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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초경량 물질-금속

FERRIMAN 2011. 11. 30. 19:51


가장 가벼운 고체는 ‘금속’ 에어로젤 제치고 ‘초경량 물질’ 등극 2011년 11월 30일(수)

민들레 홀씨는 입김을 살짝만 불어도 씨가 흩어져 날아갈 만큼 연약하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가장 가벼운 고체’는 민들레 홀씨 위에 올려도 괜찮을 만큼 초경량이다. 게다가 재질은 스티로폼도 플라스틱도 아닌 ‘금속’이다.

▲ '가장 가벼운 고체'로 인정받은 이번 신물질은 니켈과 인의 합금이 주성분인데도 3차원 격자구조 덕분에 민들레 홀씨 위에 올라간다.  ⓒHRL Laboratories
‘초경량’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려면 밀도가 1세제곱센티미터당 10밀리그램 즉 0.01그램을 넘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 가장 가벼운 고체는 1930년대 등장한 ‘에어로젤(aerogel)’이었다.

고체화된 액체 젤이 공기만큼 가볍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에어로젤의 밀도는 3밀리그램으로 공기 밀도의 3배에 불과해 초경량 칭호를 부여받았다. 개선을 거듭하며 점점 더 가벼워지던 에어로젤은 지난 2002년 기네스북에 ‘가장 가벼운 고체’로 등재되었으며 같은 해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바 있다.

에어로젤은 알코올을 주원료로 만들어진다. 알코올 속 수소를 금속화한 알콕사이드(alkoxide)를 이용해 묵 같은 모양의 알코젤(alcogel)을 만든 후 고온 및 고압 상태에서 유체이산화탄소를 부어준다. 온도와 압력을 평상 수준으로 낮추면 액체 성분이 날아가면서 전체 부피의 98퍼센트가 공기로 채워진 에어로젤이 완성된다.

지난 1월에는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초경량 물질이 새로 만들어져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무게는 1세제곱센티미터당 4밀리그램에 달했다. 이보다 더 가벼운 것은 실리카 하이드로겔(silica hydrogel)이다. 규소 입자를 묵 모양으로 굳힌 것으로 밀도가 1세제곱센티미터당 1밀리그램에 불과하다.

3차원 격자구조 덕분에 금속인데도 초경량

그런데 지난 18일 발표된 사이언스(Science)지에 따르면 금속을 이용해서 에어로젤보다 더 가벼운 고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미국 UC어바인, HRL연구소, 캘리포니아공대 기술연구소 공동연구진의 ‘초경량 금속 미세격자(Ultralight Metallic Microlattices)’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니켈(Ni)과 인(P)의 합금으로 만든 격자형 물질의 밀도가 1세제곱센티미터당 0.9밀리그램 즉 0.0009그램에 불과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스티로폼보다 100배나 가볍다.

소재는 니켈 93퍼센트에 인 3퍼센트의 합금이지만, 가느다란 튜브로 만들어 ‘3차원 격자’ 구조로 뼈대를 구성했다. 덕분에 부피의 0.01퍼센트만이 합금이고 나머지 99.99퍼센트는 텅 비어 있다. 논문의 주저자인 HRL 연구소의 토비아스 섀들러(Tobias Schaedler) 박사는 “튜브의 두께는 사람 머리카락 두께보다1천배나 가늘며 속도 텅 비어 있다”고 밝혔다.

▲ 에펠탑 같은 3차원 격자구조를 마이크로 차원과 나노 차원에 적용해 가벼운 고체를 만들어냈다.  ⓒWikisource
무게가 가벼워 공중에 던져도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지며 격자구조 덕분에 탄력성이 뛰어나 웬만한 충격을 가해도 제모습으로 돌아온다. 연구진은 진동이나 소리를 흡수하는 데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금속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기 전도율이 좋아 배터리의 무게를 줄이는 데도 응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DARPA)의 요구에 의해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신무기에 사용될 수도 있다.

연구에 참여한 윌리엄 카터(William Carter) HRL연구소 구조화물질 연구팀장은 “파리의 에펠탑이나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3차원 격자구조 덕분에 굉장히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다”며 “동일한 개념을 마이크로 차원이나 나노 차원에 적용한 것이 이번 연구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를 이끈 UC어바인 항공우주공학과의 로렌조 발데비트(Lorenzo Valdevit) 교수는 “나노 차원으로 줄어들수록 물질의 힘이 강력해진다”며 “나노물질을 미세격자 모양으로 연결해 3차원 구조를 만든 덕분에 독특한 특성을 지닌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1.11.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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