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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사이보그 동물

FERRIMAN 2012. 4. 12. 10:39


전력 생산하는 사이보그 동물들 생체 대사를 활용해 에너지 생산 2012년 04월 12일(목)

▲ 사이보그 파리  ⓒDARPA
첩보영화를 보면 파리를 닮은 초소형 로봇이 몰래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곤충형 로봇 개발은 현재 하버드대학에서 진행 중인데 미국은 실제로도 곤충을 닮은 길이 15cm 이하의 초소형 무인비행체를 군사작전에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정보수집용 로봇이 실제 곤충들의 자연스런 움직임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어하는 데 문제점이 있었고, 또 소형 로봇에 탑재할 수 있는 초소형 배터리가 없어 태양열 배터리를 로봇의 날개에 다는 방법도 연구했지만, 이는 빛의 양에 의존해야만 하는 한계가 있어 현재의 기술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로봇보다 사이보그 형태로 개발

따라서, 얼마 전부터는 살아 있는 곤충이나 작은 동물의 몸에 센서, 안테나 등과 함께 배터리를 이식해 사이보그 형태로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 역시 배터리 수명 때문에 오랫동안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 미 고등방위연구계획국이 개발중인 사이보그 곤충들  ⓒDARPA

이런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자가 발전 능력을 지닌 생체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전지의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뉴욕 클락슨 대학의 화학자인 이브제니 카츠(Evgeny Katz) 교수 연구팀이 달팽이에다 탄소나노튜브 박막으로 만든 생촉매 전극장치를 이식해 이른바 ‘사이보그 달팽이’를 만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화학회지(JACS)에 보고됐다.

달팽이의 신진대사, 즉 달팽이에 특별한 전극 장치를 꽂아 두고서 달팽이의 포도당과 산소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전자들을 모아 전기에너지로 뽑아 쓰는 이번 아이디어를 통해 연구팀은 생물연료전지가 달팽이 몸에서 수개월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생체대사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

클락슨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한 ‘Nature’의 기사에 따르면 ‘사이보그 달팽이’의 경우 최대 7.45 마이크로와트까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나 이런 경우에는 45분 뒤 전력 생산이 80% 가량 줄어드는 반면, 생산 전력을 0.16 마이크로와트로 낮추면 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 달팽이는 신진 대사를 활용하여 6개월 정도 전력을 생산한다.  ⓒJACS
그런데 바이오 연료전지 연구의 대상은 달팽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1월에는 오하이오 주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이 바퀴벌레를 이용한 사례를 미국화학회지에 보고하였고 캘리포니아 대학은 딱정벌레에 생물연료전지를 이식한 것을 조만간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 연구팀은 바퀴벌레로부터 수백 마이크로와트의 전력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바퀴벌레를 이용한 생물연료전지는 포도당에서 나오는 또 다른 당인 ‘트리할로스(trehalose)’를 이용한다. 이밖에 캘리포니아 대학이 연구하는 딱정벌레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전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곤충을 활용한 바이오 연료전지 개발

한편, 얼마 전 방송된 BBC의 소식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이 곤충의 날갯짓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마이크로기계공학 및 마이크로공학저널(Journal of Micromechanics and Microengineering)'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풍뎅이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곤충 날개의 진동을 포착해 에너지로 만드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선형의 이 장치는 0.2g 정도로 매우 가볍고, 45 마이크로와트 수준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 사이보그 풍뎅이  ⓒJournal of M.M

연구팀은 곤충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무선 조종기와 각종 통신장비, 센서 등을 작동시켜 로봇처럼 제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떼로 다니는 메뚜기의 경우 한 마리만 사이보그로 만들어 조작하면, 수십억 마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생체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을 모두가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 전문가인 뉴멕시코 대학의 플라멘 아타나소프(Flamen Atanasoff) 센터장은 조금 회의적이다. 그는 매우 큰 생물연료전지라면 모바일 전화기나 다른 디바이스들을 구동할 수 있지만, 동물이나 곤충에 이식된 단 몇 센티미터 크기의 소형 전지가 원격 조종 비행 같은 복잡한 행동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지적한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04.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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