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우주 항공

[사이언스타임즈] 한국의 우주산업 경쟁력과 전략

FERRIMAN 2010. 9. 13. 11:03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와 발전방향 (중) 국내외 우주산업 현황 2010년 09월 13일(월)

우주개발과 우주산업의 개념에 대해 알아본 (상) 편에 이어 이번에는 국내외 우주산업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 전 세계 우주산업 주도

미국의 우주개발능력은 소련의 우주개발과 군사적 대륙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고무돼 발전해 왔다. 물론 소련과의 경쟁적 관계없이도, 미국은 자국 내의 지성적 에너지와 과학적 호기심의 결과로 우주개발 산업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련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인한 대중적 열망은 미국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빨리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종용했다. 특히 지속된 케네디 대통령의 공약(달에 사람을 보내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키겠다)으로 인해 미국은 유인 인공위성을 비롯해 우주 기술을 상상하지 못한 능력으로까지 발전시켰다.

또한 소련의 군사 능력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필요성도 우주정보 산업을 발전시키는 근본적인 이유가 됐다. 미국은 소련의 주도권에 대항해 세계에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도 위성을 이용한 기상과 통신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이후 미국의 성공적인 우주개발능력 실용화 프로그램들은 수없이 많은 책에 열거돼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간 130억불에 달하는 예산과 그보다 더 많이 책정되는 국방예산으로, 미국은 지구의 우주개발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가 됐다. 미국은 가장 훌륭한 지구 관측 시스템과 가장 융통성 있는 위성 궤도 발사와 복구 시스템, 그리고 가장 진보된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선의 배치, 그리고 가장 멀리 날아가는 행성 우주 탐사선을 배치, 운용하고 있다.

▲ 세계 우주분야 경쟁력 비교(자료: Futron Corp., 2008) 

유럽: 강력한 정부 통제 아래 시행

유럽은 미국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GDP, 대부분의 잘 교육된 사람들, 엄청나게 강력한 기술 산업의 기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에 대한 노력은 대체로 편중되거나 최저한도로 투자됐다. 유럽 국가들은 14개국 ESA(European Space Agency)를 통해서 매년 대략 30억 달러를 쓰고 있고, 각 국의 프로그램들에도 비슷한 액수를 투자하고 있다.

국제 우주 정거장 같은 연결 프로그램의 영향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간의 문화적, 정치적, 경제제도상의 유사점을 고려해 볼 때 유럽과 미국의 우주 프로그램들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 주권주의가 유럽세계에서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유럽의 우주기술 개발은 미국과 달리 강력한 정부의 통제 하에서 시행될 것이다.

러시아: 우주산업 재건계획 발표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은 우주 활동의 모든 영역(과학적, 유인, 사업적, 군사적)에서 미국 다음일 것이다. 소련은 우주개발능력 건설이 가능한 모든 구성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요소들을 실행했었다.

오랜 역사적 관점으로 볼 때, 소련 우주 프로그램이 인류에게 가져온 최대의 공적은 미국의 왕성한 우주 프로그램 발전에 활력소가 됐다는 점이다. 스푸트니크호, 보스토크호, 루닉호가 미국의 경쟁심을 유발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의 아폴로호나 바이킹호나 스카이랩호는 아마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 동적 관계는 지구의 우주개발 활동이 한 국가의 개별적 프로그램 이상의 성격을 띠며, 우주개발 국가들 사이의 강력한 피드백 절차를 따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의 1%를 우주개발에 투입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0.1% 정도밖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통신위성사업 강화와 군사위성 개방확대 등을 내용으로 한 우주산업 재건계획을 발표했으며 소련의 기술 잠재력으로 볼 때 상업활동을 통해 재원확보에 성공하면 세계시장의 10%~15% 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우주개발계획 새롭게 정비

일본의 전략적인 우주 개발 원칙은 이미 비축된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왔다. 일단 한 가지 기술이 마스터되면 세부적인 개발 원칙들이 즉각적인 실용도 뿐만 아니라 중대한 산업력 증진을 보장하는 기술들을 위해 세워지게 된다.

가장 중요한 기술 개발은 우주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의 구입이나 서비스를 국내 생산하는 것이다. 일본은 매년 20억 달러의 예산으로 세부적인 프로젝트들에 집중해서 연구해 왔으나 최근에는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하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특정 계획들에 있어서는 일본의 우주 계획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일본은 행성간 탐사선 개발에 착수한 세 번째 국가인데, 그들은 최근에 정말 훌륭한 자동 우주 도킹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재로서는 이런 부푼 희망과 야망, 그리고 상당한 물적·인적 투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우주 활동으로 많은 이윤을 남겨야만 한다. 그러나 전문화된 기술적 우월성, 예를 들면, 세계 수준의 지구 탐사 위성과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독자적 획득을 위한 장기적 노력은 쉽게 시들 것 같지는 않다.

