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사이언스타임즈] 영국의 살아있는 박물관(하)

FERRIMAN 2012. 2. 20. 10:04


영국의 살아있는 박물관(하) 옥스포드와 맨체시터의 박물관 탐방기 2012년 02월 20일(월)

옥스퍼드는 대학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고 맨체스터는 축구선수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두 곳 다 세계적인 과학문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옥스퍼드는 아인슈타인과 스티븐 호킹 등의 과학자와 25명의 영국 총리를 배출한 명문 대학이다. 또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도 이 대학을 나왔다. 헬리 혜성을 발견한 헬리도 이 곳 출신이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도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

▲ 옥스포드 크라이스처치칼리지(Christ church college)의 내부 모습  ⓒScienceTimes

맨체스터 지역은 영국 산업혁명의 중심지이다. 영국 옥스포드는 현대 과학적 성과들의 대분분이 기원한 흔적들이 산재한 골동품에 비유한다면 맨체스터는 근대화를 이룬 산업혁명의 모태와 같은 곳이다. 

영국 과학 기술의 힘… 옥스포드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도시인 옥스퍼드가 있다. 학문의 중심지인 이곳에서 약 1만 2천 명의 학생이 36개의 칼리지에서 학문에 몰두하고 있다. 

1683년 개관한 영국 최초의 공공 박물관인 ‘애시몰리안 예술·고고학 박물관’과 1860년 개관한 ‘옥스퍼드 자연사 박물관’, 그리고 1884년 만들어진 ‘피트 리버스 민속 박물관’을 찾으면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 세계적인 유물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옥스포드의 과학사 박물관도 가볼만 한 곳이다. 20세기에 세워진 박물관에는 고대의 천체 관측기계, 해시계, 현미경, 초창기 카메라, 화학실험 장비 등 과학 초창기의 각종 실험기와 장비들이 전시돼 있다. 역사적인 과학 기구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보물 2점이 전시돼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 옥스포드 과학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의 앙부일구 모습과 설명  ⓒScienceTimes

하나는 조선 후기에 만들어졌고, 세계에 10개 정도가 남아 있는 앙부일구(보물 제845)다. 또한, 1870년 강윤이 제작해 고종에게 바친 휴대용 앙부일구(보물 제852)는 상아로 만든 고급스럽고 정교하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 공개된 적이 없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학사박물관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관람객들의 모습이다. 필요한 지식이 있으면 나이에 상관 없이 도서관처럼 방문해 자료를 찾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산업혁명의 중심지… 맨체스터 
 
맨체스터는 바로 현대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산업혁명의 중심지역으로서 세계근현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도시 중 하나이다.

▲ 옥스포드 과학사 박물관 내부 모습과 활동지를 활용하여 관람을 하고 있는 관람객들  ⓒScienceTimes

맨체스터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세계 제1의 소장품을 자랑하는 과학산업 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맨체스터와 리버풀을 잇던 철도의 세계최초(1830년)여객 철도 역 건물을 활용해 만든 박물관으로 철도와 관련된 전시물이 풍부하다. 또 파워홀 전시관에서는 산업혁명 당시 실제 사용되었던 방직기가 아직도 돌아가고 있다.

1969년에 문을 연 과학산업 박물관에서는 맨체스터의 산업·기술·과학 분야의 발전과 성과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직물, 에너지, 우주항공, 통신, 전력, 기계, 건축, 교통 등 각 주제별로 전시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스핏파이어·호크 헌터 등의 항공기, 롤스로이스 등 초기 자동차, 발전기·증기터빈 등도 전시돼 있다.
 
▲ 맨체스터 과학산업 박물관 내부 모습  ⓒScienceTimes

과학산업 박물관은 독립된 4개의 박물관이 가스관, 엔진관, 방직체험관, 우주과학관 등 각기 다른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박물관 직원들이 방직공이 되어 직접 기계를 작동하고, 생산된 면직물을 관람객들에게 주어 직접 만지게 한다.

또한 정비소로 사용되던 가스전시관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윤활유를 건네주면서 기게와 엔진에 대해 설명해 준다. 눈, 귀, 손 등 오감으로 느끼게 하고, 머리로 상상하고 깨우치게 하는 이 곳은 언어의 걸림돌을 넘어서서 이해가 될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었다.

특히 이 박물관은 연령별로 보다 전시 관람과 연계한 체험 활동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유아와 어린이들을 학년별로 구분해 박물관 교육 담당자가 학교와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번에 영국의 과학박물관을 탐방하면서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는 오감을 통해 과학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느꼈다. 그렇게 열려진 오감은 런던의 과학, 과거의 유명한 과학자들, 맨체스터의 과학 산업 등과 교감이 가능했다. 오래된 과학을 마음으로 깊이 체험할 수 있었다. 

정영찬 객원기자 | jyc1630@nate.com

저작권자 2012.02.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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