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교육과 정책

[사이언스타임즈] 창의력

FERRIMAN 2011. 2. 23. 12:09


창의력, 그 발상의 전환과 융합 몰입 중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창의성 2011년 02월 22일(화)

과학창의 칼럼 프로골퍼 박세리와 야구선수 박찬호와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공통점 3가지는? 첫째, 다리가 굵다. 둘째, 공주 출신이다. 박세리와 박찬호는 우리나라 공주에서 자랐고, 엘리자베스 여왕은 왕위에 오르기 전 공주였으니까. 그런데 세 번째가 엉뚱하다. 공을 가지고 논다. 박세리는 골프공, 박찬호는 야구공, 엘리자베스 여왕은 필립공.

90년대 초까지 한동안 유행했던 유머이다. 이 유머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누군가 참 꼼꼼히도 들여다보았다. 다리 굵은 것까지 찾아내는 탁월한 ‘관찰력’, 두 번째는 ‘발상의 전환과 융합’이다. 지역 이름 공주와 왕의 딸 공주, 그리고 골프공, 야구공과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을 하나로 보고 결합시켰다. 한마디로 창의적이다.

창의력은 무엇인가

21세기는 창의의 시대이다. “이제는 넘버 1 보다 only 1이 되겠다!”는 카피가 시대정신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면 창의의 요체는 무엇인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문에서 인용한 정조 때 실학자 유한준 선생의 말이다. 이 말 속에는 ‘관찰 - 발상의 전환 - 융합’이라는 창의의 핵심 과정이 모두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

창의력을 위한 첫 단계는 관찰이다.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춘향전의 사랑가에 나오는 가사처럼, 이리보고 저리보고, 이리보아도 내 사랑 저리보아도 내 사랑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처럼 하나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본다. 무엇을 관찰해도 좋다.

그러나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하나를 잘 관찰하고, 몰입을 한다. 그러면 보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것을 통해 앎이 시작된다.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을 위해 Hands-On, 즉 체험학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연습이 중요하다. 연습 없이는 절대로 대가가 될 수 없다. 연습을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즐기는 것이다. 그것을 놀이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화가 폴 세잔의 말이 이렇게 말했다.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각도 해야 한다. 논어에도 같은 얘기가 나온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깨닫지 못 하고, 생각
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

일이관지(一以貫之)

어느 날 공자님이 제자 자공에게 물었다. “자공아, 너는 내가 모든 것을 다 배워서 다 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습니까, 선생님?”, “아니다. 나는 일이관지(一以貫之)한다. 하나를 궤뚫어서 그것을 통하여 다른 것을 안다.”

‘신의 손’이라는 천재 조각가 로댕도 같은 말을 한다. “한 가지를 이해하는 사람은 어떤 것이라도 이해한다. 만물에는 똑같은 법칙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로댕의 관찰과 탐구 과정을 이렇게 적었다. “로댕은 깊이 탐구한다. 첫 인상에 만족하지 않고, 두 번째 인상에도 만족하지 않으며, 더욱 더 계속되는 모든 인상도 옳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관찰하고 노트한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사소한 움직임들과 도는 모습들, 반쯤 도는 모습들을 노트하고 40개의 크로키와 80개의 프로필을 그린다.” 어느 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파리의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중에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호소하자 로댕은 이렇게 말해 주었다.

“계속해서 일하십시오.(Toujours Travailler)” 릴케 시인은 로댕에게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사람이다. 이 말이 그에게 평생 삶의 원칙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한 때 로댕의 비서를 지냈고, 오늘날 20세기 독일 최고의 시인으로 불린다.

관찰한 것을 근거로 탐구를 해야 하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질문하기이다. ‘관찰 - 발견 - 질문’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러나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라. 정답은 없다. 또는 너무 많다. 왜냐고 질문하라. 그리고 몰입하라. 그러다가 세렌디피티가 찾아온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몰입하다가 어느 순간 우연히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말한다. 이것을 통해서 발상의 전환과 융합이 이루어진다. 관찰과 탐구(Inquiry)를 통해서 창의가 꽃을 피우는 순간이다.

제공: 월간 과학창의 |

글: (사)과학관과 문화 권기균 대표

저작권자 2011.02.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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