일본의 우주개발은 현재 큰 전환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우주개발사업단(NASDA)의 H-II Rocket 발사실패('99.11), 문부성 산하 우주과학연구소의 M-V Rocket의 발사실패(2000.2.10) 등 연이은 발사실패는 일본이 국제우주시장에 참여하려는 순간에 발목이 잡힌 꼴이 됐다. 일본제 우주로켓(H-II 로켓)은 가격면에서 다른 나라보다 2배가량 비싸서 국제경쟁력이 부족했었고 코스트삭감을 목표로 새로이 시도하던 로켓발사가 실패하면서 그간 보이지 않던 제반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러한 문제를 맞아 일본은 현재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우주개발계획을 새로이 정비하고 있다. JAXA로 재편된 우주개발사업단(NASDA)의 변화는 그러한 일본의 새로운 노력에 상징이 되고 있다.

▲ 국가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자료: 교육과학기술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보고자료, 2010) 

한국: 민간주도는 시기상조

국내 우주산업의 발전역사는 일천하다. 80년대 말 당시 ‘무궁화호’ 통신·방송 위성 운용에 따라 위성의 발사가 이뤄졌다. 1992년에 KIST의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시험용 소형 과학 위성인 ‘우리별’ 1호를 영국 서레이대와 공동으로 개발, 발사했으며 1993년에는 2호기를 발사함으로써 우주산업에 진입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 이후 정부의 우주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다목적 실용위성’의 개발에 착수하는 등 활발한 개발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과거 현대전자의 ‘글로벌스타’ 사업처럼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등 국내 여건상 아직까지 민간이 주도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이와 같이 국내 우주산업은 아직 초보적 단계이며, 개발목표 및 대상도 과학 실험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상업용으로의 전환은 아직까지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산학연의 협력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위상을 고취시키고 있으며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과 나로호 발사의 실패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우주산업의 선두주자였던 현대전자는 미국 로랄사와 ‘글로벌 스타’ 저궤도용 이동통신망 사업 구축을 위한 인공위성 개발사업에 공동참여 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대한항공 등이 있으나 활동은 미미한 편이며 오히려 국내의 우주산업은 주로 항공우주연구원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 정부의 역할 변천(자료: 교육과학기술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보고자료, 2010) 

항공우주연구원은 1988년에 설립된 이후 우주부문의 R&D 활동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데 먼저, 인공위성 분야에서 약 1,600억원을 투입해 다목적 실용위성을 개발하고 있으며, 발사체분야에서는 현재 3단형 과학 관측로켓을 개발 완료했다. 이외에 KAIST의 인공위성연구센터는 과학 실험위성인 우리별 시리즈를 계속 개발하여 1999년에 우리별 3호를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진입시킨 바 있다.

현재 국내 우주산업의 전반적인 기술수준은 매우 초보적인 단계이며 외국으로부터의 선진기술이전에 주력하고 있는 수준이다. 인공위성 분야는 1992년 실험용 소형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를 발사한데 이어 1년 후 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지난 1997년에는 방송통신용 위성인 ‘무궁화호’를 외국기술로 개발, 발사해 현재 무궁화 5호까지 운용 중에 있다. 한편, 항공우주연구원은 1994년부터 ‘다목적 실용위성’을 미국 TRW사와 공동개발에 착수해 2호기를 궤도에 진입시켜 놓은 단계에 있다. 발사체분야는 1993년에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독자개발한 고체 ‘과학로켓’을 발사한 이후 계속 발전하고 있다. 1997년에는 ‘과학로켓’보다 성능이 향상된 2단형 고체 ‘중형과학로켓’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그리고 2005년에 3단형 액체과학로켓을 개발 완료했다.

지식경쟁력 지표인 기술 개발력은 선진국 대비 30% 정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디자인 능력은 40%, 정보화 수준 및 표준화 정도는 각각 30%, 품질관리는 20% 수준에 머물러 전반적으로 지식 경쟁력의 지표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이 지식경쟁력 지표가 전반적으로 낮은 이유는 산업이 초기단계인 관계로 자체개발력이 매우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동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각종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이러한 지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화 및 전략적 제휴 활발

우주산업은 특성상 단기간에 무역수지 개선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급성장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시장점유율 향상은 어렵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지표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초보적 단계를 감안해 볼 때, 우주산업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외국인 투자도 동산업의 특성 때문에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양용석 국회 정책비서관. 
마지막으로 산업조직을 보면 국내 우주산업의 시장구조는 매우 취약하다. 산업이 R&D 위주로 구성돼 있는 특성상 업체들간의 시장경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즉, 수년에 걸친 R&D 활동의 결과로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는 연구개발 중심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의 국제화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우주산업이 미래형 첨단산업이기 때문에 선진기술을 입수하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제품개발이 필수적이다. 또한, 얼마 전까지 국내에 발사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 발사장을 이용하는 등의 이유로 인해 국제화는 상당히 진전돼 있는 편이다.

또한, 전략적 제휴도 매우 활발한 편이다. 국내의 R&D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선진기술을 빠른 시간에 흡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거의 전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가 활용되고 있다.

본 원고는 국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며, 국회의 입장과 배치될 수도 있는 순수한 사견임을 밝힘.

양용석 국회 정책비서관/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IT정책 집필위원

저작권자 2010.09.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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