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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양자역학

FERRIMAN 2014. 8. 1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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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물리학계, 양자 체셔 고양이 이론 입증

 

‘체셔 고양이’(Cheshire Cat)는 루이스 캐롤의 아동 소설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 나오는 가공의 고양이다. 영국에서 오래된 치즈 중 하나인’체셔 치즈’의 이름 역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지금까지 동화 속에서만 나오는 고양이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 물리학에서 이 체셔 고양이는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로 ‘양자 체셔 고양이’ 실험 때문이다.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된 논문을 보면 이 내용이 담겨져 있다. (원문링크)

토비아스 덴크마이르(Tobias Denkmayr) 오스트리아 비엔나기술대학교(Vienna University of Technology) 교수, 알렉산드르 매츠킨(Alexandre Matzkin) 프랑스 세르지-퐁투 아즈 대학(Université de Cergy-Pontoise), 제프 톨락슨(Jeff Tollaksen) 미국 챔프먼대학교(Chapman University) 교수 등 세 개의 대학 교수들이 모여 이른바 ‘양자 체셔 고양이’를 처음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양자 체셔 고양이(a quantum Cheshire Cat)는 광자나 중성자와 같은 입자에서 그 입자가 갖는 스핀이나 질량과 같은 물성만을 분리할 수 있다고 제창되고 있는 양자역학 이론으로, 2001년부터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체셔 고양이’라는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고양이의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있다. 이론에 따르면 입자의 본체가 없어도 그 성질만 존재하게 되는데, 이것이 기분 나쁜 미소만 남기고 사라지는 체셔 고양이와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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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체셔 고양이’는 양자 역학 이론을 설명하는 새로운 방법 중 하나로 2001년부터 제창되고 있다. 여기서 ‘체셔 고양이’는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기분 나쁜 미소만 남기고 도망가는 고양이에서 유래되었다. ⓒScience Times

연구팀은 중성자의 특성을 알아내는 ‘중성자 간섭법’(neutron interferometry)를 이용하여 양자 체셔 고양이를 입증해 내는데 성공했다. 1970년대에 개발된 이 기술은 근본적인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이상적인 도구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통해 입자 자체에서 그 입자의 성질을 분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파악한 것이다.

실험은 프랑스 라우에-랑주뱅 연구소(The Institut Laue-Langevin)에서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입사 광선속을 둘로 나누는 광학소자인 빔 스플리터를 적용한 간섭계로 중성자를 총 2개의 경로로 나누어 이동하게 했다. 양자역학에서는 입자가 2개의 경로로 이동하게 되면, 단 하나 밖에 없는 입자라도 두 경로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분할된 경로 한 쪽으로 ‘약한 측정’이라는 양자역학적 방법으로 자기 모멘트를 측정한 결과, 이는 다른 경로의 입자에도 반영되어 입자 본체와 그 성질만을 분리할 수 있는 양자 체셔 고양이를 입증할 수 있었다.

반대로 ‘강한 측정’에서는 시스템 전체의 파동함수에 영향을 줄 수 있었기에, 양자 체셔 고양이의 효과는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자 체셔 고양이를 중성자 이외의 물리 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정확한 양자역학적 효과의 측정과 정보 기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열기전까지는 모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와 비슷하게 고양이를 이용하여 양자역학을 설명한 이론이 있다.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ödinger’s cat) 이론이다.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인 슈뢰딩거가 설명한 이론인데, 밀폐된 상자 속에 독극물과 함께 있는 고양이의 생존 여부를 이용하여 양자역학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관련링크)

상자 속 고양이의 생존여부는 그 상자를 열어서 관찰하는 여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관측행위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 사고실험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론이 주목받은 것은 바로 양자역학을 서술하는 네가지 방법 중 가장 기초적이고 최초의 방정식을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다음과 같다. 어떤 고양이가 밀폐된 상자 안에 갇혀 있다. 상자 안에는 1시간에 2분의 1 확률로 1개 분해되는 알파입자 가속기가 있고 청산가리 통이 들어있다. 만약 알파입자가 방출되어 청산가리 통의 센서가 감지하면 청산가리통은 깨지고 고양이는 죽게 된다. 1시간 후, 과연 고양이는 살아있을까?

사실 1시간 후의 일은 어떻게든 결정이 되어 있고, 이것은 관찰과 무관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자론자들은 관측에 지배받는다고 이야기 한다.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에 대한 것은 사람이 그것을 열어보았을 때에만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하지만 각 물리학적 입장에 따라서 고양이가 죽었을까 혹은 살았을까에 대한 답변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알파입자는 미시세계의 것이고 양자역학으로 서술되지만, 이것이 거시세계의 고양이를 죽이느냐 살리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는 것을 결정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정론적 사고와 비결정론적 사고의 충돌

즉, 상자 속 고양이의 생존 여부 결과는 관측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하나는 결정론적인 사고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비결정론적인 사고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자물리학에서 ‘관측’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되새기는데 도움을 준 것이 바로 이 ‘슈뢰딩거의 고양이’이다.

물론 이 외에도 가능세계론과 통계적인 입장이 존재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확률에 의한 세계관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상자를 여는 순간 세계는 고양이가 죽은 세계와 죽지 않은 세계의 두 갈래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후자 역시 확률론을 받아들인다. 즉, 어떤 이가 여러번 이 실험을 반복하게 되면 어떤 통계적인 값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고양이가 죽을 확률을 의미하게 된다.

이러한 논쟁은 양자역학의 기초를 다지는데 도움이 되었고, 오늘날 톱쿼크와 같은 물질의 기본단위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동시에 철학사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왜냐하면 슈뢰딩거, 막스 보른, 오토 한 등 양자역학을 설명한 독일 괴팅겐대학교(University of Göttingen)의 교수들은 기차 속 토론에서 이런 복잡하고 심오한 이론체계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 양자론의 기초를 이루는 물리학이론의 체계. 원자, 분자, 소립자 등의 미시적 대상에 적용되는 역학으로 거시적 현상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고전역학과 상반되는 부분이 많다. 물성물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물리학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빔 스플리터: beam splitter. 입사 광선속을 둘로 나누는 광학소자로 간섭계 등에 쓰인다. 보통은 반투명 거울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간섭계: interferometer. 동일한 광원에서 나오는 빛을 두 갈래 이상으로 나누어 진행경로에 차이가 생기도록 한 후, 빛이 다시 만났을 때 일어나는 간섭현상을 관찰하는 기구.
*자기 모멘트: magnetic moment. 자기장에서 자극의 세기와 N,S 양극간 길이의 곱을 말한다. 흐르는 전류가 만드는 것, 외부 자기장 안에 놓인 자석 또는 전류 회로에 의한 것,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에 의한 것이 자기모멘트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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