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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탈 희토류 기술개발

FERRIMAN 2012. 4. 17. 15:00


탈 희토류 기술개발 활기 중국의 자원무기화에 대응 움직임 2012년 04월 17일(화)

지난 12일 일본 언론은 히타치제작소와 히타치산기시스템의 공동연구팀이 희토류 금속을 포함한 자석을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절약형 산업용 모터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모터의 핵심 부품인 철심에 비정질 금속을 채용하는 방법으로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의 희토류 자석을 사용하지 않는 고효율 영구자석 모터를 개발한 것.

이 연구팀은 이미 지난 2008년에 희토류 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모터의 기초기술을 개발한 바 있으나, 대용량화와 고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이번에 구조의 최적화와 철심의 손실 저감 등의 응용기술을 개발해 중형 용량급 모터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모터는 국제전기표준회의(IEC)의 모터의 에너지 효율 가이드라인의 최고 수준에 대응이 가능한 93%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4년부터 시중에 나올 전망이다.

이 모터의 개발이 특히 화제가 된 이유는 최근 긴박한 과제로 부상한 탈 희토류 기술의 개발이란 점 때문이었다.

희귀금속의 일종인 희토류는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타넘계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 39번인 이트륨 등 총 17개 원소를 총칭한다. 철이 ‘산업의 쌀’로 알려져 있다면 희토류는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려지고 있을 만큼 현대 산업의 발전에 불가결한 금속이다.

▲ 한국전기연구원에서 개발한 ‘이중돌극형 영구자석 선형전동기’ 시제품  ⓒ한국전기연구원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발전 등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제작에 꼭 필요한 물질이며, LCD‧LED‧스마트폰 등의 IT산업, 카메라‧컴퓨터 등의 전자제품, CRT‧형광램프 등의 형광체 및 광섬유 등에 필수적인 금속이다.

희토류 수출금지로 영유권 분쟁 대응

희토류 하면 떠오르는 사건은 지난 2010년 9월경 일본이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중국 선원을 구금시켰을 때의 일이다. 당시 동중국해 일부 섬들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의 영유권 분쟁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던 상황에서 그 같은 사건이 터지자 중국은 즉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경제적 조치로 압박했다.

이에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원을 즉시 석방할 수밖에 없었다. 무력이 아닌 자원이 영토분쟁과 관련해 외교전의 승패를 가른 초유의 사건으로서, 희토류 자원의 외교 무기화를 뜻하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2010년부터 중국은 자국 내 희토류 생산량을 제한하고 희토류에 부과하는 세금을 대폭 인상하는 등 정부 통제하에 희토류를 자원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계속 보여왔다. 특히 최근에는 자국 언론매체를 통해 오는 6월부터 희토류를 ‘국가전매 대상’으로 편입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시사했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 개발을 줄임으로써 이에 대한 가격통제를 통해 대외 수출량을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의 97%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희토류 사용량을 저감시키거나 대체원소의 이용, 종래와 다른 원리로의 부품개발 등 탈 희토류 기술개발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010년 영유권 분쟁에서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뜻하지 않은 철퇴를 맞은 경험을 가진 일본에서 특히 활발하다.

히타치의 모터 개발 외에도 일본은 지난 3월 희토류 원소의 일종으로 액정 TV 등의 유리기판 연마재로 사용되는 산화세륨의 사용량을 저감한 다수의 신규 연마 재료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개발한 연마 기술 중 하나는 산화세륨 연마용 입자 대신에 금속 산화물 가루를 넣은 산화지르코늄 연마용 입자를 이용한 것으로서, 마감 품질은 그대로 유지한 채 유리를 연마하는 시간을 2/3로 줄였다.

또 산화세륨 연마용 입자 대신 금속염을 배합한 산화지르코늄 연마용 입자를 이용한 기술도 개발했는데, 같은 연마 시간에 평활성이 보다 뛰어난 연마가 가능하다. 이들 기술에 의해 세륨을 사용하지 않고 연마가 가능해졌다.

이 기술들의 개발은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에서 추진하고 있는 ‘희소금속 대체재료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또 미쓰비시전기와 니혼덴산 등에서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용 모터에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희토류 영구자석 저감형 기술 개발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의 희토류 자원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 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반도체, IT, 디스플레이 분야 제조 설비에서 사용되고 있는 영구자석 선형전동기에 비해 훨씬 낮은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한 희토류 영구자석 저감형 고정밀 위치제어용 전동기 기술인 ‘이중돌극형 영구자석 선형전동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영구자석 선형전동기와 동등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고정자에 영구자석을 ‘N-S-N-S…’ 형태로 배치하지 않고 ‘N-철심-N-철심…’ 형태로 배치함으로써 희토류를 사용해야 하는 영구자석의 총 사용량을 40% 가량 줄어들게 했다.

선형전동기는 산업 전반에 걸친 기초 기반 제품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산업 및 IT 산업의 발전에 따라 관련 장비업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품목이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이 정밀위치제어응용 시스템, 직접구동 장거리 반송시스템, 자동화장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의 이송용 구동기, 공작기계, 검사장비의 이송계, 로봇 등 다방면에 걸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자동차에 포함된 희토류의 회수율을 높여 재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국내 자동차 제조 5사(현대‧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와 폐자동차 자원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한국지엠과 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와 폐자동차의 금속자원 회수와 폐냉매의 적정 처리를 위한 ‘폐자동차 자원순환체계 선진화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폐자동차에는 온실가스인 냉매와 유해중금속 등이 포함돼 있어 함부로 버리면 폐기물로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지만, 철‧비철 등은 물론 희토류 등 다량의 희유금속을 함유하고 있어 이를 회수해 재활용하면 오히려 ‘자원의 보고’가 된다.

그러나 고철 등 유가성이 높은 물질만 재활용돼 현재 재활용률이 84.5%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올해 폐자동차 2만2천600대에 대해 폐자동차 재활용률을 95%(2015년 법정목표)까지 올리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제조사는 폐차장 및 폐차 재활용업체 등과 친환경 폐차 재활용체계를 구축하는 등 제조사와 재활용업계 간 상생협력을 도모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폐금속‧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 사업단’ 등을 통해 자동차 재활용 부분에 R&D 지원을 확대하며 자동차 제조사의 노력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친환경 폐차사업장에 대한 홍보 및 포상 등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4.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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