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 매장된 희토류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 자동차, 컴퓨터 등의 첨단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17종의 희소금속을 지칭한다.
지난달 23일 일본 조총련의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북한에 약 2천만 톤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김흥주 북한 국가자원개발성 부국장은 “전 세계에는 중국 9천100만 톤, 러시아 2천100만 톤, 미국 1천400만 톤 등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는데, 현재 북한에서 확인된 희토류 매장량은 약 2천만 톤에 달하며 매장지에서 심부탐사가 이뤄지거나 매장지가 새로 발견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며칠 전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난 5월 방중 때 중국이 비료 20만 톤을 무상 지원하고 옥수수 50만 톤을 국제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북한에 보내기로 합의한 것은 북한이 함경도 무산에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는 희토류 개발에 중국을 참여하도록 합의해준 대가라는 중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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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을 통해 북한에서 채굴한 흑연이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중국에 석탄과 철광석을, EU에는 광물성 연료를, 러시아에는 철을 주로 수출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광물자원 수출액을 달성했다고 한다.
그럼 과연 북한에 매장된 광물자원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 ‘북한 자원 잠재적 가치 높다’에 의하면, 북한은 국토의 약 80%에 광물자원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어 총 매장량의 잠재가치가 남한의 약 24배에 이르는 6천98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그네사이트 매장량 세계 3위
북한에 분포하는 유용 광물은 약 200여 종인데, 그 중 마그네사이트(매장량 60억 톤, 세계 3위), 흑연(매장량 200만 톤, 세계 6위), 철광(매장량 50억 톤), 중석(매장량 25만 톤)의 경우 세계적 규모로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는 것.
매장량이 풍부하고 국내 자급도가 낮으며 개발 경제성이 기대되는 북한의 개발 유망 10대 광종으로는 금, 아연, 철, 동, 몰리브덴, 중석, 마그네사이트, 인상흑연, 인회석, 무연탄을 꼽을 수 있으며, 특히 북한에는 우리 정부가 선정한 10대 중점 확보 희유금속 중 텅스텐, 몰리브덴, 망간, 마그네슘, 코발트, 크롬 등이 부존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처럼 개발 경쟁력이 있는 북한의 10대 광종의 잠재가치만 해도 3천661조원에 달한다는 것.
또한 남한의 경우 산업의 기초 원자재인 철의 내수 규모는 4조 5천703억 원에 달하지만 자급률은 0.22%에 불과하다. 하지만 북한의 철 보유 규모는 304조 5천300억 원에 달해 내수의 25%를 북한에서 조달할 경우 267년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처럼 잠재적 가치가 높은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에 중국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EU와 싱가포르 등도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개발 경쟁력이 있는 광종으로 평가되는 금, 석탄, 철광석, 몰리브덴 등의 광산 개발을 중심으로 북한 전역에 걸쳐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점차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광물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EU는 현재 금융 및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앞선 간접 투자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북한 광물자원의 매장량 및 잠재가치를 고려할 때 중국처럼 광산에 대한 직접 투자 등의 형태로 확대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의 경우 아시아투자그룹이 북한의 흥성무역회사와 함께 금산합영회사를 설립하고 오스트리아에서 중고 광산 설비를 도입해 금광 개발을 추진 중이다.
북한 광물자원 개발 활성화돼야
하지만 남한의 대북 광산물 수입 추이는 2005년 이후 급증하다가 2008년 이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남북교역액 가운데 남한의 일반교역 반입액은 1억 1천142만 달러였는데, 그 중 광산물 반입액은 780만 달러(7.0%)에 불과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국제가격에 비해 국내 반입가격이 훨씬 저렴한 마그네사이트, 인상흑연, 규석, 고령토 등 4종에 대해 내수의 전량을 북한에서 조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4억 7천981만 달러의 이익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
또 이러한 거래는 경협을 통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학습과 북한 경제회생 지원의 효과도 달성할 수 있으며, 더욱이 무관세와 물류비용 절감 등의 이점을 고려한다면 북한 광물자원 개발은 일방적 지원의 개념이 아닌 윈-윈(win-win)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광물자원 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첫째, 에너지 및 자원 외교의 대상국으로 북한의 중요성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둘째, 기존 합의 사항의 재검토를 통한 우선 전략 사업을 발굴해 추진해야 하며, 셋째, 북한 광물자원 개발을 위해 북한 자원 개발 펀드 등 국내 PF 조성과 국제 인프라 펀드 유입, 정부 지원금 등을 활용해야 하며, 넷째, ‘남북 자원개발협력 분과위원회’ 활성화를 통해 장단기 로드맵을 협의해야 한다고 이해정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