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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입는 컴퓨터 "구글 글래스"

FERRIMAN 2013. 3. 30. 10:20

이제는 ‘입는 컴퓨터’의 시대다 SXSW에 등장한 웨어러블 컴퓨터 2013년 03월 29일(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표작 ‘트위터’의 데뷔 무대, 위치기반서비스(LBS)의 기린아 ‘포스퀘어’가 첫선을 보인 곳, 인터넷 신생벤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독특한 패션과 행동으로 경쟁을 벌여 ‘괴짜들의 봄방학’이라 불리는 행사가 매년 봄이면 미국에서 열린다.

▲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융합 페스티벌 'SXSW 2013'이 열렸다. ⓒsxsw.com
음악, 영화, 인터랙티브 등 3개 분야의 따끈따끈한 신상품을 선보이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이하 SXSW)’ 페스티벌이다. 1987년 음악 축제를 시작으로 1994년 영화와 인터랙티브 분야가 추가되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SXSW는 남쪽에서 남서쪽으로 약간 방향을 튼 남남서(南南西)를 가리키는 말이다. 미국의 중심에서 남남서 쪽에 위치한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행사가 개최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59년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를 패러디했다.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SXSW 2013’ 행사 중 인터렉티브 축제에서는 소셜미디어보다는 하드웨어가 강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신기술을 선보였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옷처럼 입고 신발처럼 신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였다.

목소리로 소통하는 신발 컴퓨터 ‘토킹 슈’

구글은 컴퓨터가 내장되어 목소리로 소통하는 신발 ‘토킹 슈(Talking Shoe)’를 공개했다. 가속도, 회전,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와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어 착용자의 몸 상태를 체크해 일일 권장 운동량을 목소리로 알려준다. GPS 기능도 탑재해서 운동이 끝나면 경로와 소모된 에너지 등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무선 전송한다.

재미있는 점은 몸을 움직이는 정도에 따라 적절한 문장을 들려주며 운동 욕구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발을 신고 벤치에 앉아 있으면 “진짜 지루하다”고 말하고, 걷다가 멈추면 “조각상이야 왜 가만히 서 있어” 하고 핀잔을 준다. 신기록을 세우면 SNS에 알아서 글을 올린다.

아디다스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이 제품은 아직 상용화 계획이 없지만, 웨어러블 컴퓨터가 생활 곳곳에 파고들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자세한 기능은 동영상(http://youtu.be/VcaSwxbRkcE)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경처럼 쓰고 다니는 ‘구글 글래스’

구글은 안경 컴퓨터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공개했다. 페스티벌 참가자들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 이어 ‘입는 컴퓨터’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 구글은 최근 개발한 안경 컴퓨터 '구글 글래스'의 업그레이드 된 기능을 공개했다. ⓒGoogle
올해 안에 시제품으로 판매될 구글 글래스는 카메라와 마이크가 부착된 컴퓨터를 탑재하고 있다. 안경처럼 쓰기만 하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녹화할 수 있다. 또한 얼굴이나 물체를 인식하는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주변 사물에 대한 정보를 눈앞에 띄워준다.

처음 가보는 동네에서는 내비게이션을 실행시켜 화살표만 따라가면 되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선 통신 기능도 갖추고 있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검색 결과를 안경 화면에 띄우기도 한다.

동영상(http://youtu.be/9c6W4CCU9M4)으로 제작된 실제 사용법을 보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프로그래머들에게 개당 1천500달러(우리돈 약 160만원)에 판매되었다.

이번 SXSW에서는 구글 글래스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장치들이 속속 등장했다.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과 언어 변환 프로그램은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문자메시지를 읽거나 보낼 수 있게 해준다. 음성 명령만으로도 메일을 작성하고 내용을 수정해서 발송할 수 있다.

상대방이 외국어를 말하면 구글 글래스가 번역해 착용자에게 귓속말로 전달한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 글자를 삽입해 인터넷에 업로드할 수도 있다. 게다가 시력 교정용 렌즈를 끼우면 눈이 나쁜 사람도 평소 쓰던 안경처럼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다닐 수 있다.

기분 읽는 헤드폰, 옷깃에 끼우는 카메라

일본 전자업체 뉴로웨어(Neurowear)는 뇌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뇌전도 센서가 부착된 헤드폰을 공개했다. 뇌파를 읽어 감정을 알아낸 뒤 그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 스마트폰으로 보낸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은 추천 음악을 재생해 헤드폰으로 보낸다.

▲ 일본 기업 뉴로웨어는 사용자의 기분을 읽고 적당한 음악을 추천해주는 헤드폰을 선보였다. ⓒNeurowear
뉴로웨어는 페르시아 고양이의 두툼한 꼬리 모양을 한 장치로 눈길을 끌었던 기업이다. 꼬리 장치를 허리에 착용하고 길을 나서면 뇌파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읽는다.

GPS가 내장되어 있어 특정 장소에서 느꼈던 기분을 스마트폰의 지도에 표시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동영상 참조 : http://youtu.be/qvHcBq7UaY0)

스웨덴의 벤처기업 ‘메모토 AB(Memoto AB)’가 개발한 입는 디지털카메라 ‘메모토 미니’도 눈길을 끌었다. 메모와 포토의 합성어로 이름을 붙인 이 카메라는 가로세로 3.6센티미터에 두께 0.9센티미터의 작은 크기다. 뒷면에 클립이 달려 있어 셔츠 주머니나 점퍼의 옷깃에 끼울 수 있다.

메모토를 끼우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 5백만 화소로 30초마다 한 장씩 자동으로 사진을 찍는다. GPS가 내장되어 있어 지도상의 위치도 알아서 기록한다. 한 번 충전하면 4천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주머니 속에 넣으면 저절로 전원이 꺼진다. USB를 통해 컴퓨터에 연결하면 사진이 클라우드 서버로 업로드된다. 저장된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동영상 참조 : http://youtu.be/4sVvCvIop7w)

향후 2~3개월 안에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가격은 279달러(우리돈 약 30만원)다. 제조사는 아이디어만으로 55만 달러(우리돈 약 6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웨어러블 컴퓨터의 종류가 늘어나면 우리의 생활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있다. CCTV처럼 자신도 모르게 촬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법안에 구글 글래스도 포함시킬 예정이며, 스웨덴에서는 사진법을 개정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신설할 계획이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3.03.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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