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물질과 전혀 다른 ‘소행성’ 광물 … 달보다 먼 천체서 인류 최초 채취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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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0년 11월 17일(수) 오전 00:17 | |
[중앙일보 김현기]
일본의 우주 탐사선 하야부사가 이토가와 소행성 표면에서 표본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지난 6월 공개한 상상도다. [도쿄 AFP=연합뉴스]
올 6월 지구로 귀환한 일본의 무인 우주탐사선 ‘하야부사’의 캡슐에서 소행성 ‘이토카와’의 미립자가 채취됐다고 일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16일 발표했다. 인류가 달보다 먼 천체에서 지표 물질을 회수한 데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소행성 ‘이토카와’는 지구로부터 약 3억㎞ 떨어져 있다.
JAXA 측은 “46억 년 전 태양계가 탄생한 기원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지구나 화성 같은 큰 행성은 소행성 등이 합쳐져 형성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이미 녹아버린 물질도 소행성에는 그대로 태양계 초기 상태로 남아 있어 소행성은 ‘우주의 화석’으로 불려왔다.
하야부사는 2005년 11월 소행성 ‘이토카와’에 두 차례 착륙했으나 장비 결함 등으로 계획했던 시료 채취는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운 좋게 착륙 시의 충격으로 솟아오른 모래 먼지 등을 캡슐에 담았다. JAXA 측은 회수한 캡슐을 개봉한 결과 크기 0.001~0.01㎜의 약 1500개의 미립자를 확인, 이달 초부터 전자현미경으로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립자의 대부분은 감란석과 휘석(輝石)이라 불리는 광물로서, 그 안에 포함돼 있는 철과 마그네슘의 비율은 지구의 것과 크게 달랐다.
JAXA 측은 “하야부사에 의한 이토카와 표면의 관측 데이터 등이 실제로 채취한 미립자의 분석 결과와 거의 일치했다”며 “모든 전문가가 채취한 미립자가 이토카와에서 온 물질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하야부사는 2003년 5월 지구에서 발사돼 7년 만인 지난 6월 탐사선 본체는 연소되고 캡슐만 분리돼 회수됐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6일 “이번 쾌거는 일본 우주기술의 수준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며 “‘하야부사’ 브랜드를 통해 일본의 행성 탐사기술을 해외에 널리 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하야부사(隼)=일본 최초의 무인 우주탐사선으로 일본어로 송골매를 의미한다. 2003년 발사돼 소행성 샘플을 채취하고 2010년 6월 14일 지구·태양 간 거리의 40배에 달하는 60억㎞를 비행한 뒤 귀환했다. 하야부사는 7년간 엔진 고장과 자세 제어장치 불량 등으로 통신 두절과 궤도 이탈 등의 문제가 반복돼 우주 미아가 될 뻔한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본체는 대기권 진입 시 연소되고 샘플을 담은 캡슐만 호주 남부 우메라 사막에 안착했다. 달 이외의 천체 물질 샘플을 가져온 것은 세계 최초이며 가장 멀리 여행하고 돌아온 탐사선으로 기록됐다.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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