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의 일이다.
근 30년은 되었을 것 같네
일본 출장 결제를 올렸더니
사장님이 오는 길에 단골 상사에 들러서
물건 하나 챙겨 오란다.
뭔가 했더니 그 당시에 인기가 있었던
일본제 드라이브 골프 채를 부탁해 두었고
그것을 찾아서 가져 오라는 거 였다.
그 당시만 해도 골프 채가 사치품이었으니
휴대품 통관이 쉽지 않았던 시기였다.
일본의 상사 직원은 낚싯대로 위장하기 위해서
포장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면서
세관원이 무어냐고 물으면 낚싯대라 하라했다.
죄 짓는 사람 마음이 그런가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가슴이 콩닥거리며
불안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다.
노련한 한국 세관원은 그걸 놓칠리 없지
" 이거 혼마요? " 하며 거두절미 손가락을 가리켰다.
나는 주체없이 " 아닌데요, 골프챈데요 " 했다.
두 세명의 세관원은 순간 소리내어 웃었다.
동시에 " 가세요 " 하며 출구쪽으로 손을 움직였다.
회사에서 포장을 조심스럽게 풀었다.
구경하는 임원들은 세금 물지않고 가져온 나와 골프채를 번갈아보며
대견해 했다.
포장 속에 곱게 누워 있는 골프채의 상표가 HONNMA 임을
그때 보았다.
세관원이 던진 말의 뜻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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