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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초전도체

FERRIMAN 2011. 11. 3. 20:46


초전도현상 100주년, 어떤 변화가? 서강대학교 과학문화아카데미 'TOPS ROUND' 2011년 11월 03일(목)

초전도현상을 발견한 지 벌써 100년이 지났다. 이 신기하고도 놀라운 사실은 인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11월 1일 서강대학교 과학문화아카데미 ‘탑스라운드 36회 포럼’에서 연세대 물리학과 김창영 교수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강연하고 있는 김창영 교수. 초전도현상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ScienceTimes

고전역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난관발견

때는 20세기 초.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면서 과학자들은 난관에 빠진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밝혀낸 자연의 원리들이 워낙 뛰어나서 다시는 획기적인 발견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지금 그 시기를 돌아보면 새로운 발견을 위한 정체기였지만, 이때 학문적 고민으로 자살한 과학자도 있을 만큼 연구자들의 고민은 심각했다.

과학자들은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이론을 발견하고자 노력했고,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저온물리학이 탄생했다. 이 세 가지는 물리학계와 과학계 전반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그중 저온물리학은 얼마나 온도를 낮출 수 있는가 하는 도전정신으로 진행되었고, 이 연구 성과는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초전도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는 카메를링 오네스(네덜란드 1885~1926)다. 오네스는 이 공로로 1913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발견한 지 40년 만에 이론 규명

초전도 현상이 발견된 후 원리를 밝혀내는데 수많은 과학자가 도전했다. 그중에는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과학자도 존재한다.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천재물리학자 파인만도 실패자 목록에 속한다. 수많은 실패와 시도 속에서 초전도현상의 원리를 밝혀내고 '초전도 이론'을 개발한 이는 존 바딘(1908~1991). 바딘은 1972년에 리언쿠퍼, 존 로버트 슈리퍼와 함께 공동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 초전도체에서는 전하가 충돌 없이 이동해서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다.  ⓒScienceTimes

초전도 이론의 천지개벽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고 이론이 출시된 것만으로도 물리학계에는 크나큰 발전이었다. 하지만 발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초전도 이론은 점점 더 새로운 영역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전도 현상이 저온물리학의 연구 중에 발견된 이유는 낮은 온도라는 필수조건 때문.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를 임계온도라고 한다.

임계온도가 높을수록 상용화가 쉬워 임계온도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한다.  처음 헬륨의 액화를 통해 발견한 임계온도는 섭씨온도 -253도 이하이다. 다양한 원소들과 합금의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면서 임계온도는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6년 임계온도가 -233.15℃보다 높은 초전도체를 발견하게 된다.

이어서 1987년 더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현상을 보이는 물질을 만들어내고, 초기 초전도체와 구분하기 위해 고온초전도체라는 이름을 붙인다. 최종적으로 발견한 고온초전도체는 임계온도가 -160℃이다. 이 온도는 질소의 액화 온도인 -196℃보다 높다. 공기 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질소를 이용할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해진 것이다.

초전도체로 그려보는 상상화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는 상상화 속에는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다. 우선 태평양에 설치한 거대 태양광 발전소에서 우리나라까지 전선을 연결할 수 있다. 이것을 무모한 일이라고 일축해버릴 수도 있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

초전도현상이 적용되는 곳은 바로 전선.전선에서 저항에 의해 사라져 버리는 전력이 ‘0’이 된다면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 손실 없이 100%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다. 화력에너지의 고갈과 온난화에 대한 우려로 녹색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는 요즘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초전도전선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이미 상용화된 기술로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예로 들 수 있다. 초전도체로 이루어진 자기장 형성 장치에 전기를 공급하고 온도만 유지해 준다면 그 자기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로 MRI는 일 년에 한 번 헬륨을 부어주는 것만으로 자기장 유지가 가능하다

▲ 이미 대중화된 의료용 영상장비 MRI  ⓒScienceTimes

이론에서는 초전도체로 만들어진 링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10의 5 제곱, 100,000년을 유지한다고 한다. 하지만 초전도현상은 저온에서만 발생하다 보니 냉각장치가 필수다. 그래서 냉각장치를 유지하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그 효과가 탁월한 경우에 우선 적용된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는 초전도 현상을 점점 생활 가까이 끌어당기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초전도전선생산 기술력으로 선두를 달리는 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우리나라의 '서남'이다. 값싼 재료로 전선을 양산하는 데 성공한 '서남'은 현재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계에서는 앞으로 개량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있지만, 초전도전선분야는 반도체만큼이나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거단지 밀집, 사회적 움직임의 거대화, 전력수요급증 등 갈수록 걱정스런 이야기만 들려오는 요즘 저항이 ‘0’이라는 소식은 마법처럼 들리기만 한다. 현실에서도 어서 초전도현상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상호 객원기자 | iamsangho@naver.com

저작권자 2011.1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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