통해 명령을 전달할 수 있는 이 내시경 로봇은 자벌레(Inchworm)의 이동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대장의 굴곡을 무리 없이 통과해 대장 손상과 통증을 크게 줄였으며, 벽을 잡을 수 있는 클램핑 장치(Clamping Mechanism)를 갖추고 있었다.

지난 2006년 12월에는 검사 시 환자의 불쾌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캡슐형 내시경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IST)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사업단이 개발한 이 캡슐형 내시경 로봇은 소장에서 융모와 혈관구조의 상세한 모습이 다 보일 정도로 영상의 질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마친 이 로봇은 2007년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 캡슐형 마이크로 로봇의 개념도. 

현재는 혈관치료용 마이크로 로봇과 ‘암을 공격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 등이 개발되고 있다. 전남대학교가 산업자원부의 차세대 신기술사업기관으로 선정돼 개발 중에 있는 이 로봇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야심찬 사업이다.

직경 1mm, 길이 10mm, 진단 이동속도 50mm/min 의 초소형이지만 위치인식, 이동, 질환치료 기술과 초음파 이머징 센서 등을 적용해 그 성능이 만만치 않다. 외부조정으로 유·무선 이동이 가능하며 약물주입, 드릴링, 커팅 등 수술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교과부, 2015년까지 초소형 박테리아 로봇 개발

전자기술을 융합시킨 초소형 박테리아 로봇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진행되는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융합 파이오니아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 로봇은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 박테리아 독성을 최대한 없앤 다음, 마이크로 시스템을 융합, 암 세포를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로봇은 내시경이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들어가 암 세포 등 환부에만 약물을 집중 투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일반 항암제의 경우 건강한 세포도 손상을 입히는 등 부작용이 많았지만, 박테리아 로봇은 이런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장내시경 로봇과 캡슐내시경 로봇을 개발한 주역으로, 정부 산하 로봇산업정책포럼에서 의료로봇 육성팀장을 맡고 있는 박종오 전남대 교수는 21세기를 ‘GNR 시대’라고 말했다. 즉 유전공학(Genetics), 나노기술(Nanotech), 로봇공학(Robotics)를 말하는데, 마이크로 로봇은 이 G, N, R이 모두 결합된 융합기술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생활에 필요한 로봇을 만드는데 문제가 없진 않다. 마이크로 로봇 제작을 위해서는 마이크로 센서기술, 움직이는 마이크로 구동기술, 인식한 후 판단을 하기 위한 처리기술, 마이크로 통신기술, 그리고 마이크로 동력전달기술, 그리고 마이크로 통합기술이 필요한데 특히 마이크로 통합기술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다.

박 교수는 “전자공학, 생명공학, 화학공학, 나노공학, 기계공학, 미생물학, 종양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할 경우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학문과 기술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박종오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Q. 마이크로 로봇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 
A. 일반적으로 보통 로봇보다 훨씬 작은 로봇을 말한다. 정확히 얘기하면 1 마이크로(µm)는 1 미터(m)의 백만분의 1 크기이므로, 마이크로 로봇은 보통 1mm보다 작고 1 마이크로미터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반 로봇 크기를 사람 크기로 본다면 마이크로 로봇은 박테리아 크기, 그리고 나노로봇은 바이러스 크기로 볼 수 있다. 인체 내부에 돌아다니거나 필요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작아야만 한다.

마이크로 로봇도 일반 로봇처럼 필요한 기능을 다 가져야 한다. 병균이나 진단할 부위를 인식해야 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기능은 적절한 운동기능이다. 또 외부와의 정보교류가 이루어지고, 동력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Q. 현재 해외에서는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가.

A. 미국, 유럽, 일본에서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눈의 수정체 안을 들어가서 치료하는 로봇, 날라다니는 작은 잠자리 로봇, 칩 위에서 작업을 하는 마이크로 로봇, 소화기 관을 돌아다니는 캡슐형 내시경 등을 들 수 있다.

Q. 현재 국내에서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가.

A. 한국의 마이크로 로봇 연구 수준 역시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다.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대장내시경 로봇과 캡슐형 내시경 로봇을 개발했고,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그리고 암을 공격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 등이 실제 개발되고 있다.

Q. 마이크로 로봇이 미래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A. 21세기는 G.N.R의 시대라고 합니다. 유전공학(Genetics), 나노기술(Nanotech), 그리고 로봇공학(Robotics)을 말한다. 마이크로 로봇은 이러한 G.N.R이 다 포함된 융합기술이다. 미래세계는 인류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마이크로 로봇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플 때 먹는 약은 병균을 죽일 뿐 아니라 주변의 건강한 세포까지 죽이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 로봇은 병균만을 적극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첨단기술로 인류건강 증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Q. R&D에 있어 향후 당면 과제는.

A.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환경을 파악하는 마이크로 센서기술, 움직이는 마이크로 구동기술, 인식한 후 판단을 하기 위해 처리기술, 마이크로 통신기술 그리고 마이크로 동력전달 기술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기능들이 통합된 시스템 통합기술들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마이크로 구동기술, 마이크로 동력전달 기술 그리고 마이크로 통합기술이 가장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이다.

Q. 전문 인력 문제는 없는가.

A.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끼리 서로 협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자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미생물학, 초소형 전자기계시스템 기술, 종양학 등의 전문가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한 사람이 다 만들기보다 같이 협력하면 더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7.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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