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난 그런거 몰라`..월지급식펀드 인기 `쑥쑥`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요즘 펀드 환매 몸살에 운용사들이 울상이라지만 A운용사 관계자는 이 펀드만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난다.
매일매일 꾸준히 20억원씩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선 꼭 들어야 할 펀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프리젠테이션 요청도 크게 늘고 있다.
다름아닌 월지급식 펀드다. 매달 일정금액을 연금처럼 받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퇴직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월지급식 펀드인 삼성스마트플랜실버K와 삼성스마트플랜실버Q의 설정 총액이 624억원(4일 기준)에 이르렀다.
지난 2월에 설정된 이 펀드는 설정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두달여만에 설정액이 6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이 펀드의 경우 돈을 지급받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월지급액 수탁액의 0.3~0.7%선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0.5%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연 수익률은 6%가 된다.
다만 월지급식 펀드의 경우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채권형 펀드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펀드 수익률 자체는 상대적으로 주식형보다 낮은 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이상의 월지급식펀드(국내출시 13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2~4% 수준이다.
홍융기 퀀트운용본부장은 "금융위기같은 사태가 오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펀드인 만큼 높은 수익률보다는 리스크방어 측면이 강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월지급식 펀드의 설정액도 2000억원에 다가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 채권 펀드를 월지급식으로 꾸린 펀드로는 국내에선 처음 선보인 상품이다.
작년 11월 설정된 월지급글로벌고수익펀드(채권-재간접)의 설정액은 4일 기준으로 1989억원이 모인 상태다.
판매망이 2~3군데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은수 상무는 "이 펀드의 역외펀드는 아시아지역에서 17조원을 끌어모은 인기상품"이라면서 "퇴직이후 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의 경우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편좌당 6.6원을 매월 지급하고 있다. 연수익률로는 7% 수준이다.
삼성운용의 펀드는 거치식과 적립식이 모두 가능하지만 이 펀드는 거치식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이처럼 월지급식펀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업계도 상품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오는 12일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이머징시장 채권과 아시아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펀드의 판매를 시작한다.
블랙록자산운용 역시 5월중으로 미국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펀드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